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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PF 포트폴리오]'사업성 초점' 한투증권, 중견건설사 주택사업 '공략'코오롱글로벌·KCC건설·HL D&I한라 '맞손'…방창진 그룹장 리더십 지속

이재빈 기자공개 2025-09-29 07:34:33

[편집자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내싱(PF) 시장에 다시 봄이 오는 걸까. 2022년 이후 위축됐던 시장이 대형 딜과 수도권 공동주택 개발사업을 중심으로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대형 증권사들은 본격적인 투자를 위해 기지개를 켜고 있다. 더벨은 PF 시장의 반등이 전망되는 가운데 주요 증권사들의 투자 포트폴리오와 전략, 리더십 등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6일 07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은 대형 증권사로서는 이례적으로 중견 건설사가 시공을 맡은 사업장에 부동산 PF 대출을 다수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상품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은 공동주택 개발사업에 신용보강을 집중하고 있다. 시공사의 신용도보다는 개발사업의 수익성과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투자를 집행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직 측면에서는 방창진 그룹장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2022년부터 현재까지 햇수로 4년째 부동산 PF 조직을 총괄하고 있는 인물이다. 2024년 1월 신규선임된 김용권 리스크관리본부장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자리를 지켰다.

◇부동산 PF 신용보강 잔액 2조3187억, 공동주택 상품 '집중투자'

한국투자증권의 8월 말 기준 부동산 PF 신용보강 규모는 예탁결제원 기준 2조318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조2252억원이었던 지난해 말 대비 4.2% 증가한 수치다. 신용보강을 제공하고 있는 유동화법인(SPC) 수는 8월 말 기준 92개로 집계됐다.

부동산 PF 신용보강 규모가 늘었지만 안정성은 더욱 강화됐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1조252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면서 자기자본 규모가 크게 확충된 효과다.

상반기 말 자기자본 대비 현재 PF 신용보강 규모는 22%다. 반면 지난해 말 기준 수치는 23.9%로 집계됐다. 신용공여 잔액이 늘었음에도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익스포저 비중은 감소한 셈이다. 금융당국은 증권사의 부동산 PF 익스포저 비중을 100% 이하로 관리하고 있다.

신용보강 대부분은 공동주택 개발사업에 투입돼 있다. 8월 말 기준 500억원 이상의 신용보강이 제공된 사업장은 총 17곳이다. 이들 주요 사업장에 설정된 신용보강 총액은 1조2160억원으로 모두 PF 대출채권 매입확약이 제공됐다.

두드러지는 특징은 공동주택 개발사업에 대한 높은 선호도다. 1조2160억원 중 86.8%에 달하는 1조560억원이 공동주택 개발사업 관련 매입확약이다. 공동주택 외에는 남산 밀레니엄 힐튼호텔 부지 개발사업에 1000억원, 마포구 도시형생활주택 개발사업에 600억원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부동산 PF 투자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상품성과 그에 따른 상환 가능성"이라며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 등보다는 사업성이 우수한 주택사업 위주로 투자를 집행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시공사의 신용도보다는 개발사업의 상품성을 우선하는 기조도 있다. 통상 대형 증권사들은 책임준공 미이행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10위 이내 건설사가 시공을 맡은 현장 위주로 신용보강을 투입한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10위권 밖 시공사들과도 활발하게 사업을 진행하는 중이다.

우선 KCC건설이 시공을 맡은 경기도 김포시 공동주택 개발사업에 893억원의 신용보강이 투입됐다. 코오롱글로벌이 시공을 맡은 대전(650억원)과 부산(600억원), 울산(549억원)에도 매입확약이 제공돼 있다. HL D&I한라가 시공하는 마포구 도시형생활주택 개발사업과 종로구 돈의문2구역 재개발사업도 한국투자증권이 각각 600억원과 520억원의 신용보강을 투입한 사업장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존에도 건설업계의 구원투수 역할을 수행한 이력이 있다. 2023년 태영건설과 코오롱글로벌의 자금조달을 지원했던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신세계건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도 힘을 보탰다. 올해에도 이같은 기조를 유지하면서 중견 건설사들의 사업장에도 활발하게 신용을 보강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딩북 규모는 축소하는 추세다. PF부문이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을 의미하는 시딩북은 2022년 4000억원에서 2023년 2800억원, 2024년 2000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들어서도 규모를 더욱 축소해 현재는 2000억원 이하 수준으로 제한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의 하락과 공사비 상승 등으로 인한 경기침체가 시딩북 축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방창진 그룹장 산하 2본부 체제 유지, 리스크 수장 김용권 상무

현재 한국투자증권의 부동산 투자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인물은 방창진 PF그룹장(전무)이다. 1974년생인 방 전무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01년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에 입사했다. 부동산금융 업무는 2005년부터 20년째 수행하는 중이다. 그룹장 승진 전에는 PF1본부장으로 활동했다.

방 전무는 2022년 PF그룹장으로 선임된 후 4년째 부동산 투자 부문을 이끌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2023년 말 대표이사 교체를 겪었음을 감안하면 신규 CEO 체제에서도 중임받고 있는 셈이다.

건설 부동산 경기 침체 국면에서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리스크 관리 역량을 인정받은 점이 장기연임의 배경으로 꼽힌다. 2021년 3663억원이었던 한국투자증권의 PF·M&A 관련 수익은 2022년 2086억원으로 감소한 뒤 2023년 1728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고정이하 자산 규모는 1491억원에서 5423억원으로 늘었다.

건설부동산 경기침체로 인해 PF 대출채권 충당금이 발생하고 일부 사업장에서 연체 등이 발생한 여파다. 다만 방 전무는 이듬해인 2024년 말 PF·M&A 관련 수익 1714억원을 달성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고정이하 자산 규모도 4203억원으로 줄었다. 2023년에 설정한 대손충당금 일부가 환입되고 핵심지 공동주택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효과다.

방 전무가 이끄는 PF그룹 산하에는 PF 1·2본부가 자리한다. 1본부는 1971년생 박재률 상무보가 본부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등에서 근무하다 2017년 한국투자증권에 합류했다. 2본부장을 맡고 있는 박철수 상무는 1971년생으로 외환은행 출신이다. 두 본부장 모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방 전무와 함께 합을 맞추고 있다.

리스크관리 분야 수장은 김용권 상무다. 2024년 1월 정기인사에서 새로 선임된 인물이다. 1969년생으로 한국금융지주에서 기업금융 업무 등을 수행한 이력이 있다. 김 상무 산하 사내 리스크 관리 부서로는 리스크관리·리스크전략·리스크시스템·심사·투자관리·글로벌리스크관리부 등이 자리한다.

사외 리스크 관리 조직으로는 이사회 내 리스크관리위원회가 있다. 사외이사 3인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산하에는 리스크관리실무위원회가 위치해 위원회에서 위임된 사항을 심의·의결한다. 매입약정, 간접채무보증, 채무인수 등 사전심의가 이들 두 위원회의 주요 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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