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체계 개편]"금융위서 감사인사 쏟아져" 금감원 유지 숨은 공신은⑰저연차 1500명 국회 앞 시위…사내여론 주도, 임원사표 수리 주목
김보겸 기자공개 2025-09-26 13:06:37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5일 18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원회에서 감사인사를 얼마나 많이 받았는지 모른다."25일 정부·여당이 금융위와 금융감독원 분리 개편안을 최종 철회하면서 현행 체제가 유지되자 금감원 내부에선 안도감과 자축하는 분위기가 퍼졌다. 공무원 조직인 금융위는 개편 논란에 직접 반대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던 만큼 금감원이 대신 앞장서 준 데 대한 고마움이 곳곳에서 전해졌다는 후문이다.
한 금감원 수석조사역은 "현행 유지 결정 이후 금융위에서도 감사 인사가 쏟아졌다"며 "공무원 조직이라 집단 행동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금감원이 대신 목소리를 내줬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저연차 직원들 집단행동에 임원 사표 줄이어
무자본 특수법인 민간 조직인 금감원은 상대적으로 의견 표출이 자유롭다. 지난 24일에는 금감원 직원 2600명 가운데 절반을 넘는 약 1500명이 국회 앞에 모여 비바람 속 시위를 이어갔다. 특히 저연차 직원들이 사내게시판과 익명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임원들을 압박하며 내부 여론을 주도했다.

금감원 한 3급 직원은 "늘 조용히 공부만 하는 줄 알았던 직원들이 거리로 나서 피켓을 드는 모습을 보고 눈물이 날 뻔했다"라며 "조직을 살리겠다는 절박함이 전례없는 행동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분위기는 임원들의 사표 제출로 번졌다. 지난 23일 부원장 3명과 부원장보 8명 등 현직 임원 11명이 전원 사표를 낸 것이다. 정권 교체기에 임원 일괄 사표가 관례이긴 하지만 이번에는 시기상 맞지 않았다는 지적이 많다.
금감원 한 수석조사역은 "올해는 원래 조직개편도 임원 인사도 계획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임원들이 사표를 내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저연차 직원들은 거리에서 시위하는데 임원들은 뭐하냐'는 여론이 거셌다"고 전했다.
이찬진 금감원장 역시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원장은 지난 24일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뉴욕 방문 일정에 동행하며 금융계 인사와 한국 기업인을 상대로 한 투자 서밋 자리에 참석했다.
금감원의 한 간부는 "이 원장이 VIP와 동행하면서 금감원 내부 분위기와 임원들의 사표 제출, 직원들의 집단행동 같은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전달되지 않았겠느냐"라며 "출장길에서 일이 잘 풀려 조직 분리 무산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농담 섞인 얘기도 나오는 중"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임원 11명 전원 사표, 수리 여부는 불투명
다만 임원 사표 수리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관례에 따라 일부는 재신임되고 일부는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임원 사표 수리는 '이제 나가달라'는 신호와 같다"라며 "새 원장 체제에서 일부는 남고 다수는 교체될 가능성이 크고 이 과정에서 금융위 1급 인사들이 금감원으로 오는 식의 인사 교류도 있을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반면 금감원 내부 관계자는 "금감원 독립성을 위해 임원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고 본다"라며 "관행처럼 받아온 사표 처리 방식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원장이 취임 직후 추진한 금융소비자보호 TF 운영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금감원 한 간부는 금융소비자보호 TF 운영과 관련해 "지난주 일정이 한 차례 연기되면서 운영이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라며 "이 원장에게 직접 물었더니 계속 운영한다는 확고한 답변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일정은 다소 조정되더라도 TF 활동은 예정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직원들의 집회도 계속된다. 조직분리 무산 이후 이튿날인 26일에도 시위가 이어지는데 방식은 달리 하기로 했다. 그동안은 분리 반대의 의미로 검은 옷을 입었지만 이번에는 무산을 환영한다는 뜻에서 흰옷을 입기로 했다. 또 피켓이나 시위 도구는 지참하지 않기로 했으며 집회는 오전 8시20분부터 45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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