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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보증보험 지분매각 주관사, 미래-삼성 '희비'IPO 대표 주관 맞대결 성사, 삼성증권 승기 잡아

권순철 기자공개 2025-09-30 07:54:09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6일 13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예금보험공사가 서울보증보험 지분 매각 주관사로 삼성증권과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발탁했다. 국내 증권사 선정 의사를 밝힌 만큼 대우증권 시절부터 예보와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던 미래에셋증권이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삼성증권이 자리를 꿰차며 주목을 받았다.

서울보증보험 상장 주관사이기도 했던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의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블록딜 시장에서 주목받는 플레이어로 떠오른 가운데 서울보증보험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시점부터 예보와 우호적인 네트워크를 만들어 놓은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보증보험 IPO 대표 주관사' 경쟁 PT 격돌…삼성증권 판정승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예보는 지난 24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를 개최, 내년 3월 이후 서울보증보험 지분(33.85%)을 매각하기 위한 주관사로 삼성증권과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결정했다. 지난 7월 국내외 증권사들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 숏리스트 선정과 경쟁 PT를 거쳐 약 2개월 만에 주관사단 윤곽을 구체화했다.

예보가 지분 매각을 공고한 시점(7월 14일) 기준 서울보증보험의 종가가 4만4900원임을 고려하면 거래 규모만 1조원이 넘는 빅딜이다. 증권사들이 앞다퉈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배당 수익률 등 측면에서 투자 메리트가 예전만큼 크지 않은 이유로 예상보다 참여도가 저조했다는 후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인기를 끌만한 딜은 아니다"라며 "제안서를 낼 지 막판까지 고심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국내사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하우스는 미래에셋증권이었다. 대규모 딜인 만큼 세일즈 역량도 필수적이지만 공공 기관이 주도하는 터라 예보와의 관계적 측면이 부각되는 곳이 유리하다고 여겨졌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대우증권 시절부터 예보의 우리금융지주·SK하이닉스 보유 지분 매각을 도우며 각별한 관계를 다져 왔다.

주관사 후보를 최종 결정하는 경쟁 PT에서도 토종 IB 중에서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 맞붙은 것으로 파악된다. 예보는 당초 제안서 상에서 국내사 2곳, 외국계 2곳을 숏리스트로 추려 PT 평가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매각 전략 및 세일즈 역량, 산업 이해도 등 비가격적 평가에서 삼성증권이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금융위원회

◇서울보증보험 IPO 성공 공로…블록딜 세일즈 역량 '호평'

공교롭게도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은 서울보증보험의 코스피 입성을 이끈 주역이었다. 2023년 한 차례 고배를 마셨지만 투자자 눈높이에 맞는 몸값으로 전략을 재편해 시장을 설득했다. LG CNS 주가가 상장 후 하락 일로를 걷고 있어 불확실성이 상존했지만 시장 친화적 수급 구조를 설계한 덕에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 대비 23% 상승했다.

두 하우스 모두 서울보증보험 상장에 공이 있지만 삼성증권의 공로도 만만치 않은 주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생명, ING생명, 카카오페이 등 굵직한 금융 IPO 이력을 바탕으로 하우스에서 내로라하는 금융 애널리스트 세일즈팀을 서울보증보험 딜에 집중 투입했다. 3년 만에 맡는 코스피 딜인 만큼 클로징까지 만전을 기울이고자 캐피탈마켓본부에서 각별히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삼성증권에서는 이번 딜을 그간 지향하던 '생애주기형 IPO'의 모범 사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IPO 전후의 조달 과정도 함께 논의하면서 발행사와 삼성증권이 선순환 구도를 그리는 것을 골자로 한다. 실제로 올해 1월 2차전지 검사 솔루션 기업 피아이이를 상장시킨 것을 계기로 지난 8월 46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 주관사로 선정된 바 있다.

최근 블록딜 주관 저변도 넓히며 세일즈 역량에서도 합격점을 받은 모습이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해 금양, SM 지분 매각 등 중대형 딜들을 단독 주관하며 5037억원의 실적을 쌓았다. 연초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도 성공적으로 이끌었는데 증권업계 관계자는 "블록딜 시장은 여전히 외국계 텃밭이지만 한국증권과 함께 삼성증권 정도가 빅딜을 소화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내사"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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