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이사회 평가]대주주 위주 노루홀딩스, 견제기능 약화 '악순환'[S&W]소위원회 설치·사외이사 회의 전무…이사회 참여도 평가 평균치
이돈섭 기자공개 2025-10-01 08:20:30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Board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9일 08시29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노루홀딩스가 이사회 평가를 끌어올리기 위해선 이사회를 새롭게 구성해 견제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최대주주 중심의 이사회 구성을 사외이사 위주로 재편하고 이사회 운영과 이사 후보 추천 기능을 사외이사에 이전함으로써 이사회로 하여금 오너십과 경영진에 대한 견제기능을 갖추게 하는 방법이다. 이사회 규모를 지금보다 확대해 성별과 국적 차원에서 이사진 다양성을 추가하면 거버넌스 투명성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theBoard는 코스피·코스닥 시총 상위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자체 평가 툴에 기반해 '2025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최근 발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4년 사업보고서, 2025년 1분기 보고서를 바탕으로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분야를 평가했다. 지난해 말 시총 상위 500위 내 진입한 노루홀딩스 점수는 255점 만점에 144점. 100점 만점에 56점을 취득한 셈이다.
6개 평가 영역 중 평가 결과가 저조한 항목은 이사회 견제기능 영역이다. 사외이사 후보추천 과정과 내부거래 전담조직 유무 등을 묻는 9개 문항을 통해 오너십과 경영진에 대한 이사회의 견제기능 측정하는 이 항목에서 노루홀딩스는 문항 당 5.0점 만점에 1.4점(해당 항목 45점 만점에 13점 취득)을 획득했다. 노루홀딩스 6개 평가 항목 중 문항 당 평균 점수가 1점대인 항목은 이사회 견제기능 항목이 유일했다.
점수가 부진한 원인은 다양했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 과정에 이사회 이외 별도 외부 기관 참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점을 비롯해 사외이사만의 회의가 작년 한 해 한 차례도 개최되지 않은 점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사회 산하에는 소위원회가 하나도 설치돼 있지 않아 그룹 계열사 간 내부거래 통제 기능이 없다는 점도 감점 요소로 작용했다. 사외이사가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채널이 사실상 부재한 모양새다.
한 상장사 사외이사는 "이사회의 독립성은 결국 이사회 내 사외이사가 얼마나 자기 전문성을 갖고 독립적인 의견을 내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라면서 "사외이사만의 회의를 비롯해 사외이사 위주의 소위윈회 활동 등 관련 활동 빈도수가 잦으면 잦을수록 경영진과 오너십과 다른 새로운 아이디어를 취합할 수 있고 이것이 결국 이사회의 독립성을 끌어올리는 최소한의 장치로 작용하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노루홀딩스 이사회 견제기능 취약성은 이사회 구성에서 기인하는 영향도 지 않아 보인다. 노루홀딩스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2명 등 5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다. 정관이 규정하는 이사회 규모는 3명 이상 7명 이내다. 자산 2조원 미만 상장사는 이사진의 4분의 1을 사외이사로 채우면 된다. 지난해 말 자산 3897억원의 노루홀딩스는 최소 요건 수준을 크게 웃돌지 않는 선에서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사회 의장은 한영재 대표이사 회장과 김용기 대표이사 부회장 등 두 사내이사가 겸임하고 있다. 한 회장은 노루홀딩스 지분 25.68%를 가진 개인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오너 경영인 한 회장이 경영진을 장악하고 이사회도 주도하는 것.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은 체계다. 이 구도에서 이사회 과반을 채우지 못한 사외이사가 견제기능을 갖긴 어렵다. 이사회 결의는 이사 과반수 출석과 출석이사 과반수 찬성으로 이뤄진다.
이사회 산하 소위원회를 설치하고 있지 않은 점도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내부거래를 통제할 수 있는 소위원회도 없어 결과적으로 견제기능이 취약해졌다. 이사회에는 경영 총괄 경험을 갖고 있는 사외이사를 포함해 40대 사내이사가 참여하고 있지만 성별과 국적 측면에서 다양성을 추가 확립하는 데까지 나아가진 못했다. 이사회 전담 조직 없이 재무팀과 인사팀이 관련 업무를 맡은 점도 이사회 관리에 취약성을 노출했다.
참여도 항목의 경우 평균 수준에 머물렀다. 올 정기주총 시즌 기존 사외이사 임기가 마무리됨에도 불구하고 작년 한 해 사외이사 후보 풀 관리가 한 차례도 논의되지 않았고 감사위 없이 상근감사를 두고 감사 활동이 이뤄지는 점도 점수를 끌어내렸다. 다만 이사회 평균 출석률이 100%인 점과 이사회 의안이 이사회 개최 전 7일 전 통지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사외이사 대상 교육도 꾸준히 이뤄진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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