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9월 29일 08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매일 아침 'Pharmaceuticla Tariff(의약품 관세)'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는 것은 어느새 일상이 됐다.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관세 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바이오 기업들도 트럼프가 일상이 된 건 마찬가지다. 미국 시장에서 의약품을 판매하고 있는 한 기업의 대표는 밤낮 없이 미국 현지 법인과 화상 미팅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관계자들의 SNS 등을 모니터링하는 전담 인력이 따로 생길 정도다.
바이오 산업은 특성상 긴 호흡이 필요하다. 한 신약이 개발되기까지는 수년에서 수십 년이 걸리고, 실패 확률도 압도적으로 높다. 그러나 시장은 이런 본질보다도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발언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한다.
관세 강화 가능성이 언급되면 수출 기업 주가는 즉각 흔들리고, 약가 규제 완화 가능성이 나오면 특정 종목은 단숨에 급등한다. 연구소의 실험 결과보다 백악관 브리핑룸이 국내 기업들의 주가를 더 크게 흔드는 아이러니가 반복되고 있다.
업계의 대응은 엇갈린다. 셀트리온은 발 빠르게 움직이며 미국 내 생산 거점을 확대하고 현지 유통망을 강화하는 등 정면 돌파에 나섰다. 글로벌 규제 환경이 급변하더라도 시장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뚜렷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이라는 불확실성을 ‘리스크’가 아니라 ‘기회’로 전환하려는 시도다.
반면 상당수 기업들은 관망세에 머물러 있다. 트럼프발 변수는 언제 어떻게 현실화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눈치 보기’가 길어질수록 시장 대응은 늦어지고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업계와 투자자에게 돌아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외풍’으로만 치부하고 뒷짐만 진 채 버티는 전략은 장기적으로 자생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물론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이 국제 정세와 무관하게 성장할 수는 없다. 하지만 외풍에 흔들리지 않을 최소한의 체력은 스스로 길러야 한다. 안정적인 제도적 지원과 적극적인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그리고 무엇보다도 기술 경쟁력 제고가 절실하다. 미국 대통령의 변덕이 아니라 한국 기업들이 직접 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도록 보다 단단한 토대가 필요하다.
‘트럼프 변수’가 앞으로도 반복될 것은 자명하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소화해내느냐에 달려 있다. 누군가는 발 빠른 대응으로 기회를 잡고, 누군가는 끝없는 관망 속에서 뒤처질 것이다. 선택은 결국 업계 스스로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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