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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클러스터 기행|문정]'바이오텍 마당발' 윤선주 대표 "협업 한계 메운 CEO포럼"④윤선주 에이피트바이오 대표 "클러스터 자발적 형성, 사업 협력 '가교'"

한태희 기자공개 2025-09-30 08:34:49

[편집자주]

바이오 클러스터의 아이콘 미국 보스턴. 한 세대 이상 구축된 각종 신약개발 인프라는 세계 내로라하는 바이오텍들이 보스턴을 '글로벌 바이오 메카'로 지목하는 배경이다. 한국의 보스턴을 꿈꾸는 바이오 클러스터들 또한 아직 초기 단계지만 각자의 역량과 매력을 앞세워 기업 유치에 혈안이다. 산학연 그리고 임상 병원의 유기적 연계가 갖춰진 전국 각지의 'K-바이오 클러스터'를 찾아 경쟁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9일 13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송파구 문정동에서는 식당이나 카페는 물론 길을 걷다가도 자연스레 바이오 업계 이야기가 들려온다. 기업이 몇몇 건물 단위로 촘촘히 모여 있는 문정 클러스터만의 특징이다. 2020년 전후로 바이오텍 창업 붐이 일며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문정동에 모여들었다.

하지만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교류는 물론 기업 간 소통조차 쉽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소통의 한계를 메우기 위해 만들어진 게 문정바이오CEO포럼이다. 업계 네트워크가 풍부한 윤선주 에이피트바이오 대표가 회원사 모집부터 포럼의 실질적 운영을 맡고 있다.

◇영구모임 운영 경험 이식, 가벼운 소통부터 실질적 교류까지

윤 대표는 바이오 업계의 대표적인 마당발로 통한다. KDDF(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시절부터 다양한 바이오텍과 소통해 온 그는 에이비온 CTO로 재직할 당시 영등포, 구로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된 영구모임(09모임)의 좌장이기도 하다.

윤 대표는 "구로에 있는 에이비온에 재직할 당시 CTO나 연구소장 등 C레벨 인사를 모아 '영구모임'을 만들었다"며 "식사 자리를 겸해 자연스럽게 교류하자는 취지로 만들었던 게 200여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한 이력이 있는 모임으로 확장됐다"고 말했다.

윤선주 에이피트바이오 대표.

영구모임은 이후 바이오텍의 연구개발 과정에서 업계에 필요한 실질적 정보를 교류하는 장으로 발전했다. 이를테면 시약 업체 정보를 공유하거나 실험 재료에 관한 질의응답, 행사 관련 정보가 자유롭게 단체 채팅방을 통해 오간다.

윤 대표의 이러한 경험과 네트워크는 문정바이오CEO포럼의 설립과 운영에도 영향을 미쳤다. 학술 교류가 중심인 혁신신약살롱보다 업계 내 가벼운 네트워킹에 초점을 두되 기업 간 협업을 주된 목적으로 삼는다. 이병건 지아이이노베이션 고문의 제안으로 모임이 추진되면서 윤 대표가 회원사 모집과 운영을 맡아 포럼의 틀을 잡아 나갔다.

윤 대표는 "실질적인 협업이나 투자와 같은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대표이사급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관점에서 'CEO'를 포럼 이름에 붙였다"며 "영구모임을 중심으로 회원사 모집과 포럼 운영에 필요한 역할을 맡았다"고 말했다.

◇기업 간 상생 기회 제공, 지자체 협력 가능성 모색

문정바이오CEO포럼은 바이오 벤처 기업 간 상생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주목한다. 투자 유치라는 업계 현안에 대응하기 위해 VC를 비롯한 제약사 등 SI(전략적투자자)까지 초청 범위를 넓혔다. 구청장을 초청해 지자체와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기도 했다.

윤 대표는 "충청북도청 등 다른 지자체에서 아예 첨단바이오과를 두고 자체적으로 바이오를 육성하는 등 벤처 기업을 적극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역 지원 필요성을 논의하면서 구청장을 포럼에 모시기도 했다"고 말했다.

문정동의 가장 큰 특징은 자발적으로 형성된 클러스터라는 점에 있다. 2020년 전후로 바이오 벤처 창업 붐이 일면서 바이오 벤처 기업들이 하나둘씩 문정동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윤 대표 역시 2019년경 에이피트바이오의 본사를 옮기며 문정에 자리 잡았다.

윤 대표는 "판교 등 다른 지역도 검토했지만 거리와 위치, 임대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당시 임대료는 판교보다 저렴했고 연구원들의 거주지와 출퇴근 여건을 감안했을 때 문정이 여러모로 적합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총회라든지 주주 관련 법률 서비스는 인근 법조단지에서 쉽게 지원받을 수 있다"며 "병의원부터 다양한 편의시설이 다 갖춰져 있어 다른 지역으로 나가지 않아도 웬만한 생활과 업무를 이 안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 결과 문정동에는 제약사, 신약개발 기업부터 CRO(임상시험수탁기관)까지 다양한 바이오 기업들이 모일 수 있었다. 문정동 소재 건물은 각자 떨어져 있는 듯 보이지만 광장을 중심으로 지하철역부터 지하로 공간이 이어져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다.

입지적 강점은 기업 간 교류를 촉진하며 실질적 사업화 성과로 이어진다. 문정바이오CEO포럼은 이러한 흐름 속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 에이피트바이오 역시 삼진제약, 안국약품 등 국내 제약사와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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