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셀트리온 美 관세리스크 제거, '서정진의 승부수'릴리 항체공장 인수 1.4조 베팅, 트럼프발 관세 불확실성 차단 목적
정새임 기자공개 2025-09-29 09:30:49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9일 09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바이오에 대한 궁금증 낱낱이 파헤쳐 드립니다. 바이오톡톡 정새임 기자입니다.셀트리온이 조단위의 대규모 투자소식을 발표했습니다. 미국 현지 항체 원료 공장을 인수하기로 결정한 건데요, 일라이 릴리가 추진하는 공장 매각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약 2달 만에 본계약에 이르렀습니다.
앞으로 미국 정부 승인을 거쳐 연내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죠. 공장 인수와 운영, 증설에 최소 1조4000억원 이상 자금을 쏟게 되죠. 셀트리온이 미국 현지공장 인수를 결정하게 된 배경을 짚어봅니다.
#릴리 항체공장 인수 결정, 최소 1.4조 투입
셀트리온은 23일 미국법인을 통해 임클론 시스템즈 홀딩스로부터 원료의약품 생산시설을 보유한 임클론 시스템즈 인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임클론 시스템즈는 생소하지만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 릴리는 친숙하죠. 임클론은 일라이 릴리의 자회사 입니다. 이번 계약에도 릴리가 보증인 자격으로 공동 서명했죠.
공장 인수금액은 3억 3000만달러, 한화로 약 4600억원 정도입니다. 하지만 여기 초기 운영비 등 각종 비용이 더해지는데요. 그래서 인수하는데 7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또 셀트리온은 공장 내 유휴 부지에 생산시설 증설도 추진할 계획인데요, 여기에 최소 7000억원 이상을 추가 투입하죠. 미국 공장을 인수하고 증설하는데 최소 1조4000억원을 쓴다는 얘깁니다.
셀트리온은 주로 인천 송도 공장에서 바이오시밀러를 생산하고 부족한 물량은 글로벌 위탁생산을 맡겨왔는데요, 아예 해외 현지공장을 확보하는건 처음이죠.
구체적인 미국 공장의 캐파는 비밀유지조항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설까지 마무리되면 인천 송도 2공장의 1.5배 수준의 캐파가 확보될 거라고 하네요. 적어도 미국에서만큼은 생산부터 유통, 판매까지 전 과정을 직접 도맡은 밸류체인을 완성하게 되죠.
#고무줄같은 美 의약품 관세, '불확실성 제거'
셀트리온이 미국 현지 공장인수를 고민하게 된 건 약 1년 전쯤부터라고 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부터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관세가 주요 리스크로 떠올랐죠. 수출이 대부분 비중을 차지하는 셀트리온으로써는 관세 정책 변화를 예민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관세는 기업들의 주요경영사항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는데요, 한미 관세 협상을 타결했지만 의약품은 전략품목으로 얼마나 관세가 높게 부과될지 예측이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따르면 의약품 관세가 150%에서 최대 250%까지도 거론됐죠. 가장 최근에는 미국 내 건설 중인 공장이 없는 모든 브랜드 의약품에 10월 1일부터 관세 100% 적용을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의약품 관세에 대한 세부사항이 나오지 않아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결국 셀트리온은 미국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해 리스크를 아예 제거해버리자는 결정을 내리게 됐습니다. 미국의 관세정책에 따라 사업이 크고작은 영향을 받게 되고 이는 주가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란 얘기죠. 원천적으로 관세 영향에서 벗어남으로써 안정적인 경영을 해나가기 위한 선택으로 현지 공장을 인수하기로 한 겁니다.
서정진 회장의 발언에서 그 고민이 잘 묻어났는데요. 그는 인수를 발표하는 간담회에서 이번 결정의 방점을 '불확실성의 제거'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CMO보다 비용효과적 판단, 서정진의 승부수
그럼에도 공장 가격이 4600억원에 달하는데다 미국 현지에서의 운영비도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단적으로 인건비만 해도 한국의 2배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요. 미국 공장 인수에 1조4000억원 이상을 투입하는게 효율적인 선택인지에 대한 의문이 나올 수 있죠.
이에 대해 서 회장은 비용효과적인 판단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일단 관세 이슈를 해소하는 데에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미국 현지 CMO 가격이 만만치않아 인수가 더 나은 선택이 된다고 봤습니다. 셀트리온이 인수한 뒤에도 릴리 제품을 CMO 형태로 계속 생산할 예정이라서 여기서 추가 이익을 벌 수 있죠.
기존 근무 직원들을 모두 승계할 예정이어서 추가 인력을 채용하거나 기술을 숙달시킬 필요도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체적으로 공장을 짓는 것보다 6년이라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판단했죠. 이에 따라 내년부터 연결재무제표에 인식되더라도 이익률 희석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럼 조단위에 육박하는 자금은 어떻게 마련하게 될까요? 셀트리온이 이번 인수자금 조달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한 부분은 없었습니다. 다만 서 회장이 현금창출능력을 언급하면서 보유현금을 상당부분 활용할 것이란 점을 예상해볼 순 있습니. 서 회장은 내년 연간 EBITDA를 3조원으로 예상하면서 필요한 투자를 할 수 있는 충분한 현금흐름을 갖추고 있다고 언급했죠.
지난해 셀트리온의 연간 EBITDA는 9100억원 정도였는데요, 어떻게 2년 만에 3조원으로 훌쩍 뛸 수 있을까요? 사실 셀트리온은 2023년 12월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 영향으로 수익률이 크게 줄었습니다. 작년 매출원가율은 53%, 영업이익률은 14%에 그쳤죠. 원가를 줄이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그 결실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1분기와 2분기 원가율이 47%, 43%로 떨어졌고 3분기는 40% 정도로 전망됩니다. 그리고 4분기 31%로 대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죠.
원가율 하락으로 인한 이익률이 개선이 이뤄지면서 올해 연간 EBITDA가 1조7000억원이 될 것이란 예상입니다. 특히 4분기 EBITDA가 8000억원에 달하는 기조가 이어지면서 2026년 연 3조원의 EBITDA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서 회장은 늘 위기 속에서 승부수를 던지는 선택을 했습니다. 서 회장의 발언 중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문제라면 선제적으로 공격경영을 할 때 기회가 된다'는 말에서 그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데요. 그 승부수가 추후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모르지만 지금의 셀트리온을 있게 해준 힘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더벨 제약바이오부 정새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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