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 2500억에 공장 설립…답은 '높은 수율'에 있다우수한 안정성 변이체, 200L 소형 리액터로도 충분한 물량 생산
정새임 기자공개 2025-09-30 08:34:02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9일 14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테오젠의 제형변경기술을 적용한 '키트루다 큐렉스'가 미국 허가를 받으면서 자체 공장 건설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핵심 플랫폼 'ALT-B4' 양산형 공장을 짓는데 드는 비용이 단 2500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비결은 ALT-B4의 높은 수율에 있다.◇ALT-B4 강점 '안정성', 200L로 키트루다SC 140만 바이알 물량 생산 가능
알테오젠은 인간히알루로니다제 ALT-B4의 양산형 공장 건립을 준비 중이다. 연내 부지 선정을 끝내고 내년 착공에 들어가 2027년 말 준공, 2028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장 건설에는 총 2500억원 자금이 투입된다. 글로벌 파트너십이 활발히 체결되고 있는 만큼 미국 품질관리기준에 적합한 cGMP급 수준의 원료 공장을 짓게 된다. 최고 수준의 품질관리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공장 건설 비용은 상승하게 된다.
바이오의약품 공장은 케미컬의약품 공장보다 평균 건설 비용이 수 배 높은 편이다. 유기화학 반응 합성으로 제조하는 케미컬의약품과 달리 살아있는 세포를 배양해 생산하는 바이오의약품은 변수가 많아 생산설비가 복잡하고 까다로운 편이다.
대형 바이오리액터를 쓰는 셀트리온·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은 공장을 건설하는 데에도 많은 비용을 쏟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1만5000L 바이오리액터를 10대 갖춘 2공장에 약 7000억원을 투입한 바 있다. 최근 지은 5공장은 1만5000L 용량 바이오리액터 12대로 구성돼 있다. 5공장을 짓는 데에만 약 2조원이 들었다.
그에 비하면 알테오젠이 투입하는 2500억원 비용은 크지 않은 수준이다. 이 차이는 바이오리액터 스케일에서 발생하고 있다. 바이오 원료는 세포를 대량으로 키워야 하기 때문에 최소 1000L에서 1만5000리터급 이상의 대형 바이오리액터가 사용된다. 대형 용량에서도 고품질 의약품을 균일하게 생산하는 것이 곧 기술력이자 매출원가를 낮추는 경쟁력이 된다.

반면 알테오젠의 ALT-B4는 200L 소형 바이오리액터를 쓸 계획이다. 200L면 상업용 중 가장 작은 규모에 해당한다. 현재 위탁생산(CMO) 역시 200L 용량으로 진행하고 있다. 소형 리액터에서도 충분한 양의 ALT-B4를 생산할 수 있다는 강점이 발휘된 덕분이다.
ALT-B4는 알테오젠이 300여개의 PH20 변이체 중 활성도와 안정성이 가장 우수한 변이체를 골라 만들었다. 오리지널 PH20 대비 열 및 단백질 안정성이 향상된데다 생산성도 최대 10배까지 증가했다는 특징을 지닌다.
바이오의약품은 분자의 안정성에 따라 수율이 달라지는데 안정성이 떨어질 수록 대량생산 과정에서 단백질이 분해되거나 구조가 깨져 유효성분으로 사용할 수 없는 비율이 높아진다. 수율이 낮을 수록 생산성이 떨어지게 된다. ALT-B4는 안정적인 구조로 생산성이 높아 작은 규모의 배양으로도 충분히 많은 양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식적인 자료는 아니지만 경쟁사 할로자임 제품과 비교했을 때도 몇 배 높은 생산성을 지니고 있다고 알려졌다.
예를들어 200L 바이오리액터로 한 번 생산 시 대략 100g의 ALT-B4를 얻을 수 있다. 이를 키트루다SC에 적용하면 약 140만 바이알의 키트루다SC를 만들 수 있는 물량에 달한다. 알테오젠이 적은 비용으로도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지을 수 있는 이유다.
물론 새로 지을 공장에는 ALT-B4 외에도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아이럭스비' 생산시설도 갖출 예정이다. 다른 품목의 경우 더 큰 사이즈의 바이오리액터를 요구해 1500L 등 다양한 사이즈를 함께 마련하게 된다.
◇상반기 현금성자산 3616억, 하반기 추가 마일스톤 수령 예정
알테오젠은 오리온과 합작법인(JV)을 통해 공장을 지으려는 계획도 있었다. 당시 예상했던 규모는 3000억~4000억원 정도였다. JV 설립 무산으로 없던 일이 되면서 공장 설립 예상 비용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알테오젠 스스로 공장 비용을 감당못할 상황은 아니다. 올해 ALT-B4로 파트너사로부터 수령했거나 받게 될 마일스톤으로 실적이 빠르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 알테오젠은 매출액 959억원, 영업이익 6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9%, 403% 증가한 실적을 냈다. 6월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3616억원으로 6개월 만에 2052억원 늘었다. 올해 초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으로 1550억원을 조달한 점을 고려해도 자체 사업으로 약 500억원 현금을 늘렸다.

하반기에는 키트루다 큐렉스 허가로 허가 및 판매 마일스톤도 수령할 예정이다. 키트루다 큐렉스는 이달 20일 허가를 받고 조만간 출시를 앞두고 있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키트루다 큐렉스 판매에 따른 로열티를 수령하게 된다. 키트루다 큐렉스는 기존 키트루다와 동일한 가격인데다 개발사인 MSD가 적극적으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2028년 목표 전환율 30~40%에 로열티 5%를 적용하면 연 1조원의 로열티 수익도 예상하고 있다.
실제 이보다 적은 로열티를 수령하더라도 알테오젠이 공장 비용을 감당하기엔 무리가 없다. 유럽에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도 허가받은 만큼 ALT-B4 외 추가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연 1000억원 정도의 R&D 비용도 함께 감당 가능한 수준이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ALT-B4의 높은 수율 특성상 생산성이 좋아 최소 사이즈의 바이오리액터를 써도 충분한 양을 생산할 수 있다"며 "2500억원으로도 충분히 생산량을 감당할 수 있는 공장을 지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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