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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ETF를 움직이는 사람들]'상품개발-마케팅' 잇는 트렌드캐처 이수진 실장애널리스트 출신 기획실장, 올해 매스마케팅 섭렵…'RISE ETF 어머니' 열띤 활동

구혜린 기자공개 2025-10-13 15:20:27

[편집자주]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200조원을 넘어섰다. 포트폴리오 구조를 갖췄으면서도 강력한 환금성을 지닌 덕에 투자자의 시선은 ETF로 향하고 있다. 패시브라는 본질을 감안하면 단순하게 매니저 자리를 시스템이 차지한 상품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ETF 시장의 중심엔 사람이 있다. 거시경제 예측과 트렌드 흐름 간파, 흥행 테마 선점, 여기에 세일즈와 마케팅 전략 수립까지 여느 펀드보다 맨파워가 중시된다. 더벨은 ETF 시장의 고속 성장을 이끈 주역들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9일 16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시장 및 다양한 투자상품을 분석하던 애널리스트에서 ETF(상장지수펀드) 개발자로 전향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가 있다. KB자산운용에서 RISE ETF 기획을 총괄하고 있는 이수진 ETF상품마케팅실 실장(사진)이다. 이 실장은 약 15년간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며 탄탄대로를 걷고 있었으나, 성장하는 시장에서 투자자를 직접 만나고 싶다는 욕심에 운용사행을 택했다.

운용사 이력은 3년여 기간에 불과하지만, 시장 트랜드를 캐치하는 분석력을 기반으로 매스마케팅으로까지 영역을 넓혔다. 상품 개발 단계에서 소구 포인트가 결정되므로 개발자가 마케팅을 잘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자체 유튜브 채널에서 'RISE ETF 어머니'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ETF를 처음 접하는 투자자에게 어떻게 RISE 브랜드를 알릴까'를 놓고 오늘도 고민하고 있다.


◇탄탄한 애널리스트 경력…'맨땅에 헤딩' 운용사행

이수진 실장은 애널리스트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2006년 하나대투(현 하나증권)에 입사해 RA 생활을 시작했다. 애널리스트로 배정받은 섹터는 자산배분 MP(모델 포트폴리오) 솔루션 분야로 초기부터 꼼꼼하게 자산을 분석하고 시장 흐름을 읽는 데 재능을 보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던 그는 20대 후반으로 갈수록 ‘내가 사람들에게 얼마나 실익을 줄 수 있는지’를 자문했다고 한다.

고민 끝에 그는 커리어 피보팅을 결정하게 된다. 2011년 SK증권으로 적을 옮겨 하우스가 ‘WM컨설팅부’를 셋팅할 때 초기 멤버로 합류했다. 입사 시에 기본적인 포지션은 애널리스트였으나, 유망 투자상품 셀렉션을 만들고 PB(프라이빗뱅커)들이 고객에게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직접 고객 자산배분 등을 맡는 역할이 추가됐다. 리테일 비즈니스를 사실상 뒷받침하면서 개인투자자와의 접점을 넓힌 셈이다.

다양한 투자 상품을 접하던 중 ETF 시장에서 기회를 보고 운용사행을 결정한다. ETF 시장의 성장가능성과 직접 상품을 설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낀 것. 때마침 당시 그의 커리어를 눈여겨 본 KB자산운용 ETF사업본부로부터 영입 제안도 왔다. 그는 “상품을 셀렉하다보니 ‘왜 이런 투자상품은 없지?’ 생각할 때가 많았다”며 “비즈니스를 더 직접적으로 경험하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다”고 말했다.

ETF 상품기획실로의 이동 첫 해는 녹록치 않았으나, 시장을 오랜 기간 분석한 노하우를 가지고 트렌드를 예측한 상품을 기획하기에 이른다. ETF는 운용, 마케팅, 지수개발사, LP, 거래소 등 상품에 얽힌 이해관계자가 많은 탓에 초기에는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으로 업무를 했다. 그러다 입사 반년 만인 2022년 하반기 글로벌 시장 분석을 토대로 미국 배당주 ETF, 커버드콜 ETF 등 신규 상품 상장을 선제적으로 제안했다.

운용사 경력은 약 3년에 불과하지만 그는 ‘일이 가장 재미있다’고 말할 만큼 내부에서 ‘열정맨’으로 통한다. 특유의 호기심을 기반으로 부딪혀보는 성격 탓에 상품에 시장 트렌드 반영도 빠르게 해내고 있다. 이수진 실장은 “국내 투자자들이 관심 갖는 분야를 주기적으로 리서치하고 최근 트렌드다 싶은 건 다 해보는 편”이라며 “타사에 있는 상품이라도 10년을 좌우할 테마는 우리가 새롭게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다”고 말했다.

RISE ETF 채널 콘텐츠에 출연한 이수진 실장 (출처=RISE ETF)

◇상품개발 넘어 마케팅…'RISE 간판' 투자자 소통

이수진 실장은 올해 상품 기획을 넘어 마케팅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KB자산운용은 올초 ETF사업업본부를 1본부 3실(운용실, 상품기획실, 마케팅실)에서 1본부 1실(상품마케팅실)로 개편했는데 통합 1실을 총괄하는 실장직에 그가 낙점됐다. 연기금 등 기관 대상 ETF 마케팅은 사내 마케팅본부에서 담당하고 이 실장은 개인투자자 유입을 위한 매스마케팅 및 증권사 리테일 마케팅 분야에 총대를 매고 있다.

신규 상품을 고안하는 과정에서 이미 마케팅 소구 포인트가 잡힌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를 잘 드러내는 사례가 ‘RISE 코리아금융고배당’ ETF다. 지난해 밸류업 지수가 발표된 후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 관련 상품을 내기 위해 하우스는 열띤 토론 끝에 지수를 개발했다. 국내주식 ETF는 상품명에 지역명 명시 의무가 없지만, 이 상품은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 수혜 ETF로 마케팅해야 하기에 ‘코리아’를 넣어야 한다고 그는 밀어붙였다.

막중한 책임을 안고 시작한 만큼 RISE 브랜드 알리기 최전선에서 노력을 다하고 있다. 최근에는 ‘RISE ETF’ 유튜브 공식 채널에 ‘오늘부터 RISE ETF’ 프로그램을 신규 편성하기도 했다. 개그맨 황제성, 아나운서 이혜성, 가수 승희 및 이장원 등 ETF를 투자를 해보고 싶지만 관련 지식이 제로인 출연자를 대상으로 이수진 실장이 일종의 교육을 하는 시리즈 콘텐츠다. 여기서 이 실장은 ‘RISE ETF의 어머니’를 자처한다.

KB자산운용은 ETF를 처음 접하는 투자자에게 친근한 길잡이가 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수진 실장은 “국내 투자자는 매우 열심히 공부하는 편이지만, 아예 ETF에 대해 모르는 분들도 여전히 많다”며 “회사로 ‘RISE ETF 어디서 사면 되느냐, 직접 방문하면 되느냐’라는 질문 전화가 많이 오는데 여기서 기초부터 시작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런 개인 투자자에게 어떻게 RISE를 알릴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업인 상품 기획에도 충실하다. 그의 아이디어로도 시작된 ‘RISE 데일리고정커버드콜’ 시리즈는 곧 첫 돌을 맞는다. 코스콤 배당 ETF 랭킹에 따르면 ‘RISE 미국테크100데일리고정커버드콜’은 전일 기준 연 분배율 19.85%로 전체 1위에 올랐다. 이어 RISE 미국AI밸류체인데일리고정커버드콜’이 5위(연 분배율 17.72%)다. 이 커버드콜 상품은 연 수익률 각각 32.64%, 60.96%를 기록하고 있어 배당과 수익률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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