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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desk]보미파이낸스센터와 100년 기업

이효범 건설부동산부장공개 2025-10-13 07:56:51

이 기사는 2025년 10월 02일 07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미건설이 우즈베키스탄에 보미파이낸스센터를 건립한 건 어찌보면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현지 정부로부터 50년 임대받는 형태로 사업 부지를 확보했다. 물론 임대를 연장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직접 부지를 소유하진 않는다. 건물을 짓는데 들어가는 사업비도 1억달러 이상이다.

그렇다고 해서 준공한 건물을 처분해 투입한 사업비를 단기간 내에 회수하는 수익구조도 아니다. 준공 이후 보미건설이 직접 운영까지 도맡는다. 통상적인 디벨로퍼나 건설사 입장에서는 수지가 맞는 프로젝트로 보긴 어렵다. 투자와 회수라는 관점에서 보면 유입되는 임대수익으로 투입한 자금을 장기간에 걸쳐 회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디벨로퍼들은 준공 후 임대하는 방식의 사업을 반기지 않는다. 예컨데 제도상 분양을 할 수 없는 시니어 주택사업에 선뜻 뛰어들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당초 보미파이낸스센터를 비롯해 인근 필지를 개발하는데 국내 다수 건설사들이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사업을 추진한 게 보미건설 뿐이었던 것도 이런 이유들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보미건설은 어떤 청사진을 보고 보미파이낸스센터 개발에 뛰어들었을까. 최근 개관식에서 김덕영 보미건설 회장이 한 발언을 통해 이를 엿볼 수 있다. 김 회장은 현지에서 열린 개관식에서 "보미파이낸스센터 수익금 전액을 우즈베키스탄에 재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미건설은 재투자를 통해 한층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미파이낸스센터 개발 프로젝트는 우즈베키스탄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물꼬를 튼다는 상징적 의미로 볼 수 있다. 이미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으로 우즈베키스탄에 화학R&D센터를 짓고 있고, 내년부터는 사마르칸트 시린시티에 주택개발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보미건설이 우즈베키스탄 사업을 추진해 나가는 과정은 임직원들과 추구해온 지향점과도 맞닿아 있다. 1988년 김 회장이 창업한 보미건설은 국내 건설업계에서 숱한 파고를 겪으면서 생존해왔다. 이 과정에서 외형을 키우기 보다는 내실에 집중하며 탄탄한 건설사로 자리매김했다. 실제로 보미건설 임직원들이 공유하는 지향점 중 하나는 매출 성장이나 영업이익 증대 보다 100년 기업으로 나아가는데 있다고 한다.

국내 여건은 녹록지 않다. 건설사들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생존을 위협 받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은 고정비 절감을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한편 중장기적인 리스크에 대비해 자산을 팔고 곳간에 현금을 채우고 있다. 하물며 중견건설사들의 체감하는 건설업 혹한기는 오죽할까. 이 가운데 우즈베키스탄 사업은 보미건설이 국내 건설업황 침체를 극복하는데 활로를 열어 주고 있다.

보미파이낸스센터 개발은 보미건설이 해외에서 시행, 시공, 운영까지 도맡아 진행한 사업이다. 개관식 전까지만 해도 글로벌 디벨로퍼로 도약하는 첫 프로젝트라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개관식 이후 보미건설이 나아가는 방향이 더욱 선명하게 그려진다. 글로벌 디벨로퍼로 도약한다는 의미보다 100년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이정표를 세웠다는 점에 더욱 의미가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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