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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치형 회장의 '레벨 업' 도전[thebell note]

노윤주 기자공개 2025-10-10 08:34:39

이 기사는 2025년 10월 02일 07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6개월 전쯤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페이)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논의 초반의 일이라 '어떻게'라는 핵심은 빈칸이었지만 송 회장이 네이버페이를 인수한다는 게 그때 취재한 내용이었다.

처음엔 믿기 어려웠다. '송치형=두나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두나무가 대기업 반열에 올랐다고는 하나 국내 1위 IT 기업인 네이버의 핵심 계열사를 인수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가 의문이었다.

몇 달의 시간이 지나면서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송 회장 두 오너의 밀회 움직임이 포착됐고 의문은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두나무의 네이버페이 인수의 윤곽이 제대로 드러났다. 네이버페이가 두나무 지분 100%를 인수하고 그 대가로 신주를 발행해 두나무 주주들과 주식 교환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두나무 최대주주는 송 회장이다. 양사 기업가치를 고려했을 때 교환비율은 네이버페이 1, 두나무 3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송 회장은 기존 최대주주인 네이버를 제치고 네이버페이 단일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겉으로 보기엔 네이버의 두나무 인수인 듯하지만 실상은 송 회장의 네이버페이 인수다. 처음 접했던 취재 내용이 실현되고 있다.

이 시점에서 또 하나 궁금한 점이 생겼다. 송 회장은 왜 두나무를 내어주고 네이버페이를 얻는 선택을 했을까. 두나무는 비상장기업이지만 주주에게 통 큰 배당을 하기로 유명하다. 송 회장이 매년 얻어가는 배당 수익만 수백억원에 달한다. 또 그대로 증시에 상장한다면 송 회장이 거부가 되는 것도 시간 문제의 일이다.

하지만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은 돈을 얻기 위한 딜은 절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송 회장에게는 '다음 목표'가 중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 번 성공한 창업가는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도전을 계속한다. 지금까지는 그 방식이 또 다른 창업이었던 경우가 많았다. 첫눈을 네이버에 매각한 후 크래프톤을 만들어 낸 장병규 의장이 대표 사례로 거론된다.

송 회장이 선택한 도전은 조금 달랐다. 업계 1위 기업의 지배력 획득이었다. 송 회장은 네이버페이에서 그치지 않고 네이버 본사에서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네이버 지분을 얻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무언가를 포기하지 않고서는 네이버 규모의 기업을 얻을 수 없다. 그는 엄청난 성공을 안겨준 두나무 지분을 포기했다.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 과정도 보는 것처럼 순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과감한 결단을 내린 동시에 창업가의 새로운 '레벨 업' 방식을 보여준 송 회장이 그리는 큰 그림이 무엇일지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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