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이사회 평가]엘앤씨바이오, 시총 커졌지만 이사회 역량은 '아직'[총평]255점 만점에 107점, 500개 기업 중 389위…소유·경영 일체화 이사회 독립성 도마 위
이돈섭 기자공개 2025-10-10 13:38:33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Board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5년 10월 01일 14시13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시총 500위권 안에 진입하면서 이사회 평가 대상이 된 엘앤씨바이오는 이사회 운영 측면에서 다소 미흡한 모습을 보였다. 최대주주인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도 맡아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았고 이사회 개선에 필요한 활동 평가 작업에도 소홀한 모습이었다. 이사회 모습 면면을 관찰할 수 있는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도 발간하고 있지 않았다. 경영성과 일부 문항에서 점수를 확보했지만 의미있다고 말하기엔 부족했다.theBoard는 코스피·코스닥 시총 상위 500개 기업 대상 자체 평가 툴에 기반해 '2025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최근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비롯해 2024년 사업보고서 2025년 1분기 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분야를 평가했다. 지난해 시총 500위 안에 진입한 코스닥 상장사 엘앤씨바이오는 255점 만점에 107점을 기록, 500개 기업 389위에 올랐다.
엘앤씨바이오 각 평가 점수는 대부분 부진했다. 6개 항목은 항목 당 각각 많게는 11개 적게는 7개 문항으로 구성하고 있는데 모든 항목 문항 당 평균 점수는 5점 만점에 2점 이하였다. 특히 이사회 구성과 평가개선 프로세스 등 두 항목 문항 당 평균 점수는 1점대에 불과, 대부분 문항에서 최하점을 받았다. 경영성과 항목이 문항 당 평균 2.4점으로 가장 높았지만 타 상장사 대비 결과가 우수하다고 진단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엘앤씨바이오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3명 등 5명의 이사로 구성하고 있다. 자산 2조원 이하 상장사는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중을 25%로 유지하면 된다. 지난해 말 자산 2832억원 규모 엘앤씨바이오는 사외이사 비중을 자발적으로 60%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감사위원회 설치 의무도 없지만 감사위를 스스로 꾸린 점도 눈에 띈다. 다만 작년 한해 감사위는 분기별 한 차례 총 4차례 개최해 운영이 활발하진 않았다.

지난 6월 말 지분 27.9%(특수관계인 포함 31.7%)을 가진 최대주주 이환철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는 점은 감점 요소로 작용했다. 이사회 독립성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사회 산하에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설치돼 있지 않아 사외이사 후보 선임이 이 대표 주도로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사회 지원 전담 조직이 부재한 점과 BSM을 구축하고 있지 않은 점 등은 체계적 관리를 방해하는 요소로 꼽혔다.
평가개선 프로세스 항목 평가 결과도 부진하긴 마찬가지였다. 이사회 활동 평가를 수행하고 있지 않은 영향이 컸다. 평가 결과가 없다보니 이사회 운영 개선안 마련 시도가 없었고 이사 재선임 여부를 결정하는 지표도 부재했다. 외부 거버넌스 기관이 거버넌스 등급으로 C 등급을 책정하고 있는 점도 감점 요소로 작용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거나 사법 이슈에 연루된 이가 이사회 내 없다는 점이 유일한 점수 확보 지점이었다.
정보접근성 항목 문항 대부분도 최하점 수준이었다.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를 게재하고 있지 않은 점과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을 선보이지 않은 점 등이 문제였다. 이사회 참여 항목에선 이사회 개최 전 안건 통보 기간이 공시돼 있지 않은 점과 사외이사 교육 실시가 이뤄지지 않은 점, 감사위 지원조직이 부재한 점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사회 외형만 갖춰 놓았을 뿐 이사회 운영 관련 정보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경영성과의 경우 일부 경영성과 및 재무건전성 지표가 평균치를 넘으면서 점수를 획득했다. 이 항목 점수는 경영성과 기여도를 파악하기 위해 KRX300 편입 기업 중 상·하위 10개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의 평균치와 해당 기업 성과를 비교해 점수를 매긴다. 평가 영역은 크게 △경영성과 △투자지표 △재무건전성 등. 엘앤씨바이오는 일부 재무건전성 지표가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을 기록, 이 영역 평가를 끌어올릴 수 있었다.
지난해 말 엘앤씨바이오 연결기준 매출은 721억원을 기록, 1년 전(659억원)과 비교해 9.4% 성장했다. KRX300 평균 8.4%를 웃돌았다. 자기자본이익률(ROE)는 62.4%를 기록, 평균 7.5%를 넘어섰고 총자산이익률(ROA)는 38.2%로 평균 4.2%를 상회했다. 부채비율은 61.4% 수준으로 평균 89.9%보다 양호했다. 다만 작년 한해 주가는 17.2% 역성장해 KRX300 수익률 마이너스 3.8%를 크게 밑돌아 각종 투자지표 성과가 고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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