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이사회 평가]대웅, '총점' 유지했지만…일회성 비용에 가린 투명성 개선[총평]승계정책 세부화로 정보접근성 개선, 주주환원책 '숙제'
김찬혁 기자공개 2025-10-15 09:38:39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Board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5년 10월 13일 08시26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웅제약그룹 지주사인 대웅이 2025년 이사회 평가에서 전년과 동일한 점수를 유지했다. 경영 투명성 제고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본 효율성 악화가 발목을 잡았다.평가 기준이 된 2024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금융비용과 충당금 등 일회성 성격의 영업외 비용이 대거 발생하며 순이익이 영업이익 증가만큼 늘어나지 못했다. 이는 ROE, ROA와 같은 자본 효율성 관련 항목의 점수 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배구조 개선 노력 결실, 견제기능·정보접근성 '상승'
theBoard가 자체 평가 툴로 진행한 '2025 이사회 평가'에서 대웅은 총점 255점 가운데 132점을 기록했다. 이번 평가는 2024년 사업보고서와 2025년 1분기 보고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등을 토대로 △구성 △참여도 △견제 기능 △정보 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 성과 등 6개 분야를 평가했다.
대웅의 올해 평가 점수는 전년도 진행한 '2024 이사회 평가'와 동일한 점수다. 그러나 각 지표에서 엇갈린 변화를 보였다. 구성과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점수는 상승하고 참여도와 경영성과 점수는 하락했다. 평가개선 프로세스는 작년과 같은 점수를 유지했다.

가장 큰 폭으로 점수가 상승한 지표는 정보접근성이다. 17점에서 20점으로 3점 올랐다. 평균점수는 2.8점에서 3.3점으로 0.5점 상승했다. 세부 항목 중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와 홈페이지에 찾기 쉽게 공개해 만점인 5점을 받았다.
지배구조핵심지표 준수률도 73.3%에서 80%로 개선하면서 관련 항목 점수를 4점에서 5점으로 높였다. 15개 핵심지표 중 12개 항목을 준수했다.
주주총회 소집공고 조기 실시 전자투표 도입과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마련, 내부감사부서 설치 등 주요 지배구조 요건을 충족했다. 현금배당 예측가능성 제공,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집중투표제 채택 등 3개 항목은 아직 미비한 상태다.
견제기능도 19점에서 22점으로 3점 상승했다. 이사회의 독립성과 감독 역할 강화를 인정받았다. 기존에 3점이었던 최고경영자 승계정책 관련 세부 항목에서 만점인 5점을 받으면서 점수가 상승했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승계정책의 운영 주체와 후보 선정·관리·교육 프로세스 등 구체적인 내용을 상세히 공개하면서 전년 대비 정보 접근성을 개선했다.
대웅은 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대표이사 및 각 조직장들은 차기 후보자를 선정·관리하는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있고 후보자 선정은 특정 인원이 아닌 다수의 후보자로 하고 있다"며 "후보군의 종합적인 검증과정을 거쳐 최고경영자 유고시 혹은 임기 만료시 차기 후보자로 추천 및 선임하고 있고 관련 규정은 대외비에 해당되는 사항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명시했다.
◇본업 호조에도 영업외손익 악화, 낮은 PBR·배당률 '과제'
경영 투명성 제고 노력이 결실을 맺었음에도 전체 총점이 전년 평가와 동일한 건 경영성과 지표에서 점수가 하락한 탓이다. 대웅은 경영성과 지표에서 2024년보다 6점이 낮은 29점을 받았다. 해당 지표 평균도 3.2점에서 2.6점으로 떨어졌다.
대웅의 2024년 연결 기준 매출은 1조8138억원에서 1조9369억원으로 6.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956억원에서 2819억원으로 44.1% 증가했다. 본업 수익성은 뚜렷하게 개선됐다. 그 덕에 2024년 평가에서 1점을 받은 영업이익성장률 세부 항목 점수는 5점으로 올랐다.
그러나 영업외손익은 2023년 69억원 이익에서 2024년 1661억원 손실로 전환됐다. 특히 기타비용이 213억원에서 1503억원으로 7배 이상 확대됐다. 금융원가도 310억원에서 459억원으로 약 48% 늘었다. 이 여파로 당기순이익은 2023년 1914억원에서 2024년 689억원으로 64% 감소했다.
영업이익이 늘었음에도 순이익이 급감하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은 4.96%, 총자산이익률(ROA)은 2.71%로 하락했다. 업계 평균인 7.51%와 4.22%를 20% 이상 하회한 수준이다. ROE, ROA 두 세부 항목 점수가 5점에서 1점으로 급전직하했다.
기업가치 평가와 주주환원 측면에서도 과제가 드러났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9배로 평균 1.95배를 크게 하회해 1점을 받았다. 대웅이 자산 대비 시장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배당수익률도 0.93%로 평균 1.49%에 못 미쳐 1점을 받았다.
대웅은 정보 공개와 이사회 운영 투명성 제고 등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이어갔지만 자본 효율성 악화로 인해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본업 성장세의 재무성과 전환이 당면 과제다. 낮은 배당수익률과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된 주가를 고려하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배당정책 강화 또한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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