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픈AI 협력 관전포인트 '다시 연결된 그룹'전자 계열사 외 물산·중공업 참여, 그룹 주요 프로젝트 '일사분란' 체계 재가동
김경태 기자공개 2025-10-02 08:12:00
이 기사는 2025년 10월 01일 18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샘 올트먼 오픈AI 대표와 회동해 글로벌 인공지능(AI) 사업에서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삼성의 전자 계열사뿐 아니라 건설사(삼성물산), 조선사(삼성중공업)까지 대거 동원됐다는 점이다.사업적인 연관성은 분명하지만 최근 10년간 삼성의 행보에 비춰보면 이례적이다. 삼성은 2017년 미래전략실(미전실) 해체 이후 그룹사간 연결고리가 취약해진 상황으로 다수의 계열사가 하나의 사안에 동시에 이름을 올리는 경우를 찾기 어려웠다.
앞서 삼성은 올 7월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종식된 뒤 한미정상회담 과정에서도 그룹 차원의 지원사격을 한 바 있다. 이번 오픈AI와의 협력을 계기로 그룹간 연결고리가 강화되는 동시에 그간 필요성이 제기되어 온 컨트롤타워 재구축까지 이어질 지 주목된다.
◇삼성 전자 계열사 넘어 등장한 '삼성물산·삼성중공업'
삼성은 1일 오픈AI와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글로벌 AI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해 상호 협력하는 LOI(Letter of Intent, 의향서) 체결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오픈AI와 LOI를 체결한 삼성 관계사는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등 4개사다.
체결식에는 이 회장과 올트먼 대표가 참석했다. 이외에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부회장, 최성안 삼성중공업 부회장,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이준희 삼성SDS 사장이 참석했다.
삼성은 "오픈AI의 전략적 파트너사로서 반도체,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해양 기술 등 각사의 핵심 역량을 결집시켜 전방위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라며 "삼성전자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오픈AI가 고성능·전력 메모리를 원활하게 공급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에 따르면 그룹사는 각자의 강점을 바탕으로 오픈AI의 사업에 핵심 파트너로 조력할 방침이다. 우선 삼성전자는 오픈AI가 메모리 솔루션 수급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또 패키징 기술, 메모리·시스템반도체 융복합 기술 등의 측면에도 오픈AI에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삼성SDS는 오픈AI와 AI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 기업용 AI 서비스 제공에 대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향후 첨단 데이터센터 기술을 기반으로 오픈AI의 스타게이트 AI 데이터센터의 설계, 구축, 운영 분야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또 앞으로 오픈AI 모델을 사내 업무시스템에 도입하길 원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컨설팅, 구축, 운영 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은 향후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이 오픈AI와 플로팅(Floating) 데이터센터 공동개발을 위해 협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플로팅 데이터센터는 해상에 설치하는 첨단 데이터센터다. 육지에 설치할 때보다 공간 제약이 적다. 열 냉각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탄소 배출량도 감소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은 독자 기술을 바탕으로 플로팅 데이터센터, 부유식 발전설비, 관제센터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재용 회장, '그룹 회장' 면모 재시동…컨트롤타워 재구축 무르익나
삼성이 이날 발표한 오픈AI와의 협력에서 주목할 부분은 전자 계열사 외 그룹사의 참여가 한꺼번에 이뤄졌다는 점이다. 이날 올트먼이 찾은 다른 그룹과는 결정적인 차이점이기도 하다.
삼성은 2016년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렸다. 이어 2017년 미전실이 해체된 이후 전자·건설·금융을 총괄할 사업지원·EPC경쟁력강화·금융경쟁력제고 3개 TF를 구성했다.
하지만 이전의 미전실 체제 때처럼 이종산업 계열사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실제 이종산업에 속한 복수의 계열사들이 같은 사업에 관해 동시에 등장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이 때문에 지난해에도 컨트롤타워 필요성이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됐다.
그러다 이 회장이 올 7월 삼성물산 합병 관련 소송 3심에서도 1·2심과 마찬가지로 '전부무죄'를 받아 사법리스크를 털어내면서 점차 변화의 조짐이 생기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올 8월 25일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갖는 과정에서 삼성의 전자 계열사 외에 다른 그룹사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당시 삼성중공업은 '마스가(MASGA)' 프로젝트에 힘을 실었다. 워싱턴 DC에서 비거마린그룹(Vigor Marine Group)과 미국 해군의 지원함 유지·보수·정비(MRO) 등에 관한 전략적 파트너십(MOU)을 체결했다. 이 MOU로 삼성중공업은 미국 해군 및 해상수송사령부 MRO 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길이 열렸다.
이번에 다시 그룹의 성장을 위해 중요한 프로젝트에 삼성중공업과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삼성SDS와 함께 하면서 그룹사 간 연결고리가 다시 강화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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