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보드]'첫 빅딜' 김희철 네이버 CFO, 비율·지배력·설득 삼중과제네이버 C레벨, 계열사 11곳 이사 겸직 키맨…네이버 금융 '체질개선' 진두지휘
허인혜 기자공개 2025-10-14 08:13:44
[편집자주]
이사회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 등 여러 사람이 모여 기업의 주요 사안을 결정하는 기구다. 이들은 그간 쌓아온 커리어와 성향, 전문 분야, 이사회에 입성한 경로 등이 사람마다 각기 다르다. 선진국에선 이런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을 건강한 이사회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이사회 구성원들은 누구이며 어떤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어떤 성향을 지녔을까. 이사회 멤버를 다양한 측면에서 개별적으로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0월 10일 08시07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희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상반기 말을 기준으로 계열사 11곳의 이사회에 진입해 있다. 그룹의 중심부인 네이버의 CFO를 국내외 계열사 이사로 겸직시키며 재무 전략의 중앙집권 체제를 마련한 셈이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합병은 이같은 체계가 잘 나타나는 '빅딜'이다.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의 포괄적 주식교환은 김 CFO가 재무 컨트롤타워를 지휘하며 처음으로 마주한 빅딜로 꼽힌다. 네이버파이낸셜의 체질을 바꿔 네이버의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시키는 한편 차후 나스닥 상장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만큼 첫 무대가 곧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김 CFO는 시장에 교환비율의 적정성과 네이버파이낸셜 거버넌스 변화, 합병 후 수익·신사업의 성장성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네이버 11개 계열사 보드멤버…그룹 재무전략 컨트롤타워
김희철 CFO는 네이버가 분할되기 전 NHN 시절부터 몸담아온 인물이다. 대부분의 경력을 재무관리 파트에서 채운 후 올해 3월 네이버의 CFO에 선임됐다. 네이버에서는 C레벨로, 네이버의 계열사들에서는 이사회 멤버로 활동 중이다. 네이버클라우드·랩스·I&S·네이버파이낸셜 등 국내 4곳과 해외 7곳, 총 11개 계열사 이사와 감사직을 겸임하고 있다.
그룹 단위로 자금과 리스크, 투자 등의 의사결정을 조율한다는 의미다. 전임자인 김남선 전 CFO가 총 4곳의 계열사 이사회에 참여한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많다. 재무 운영의 중앙집권화를 상징한다는 평가다.
따라서 김 CFO가 취임 후 치른 재무 이벤트들을 보면 네이버의 청사진이 읽힌다. 포털과 커머스에 집중돼 있던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핀테크와 블록체인 기반 수익까지 다변화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두나무가 7월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물적분할했고 네이버파이낸셜이 9월 이 지분의 70%를 사들였다.
두나무 빅딜과 이어지는 거래다. 증권플러스는 두나무가 보유했던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이다. 이 부문을 먼저 확보하면서 네이버는 블록체인·가상자산 사업뿐 아니라 장외주식 거래 라이선스와 인프라까지 손에 넣게 됐다. 장외주식,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네이버파이낸셜의 금융 포트폴리오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시그널이다.

◇합병 전후 김 CFO의 과제는…교환비율 설득부터
김 CFO의 우선 과제는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주식교환비율이다. 시장에서는 두나무의 가치를 약 14조~15조원, 네이버파이낸셜의 가치를 약 5조원으로 추산한다. 주식교환비율은 3대1부터 5대1까지 거론된다.
교환비율에 따라 각자의 입장마다 셈법도 복잡해진다. 교환비율이 두나무에 유리할수록 네이버파이낸셜 주주들의 가치희석은 커진다. 네이버파이낸셜은 2대 주주인 미래에셋그룹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두나무 주주들은 주식매각과 신주인수의 기로에 서 있다. 주주총회 결의가 필요한 만큼 두나무의 주요 주주들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10.59%), 우리기술투자(7.2%), 한화투자증권(5.94%) 등이 두나무의 주요 주주다.
두나무의 주요 투자자들의 결정에 따라 네이버파이낸셜의 신주발행 규모도 좌우된다. 소액주주의 비중도 23%를 넘기 때문에 신주발행은 불가피하고, 이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을 줄이기 위한 자사주 소각이나 배당정책 등 주주환원 정책도 살펴야할 것으로 보인다. 양사 합병이 분명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도 규명해야 한다. 재무 책임자로서는 합병의 비용을 상쇄할 만한 이익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주식교환비율 3대1에 무게를 싣는다. 이 경우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주주가 된다. 이 비율부터 두나무의 비중이 올라갈 수록 송 회장의 지배력도 커진다. 거버넌스가 바뀌는 것으로 김 CFO는 대내외 검토를 통해 교환비율의 투명성을 입증해둬야 한다.
국제회계기준이나 기업의 선례 등을 보면 최대주주가 꼭 경영권 등 실질적 권한을 갖는 것은 아니다. 지분율보다 이사회의 구성과 의결권의 구조가 우선시될 수 있다. 이사회 과반이나 인사권 등 합병 비율에 따른 지배력 변화 시나리오도 김 CFO 등 핵심 경영진이 살펴야할 숙제다.
합병 후에도 과제는 남는다. 합병 후 통합 네이버파이낸셜의 나스닥 상장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현재 두나무는 비상장사,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의 자회사다. 상장하게 된다면 나스닥 체계 아래에서 공시 의무의 강화와 가상자산 규제 등을 고려해야 한다. 비즈니스 통합 후 연착륙 기간을 거쳐 실적 안정과 규제 정합성을 확보한 뒤 상장을 추진하는 방안도 미리 짜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i-point]아이티센피엔에스, 'AI 시큐리티 이노베이션 센터' 개소
- [i-point]한울반도체, 인덕터 외관검사기 성과 가시화
- [i-point]에이루트 자회사, 글로벌 반도체 기업향 수주 급증
- [i-point]경남제약, '지속성 비타민C 1000' 신제품 출시
- [i-point]오르비텍, 파인테크닉스 인수 계획 '이상 무'
- [포스코그룹 CEO 성과평가]이희근 포스코 사장, 위기 속 '체질개선' 통했다
- [그룹의 변신 Before&After]‘미국 전력망’ 인프라 투자, 미래 10년 걸었다
- [그룹의 변신 Before&After]구자열이 그린 ‘강한 LS’, 선택과 집중이 만든 '미래 10년'
- [영우디에스피 줌인]뼈 깎는 채무감축 노력, 비용구조 개선 집중
- [영우디에스피 줌인]높은 삼성디스플레이 의존도, 신사업 반도체 성과 '상쇄'
허인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지배구조 분석/솔리다임]최태원 의장 선임의 의미…SK식 경영 모델 이식
- [정보보안 거버넌스 점검]'해킹 피소' 미래에셋증권, 톱티어 예산에도 사고
- [지배구조 분석/솔리다임]SK하이닉스 자회사 편입된 인텔 낸드 사업부
- [정보보안 거버넌스 점검]증권업계 5년간 피해액 267억…관련 데이터는 들쑥날쑥
- [영상]'조지아 사태'로 흔들린 LG엔솔 '북미 배터리 맵' 진단
- [영상]혁신과 논란, 그리고 무죄…한국 IT '변혁가' 카카오 김범수
- 이사회의 '분위기 메이커'를 찾아서
- [thebell interview]"이사회 합리적으로 구성해야…경영자 출신 많아야"
- [thebell interview]KT 이사회는 선진화됐다…"해킹 이슈도 다뤄야"
- [thebell League Table/2025 이사회 평가]K팝 이끄는 4대 엔터, 이사회 선진화는 아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