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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세미텍, SK하이닉스향 TC 본더 '행방 묘연'올해 추가 발주 제한적, HBM4 진입 여부 관건

김도현 기자공개 2025-10-13 07:41:29

이 기사는 2025년 10월 10일 10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세미텍의 반도체 장비 사업 확장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될 모양새다. SK하이닉스와 거래를 트긴 했으나 여전히 의문부호가 남아있다. 이를 해소해야만 차세대 제품 공급망에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세미텍이 SK하이닉스에 공급한 열압착(TC)본더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양산라인에서 본격 활용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테스트에서 SK하이닉스가 원하는 수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한화세미텍은 SK하이닉스와 올 3월 2건과 5월 1건의 장비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총 800억원을 상회할 정도로 적잖은 규모다. 한화세미텍이 SK하이닉스에 제공하는 TC본더는 HBM을 구성하는 D램(코어다이)을 쌓을 때 쓰이는 설비다.

*한화세미텍 TC본더

이전까지 한미반도체가 주로 납품했다면 올해 들어 한화세미텍이 경쟁 구도를 형성한 것이다. 안팎에서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 만큼 반도체 업계의 주요 이슈 중 하나였다.

이와 별개로 한화세미텍의 반도체 시장 내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AI 생태계에서 HBM으로 급부상한 SK하이닉스를 고객으로 맞이한 덕분이다.

다만 이후 행보는 기대에 부합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직접 공급한 TC본더가 제역할을 못하면서 다음 수주 가능성이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SK하이닉스가 투자 속도를 조절 중인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SK하이닉스의 TC본더 발주량은 연초 계획 대비 축소된 것으로 파악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계약 종료일자가 7월1일로 벌써 3개월 흘렀으나 SK하이닉스 양산라인에 한화세미텍 장비가 들어갔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내년 개화할 6세대 HBM(HBM4) 시장에서 한화세미텍이 고전할 수밖에 없다. SK하이닉스는 올 4분기 중 관련 장비를 소량 발주할 예정이나 한화세미텍은 수주를 따내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련의 상황으로 SK하이닉스 내부적에서도 고심이 크다. TC본더 조달처 다변화 차원에서 한화세미텍을 낙점했으나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서다. 최근 ASMPT 등과의 논의에 속도가 붙은 점도 같은 맥락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한화세미텍과 담보 계약을 맺으면서 리스크를 최소화한 바 있다. 당시 한화세미텍은 자사 토지 및 건물을 담보로 제공했다. 이를 환산하면 SK하이닉스이 한화세미텍에 건넨 금액과 유사하다.

반도체 제조사가 장비사와 담보를 설정하는 건 이례적이다. 설비 구매 과정에서 선금과 잔금으로 나눠 지급하거나 보험사, 은행 등을 통해 보증서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한화세미텍 TC본더의 검증이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방증으로 여겨진다. SK하이닉스의 우려가 어느 정도 현실화한 셈이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한화세미텍은 차세대 장비인 하이브리드 본더를 강조하고 있다. 내년 초 출시를 예고했다. 해당 제품은 차세대 반도체 기술인 하이브리드 본딩을 위해 필요하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별도의 범프를 없애고 칩과 칩을 직접 연결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SK하이닉스 등이 하이브리드 본딩 도입 시기를 늦추고 있는 부분이다. 기존 공정을 좀 더 적용할 수 있게 되면서 하이브리드 본더 구매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메모리 업체들은 최대한 전환을 미루면서 효율적인 투자를 집행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한화세미텍 측은 "올해 공급한 TC본더는 생산라인에 곧바로 투입돼 가동중"이며 "앞으로도 고객사와 지속적으로 협업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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