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피플&오피니언

중복상장에 발목잡힌 IPO 빅딜[thebell desk]

김슬기 자본시장부 차장공개 2025-10-16 08:04:03

이 기사는 2025년 10월 14일 07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주식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웠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이 처음으로 공식 방문한 곳이 한국거래소일 정도로 이번 정부는 주가 부양에 적극적이다. 역대 대통령 중 거래소를 찾은 이는 현 대통령이 유일했다. 지난달에는 국무총리와 더불어 더불어민주당의 당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직접 거래소를 찾아 주식시장 도약을 위한 메시지를 내놨다.

지난 정부에서 금융감독원의 역할이 두드러졌다면 이번 정부에서는 단연 거래소의 존재감이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증시는 몇 달간 뜨겁게 달아올랐다. 다소 조정이 있지만 지난 10일 사상 처음으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가 3600선을 넘어섰다. 연초 2300선 대비 50%가량 상승했고 주요 20개국(G20) 중 단연 돋보였다.

유통시장인 주식시장이 활황을 띄면 자연스레 발행시장인 기업공개(IPO)에도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하지만 정작 IPO를 담당하는 IB들은 최근 주가 상승에도 뜨뜻미지근한 모습이다. 역대급 장세에도 빅딜이 나오지 않고 있는 데다가 거래소 예비심사 역시 통과가 쉽지 않은 탓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통과만 되면 대박'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중에서도 올해 코스피에 상장한 곳은 LG CNS, 서울보증보험, 씨케이솔루션, 달바글로벌, 대신밸류리츠, 대한조선, 명인제약 등 7곳이다. 이 중 절반은 모두 지난해에 거래소 예심을 청구했던 곳으로, 결과적으로 올해 예심 청구를 해서 상장된 곳은 3곳뿐이다. 지난 8월 상장한 대한조선과 이달 초 상장한 명인제약 등은 코스피 상승 수혜를 톡톡히 봤다.

그나마 최근 티엠씨가 코스피 입성을 위한 예심 승인을 받았고 연내 상장을 진행할 예정이다. 중복상장 논란이 있었음에도 모회사 주주와의 소통과 주주환원정책 강화 등을 통해 심사 문턱을 넘겼다. 그럼에도 이후 코스피 주자는 불투명하다. 통상 하반기 예심 청구가 활발히 이뤄져야 내년에 IPO가 이뤄지지만, 뚜렷한 후보군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올해 증시 입성을 목표로 했던 소노인터내셔널은 거래소와의 사전 협의를 통해 예심 청구 일정을 미루기로 했고 에식스솔루션즈의 경우 사전협의를 진행 중이다. 에식스솔루션즈는 LS그룹의 미국 계열사로 복잡한 지배구조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LS→LS아이앤디→슈페리어에식스(SPSX)→에식스솔루션즈로 이어지고 중복상장과 관련된 논란을 돌파해야 한다.

케이뱅크 역시 코스피 후보군으로 꼽히지만, IPO 삼수생인 만큼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내년도 코스피 대어로 꼽히는 곳들 모두 크고 작은 이슈로 증시 입성 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 사이 코스피 시장이 고공행진하면서 IB들은 흘러가는 시간이 아쉬울 수밖에 없는 처지다.

특히나 올해 들어 가장 쟁점이 되는 중복상장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어지간한 대기업의 경우 지주사 체제 하에 있기 때문에 상장되지 않은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마땅한 가이드라인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기업 별로 대응방안이나 시일이 천차만별이다.

물론 IB들이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거래소의 심사를 완화해달라는 것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중복상장과 관련된 통과 데이터가 쌓이다 보면 증권사들의 혼란도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그사이 투자 적기를 놓치는 일만은 없길 바라고 있다. 과연 내년에는 달리는 말에 어떤 기업들이 올라탈 수 있게 될까. 결국 거래소 선택에 달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