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쇼어링 수혜' 공작기계 M&A, 기술·자본 맞물려 '붐업'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 기술 자산 확보 경쟁, 경기 둔화 불구 M&A 지속
윤형준 기자공개 2025-10-16 08:30:25
이 기사는 2025년 10월 15일 13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작기계 업종이 올해 들어 이례적인 인수합병(M&A) 붐을 맞고 있다. 올해에만 굵직한 거래 네 건이 연달아 성사됐다. 전통 제조산업 중 드물게 M&A가 집중된 배경에는 ‘리쇼어링(생산기지 회귀)’과 공급망 다변화라는 세계적 흐름이 자리한다는 분석이다.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DN솔루션즈는 올 8월 독일 공작기계 제조사 헬러그룹의 지분 100%를 약 678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클로징은 내년 1월께로 예정돼 있다.
헬러는 고정밀 머시닝센터 분야에서 130년 이상 역사를 가진 기업으로, 독일·영국·미국·브라질·중국 등 글로벌 거점 생산망을 갖추고 있다. DN솔루션즈는 헬러 인수를 통해 고급 가공기술과 브랜드 경쟁력을 확보하고, 보호무역 강화에 대비한 지역별 분산 생산 체제를 완성할 계획이다. 인수 이후 연결 매출은 약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는 릴슨프라이빗에쿼티(릴슨PE)가 현대위아 공작기계사업부(현 위아공작기계)를 약 3400억원에 인수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 7월 완료된 이 딜은 대기업의 비주력 사업을 분리 매각한 대표적 카브아웃 사례로 꼽힌다. 릴슨PE는 공작기계 전문업체 스맥과 컨소시엄을 꾸려 거래를 진행했으며, 스맥이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해 약 800억원을 출자했다. 향후 릴슨PE가 경영을 주도하되, 스맥이 산업적 시너지를 보완하는 구조다.
MBK파트너스의 경우 지난 5월 일본 마키노후라이스제작소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현재 주식공개매수 방식으로 약 2조4000억원 규모의 거래를 추진 중이며, 인수가 성사될 경우 일본 공작기계 시장의 경쟁 구도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정부의 외자심사 등 절차적 장벽이 남아 있지만, MBK가 전통 제조업 자산을 동아시아 차원의 공급망으로 묶으려는 구상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SNT그룹이 공작기계 제조사 스맥의 최대주주로 복귀하면서 축의 변화가 일었다. SNT홀딩스와 최평규 회장은 지난 6월 스맥 지분 14.74%를 확보했다. 스맥은 앞서 릴슨PE와 현대위아 공작기계사업부 인수를 함께 추진했던 만큼, 주주구조 변화가 향후 사업 운영이나 엑시트 전략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처럼 공작기계 산업의 이 같은 M&A 활성화는 단순히 경기 사이클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제조업의 리쇼어링 기조로 인해 각국이 생산 설비를 내재화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면서, 고정밀 기계 기술을 확보한 기업들의 가치가 급등하고 있어서다. DN솔루션즈가 독일 기술을, 릴슨PE가 국산 제조 자산을, MBK가 일본 시장을 각각 품으려 한 것도 모두 기술 내재화와 공급망 안정이라는 공통된 키워드로 수렴한다.
IB 업계 관계자는 “공작기계 산업은 경쟁사가 적고 기술 진입장벽이 높아 밸류업 전략이 가장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이라며 “고금리와 변동성 속에서도 M&A가 이어지는 건 결국 자본보다 기술, 단기 수익보다 구조 고도화가 기업 가치를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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