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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의 고민, 고파이 미지급 '전액 현물 상환' 책임비트코인 가격 5배 이상 상승, 동일재화·수량 상환 부담 증가

노윤주 기자공개 2025-10-17 09:22:34

이 기사는 2025년 10월 16일 16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낸스는 고팍스 인수 승인을 받았지만 고파이 미지급금 상환이라는 숙제가 남아있다. 고팍스 인수 조건으로 고파이 원리금 전액을 가상자산 현물로 상환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당시 별도 계정에 보관한 '크립토 바스켓'으로 동일재화, 동일수량을 돌려준다는 계획이었다.

문제는 가상자산 가격 급등이다. 고파이 사태 당시 3600만원 수준이던 비트코인이 1억7000만원까지 올라 상환 부담이 5배 이상 늘어났다. 바이낸스 내부에서는 동일수량 상환 원칙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16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고파이 미지급금 상환 방식을 두고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이다. 고파이는 고팍스가 운영하던 가상자산 예치 이자 상품이다. 2022년 말 운용사 제네시스 캐피탈이 FTX 파산 여파로 지급불능 상태에 빠지면서 원리금 상환이 중단됐다.

2023년 고팍스 인수 계약 당시 바이낸스는 이준행 창업자 등 기존 주주들로부터 고파이 채무를 그대로 승계하는 조건으로 인하된 가격에 고팍스 지분을 매입했다. 당시 파악된 미지급금은 560억원 규모였다. 바이낸스는 이 채무를 모두 떠안는 조건으로 고팍스 지분 72.26%를 확보했다.

현재는 2대주주인 BF랩스의 유상증자로 지분율이 67.45%로 줄었지만 여전이 과반 이상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바이낸스는 계약 직후 고파이 원리금에 해당하는 가상자산을 별도 계정에 분리 보관했다. 이를 크립토 바스켓이라 부르며 금융당국 승인이 떨어진 이후 이용자들에게 동일재화, 동일수량으로 상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당초 계획대로 동일수량 상환이 이뤄질지 현시점에서는 미지수다. 가상자산 가격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급등했기 때문이다. 고파이 사태가 발생한 2022년 말 비트코인은 개당 3800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2025년 10월 현재 1억7000만원까지 상승했다.


이더리움도 마찬가지다. 당시 150만원이던 이더리움은 현재 600만원을 넘어섰다. 주요 알트코인들도 대부분 2~10배 이상 가격이 올랐다. 크립토 바스켓에 보관 중인 가상자산의 원화 환산 가치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 셈이다.

바이낸스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원금 600억원 수준의 채무를 승계했는데 동일수량으로 상환하면 1400억원 이상을 지출하는 게 돼 버렸다. 여기에 이자까지 더하면 부담은 더욱 커진다.

이에 바이낸스 내부에서는 상환 방식 재검토 논의가 시작됐다. 리차드 텅 바이낸스 CEO도 최근 방한해 고파이 문제 해결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지만 이사회, 경영진을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일각서는 동일재화 원칙은 유지하되 수량을 조정하는 방안도 거론된다고 알려졌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고파이 피해자들은 2년 넘게 자산을 묶어둔 채 가상자산 상승장의 수익 기회를 놓쳤다. 최소한 동일수량은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바이낸스 결정권자들이 고파이 미지급금을 어떻게 상환할지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라며 "신뢰 측면에서 상환하지 않을 리는 없지만 사업자 수리를 기다리는 동안 코인 가격이 너무 급증해 경영진 입장에서도 다시 따져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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