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주주총회 현장 돋보기]삼성바이오로직스 인적분할 주총서 나온 배당 가이드라인유승호 CFO "FCF 10% 내외 현금 배당 기조 유효, 연내 계획 구체화"

송도(인천)=한태희 기자공개 2025-10-17 14:29:20

[편집자주]

주주총회는 기업의 방향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숫자와 문서로 정리된 안건 뒤에는 주주들의 기대와 우려, 경영진의 고민과 결단이 담겨 있다. 하지만 책상 위 자료만으로는 이 모든 흐름을 온전히 읽어낼 수 없다. 주총장에서 오간 논쟁과 질의응답, 미묘한 온도 차 속에서 기업과 주주 간의 관계가 드러난다. 더벨은 주총 현장에서 직접 포착한 주요 이슈와 기업의 전략적 변화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5년 10월 17일 13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적분할이 배당 정책에 영향을 미칠 부분은 제한적이다. 연내 사업 전망 및 중장기 투자 계획을 검토해 배당 정책을 수립하고 주주들에게 안내하도록 준비하겠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임시주총에서 인적분할이 통과된 가운데 또 하나의 화두로 떠오른 게 '배당 정책'의 도입 여부였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분리하는 인적분할 과정에서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요구가 커지면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설립 후 한 번도 배당을 실시한 적이 없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FCF(잉여현금흐름)의 10% 범위 내 현금 배당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시점 역시 공교롭게 2025년 이후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당시 정책 기조 속 연내 구체적 계획을 수립하겠다면서 배당 정책이 인적분할과는 관련이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분할계획서 승인, 다음 달 24일 '변경상장 및 재상장'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7일 오전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단일 의안인 분할계획서 승인 안건이 상정됐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의장으로 연단에 섰다. 분할기일은 11월 1일로 각 법인은 11월 24일에 변경상장 및 재상장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5월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 부문을 존속법인으로 유지하는 한편 투자 부문을 분할신설법인으로 분리하는 인적분할을 결정했다. 이번 주총에서의 안건 통과로 투자 부문이 분할되며 신설법인인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설립된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안건 설명에 이어 주주 질의가 진행됐다. 유승호 삼성바이오로직스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 김형준 삼성바이오에피스 CFO 부사장이 답변에 나섰다. 인적분할의 배경부터 신설 법인 삼성에피스홀딩스로의 자금 지원 계획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유 부사장은 "이번 분할로 일부 고객사들의 오인과 꾸준히 제기돼 왔던 이해상충 문제를 해소해 사업의 성장 모멘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상호 관세 부과, 약가 인하 등 대외적으로 크고 작은 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현재 본연의 사업 목적에 집중해 궁극적으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함께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순수 지주회사로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상업화 사업을 수행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을 100% 승계한다. 아울러 자회사 등의 관리 및 신규 투자를 진행한다. 각각의 순자산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정해진 분할 비율은 약 65대35다.

유 부사장은 "인적 분할 이전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투자 업무를 담당하던 부분으로 해당 부분의 중장기적 사업 전략 실행을 위해 기존부터 1000억원 이상의 투자가 계획되어 있었다"며 "향후 투자의 최소 금액인 1000억원을 이관하게 됐다"고 말했다.

◇공격적 CAPEX 확대, FCF 기반 주주환원정책 고민

주주환원정책과 연계한 배당 정책 역시 화두로 떠올랐다. 일각에서는 인적분할이 기업가치 또는 주주가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배당 정책의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2011년 설립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아직 한 차례도 배당을 실시한 적이 없다.

이 같은 시각은 인적분할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 정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다. 순자산 가치 등 눈에 보이는 재무지표 외에도 바이오시밀러 및 신사업인 신약 개발 등에 대한 기대감이 모회사의 가치로 반영돼 왔다는 평가다.

유 부사장은 "2025년 이후 FCF 기준 약 10% 범위 내 현금 배당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고 현재까지 이 정책이 있다"며 "이번 분할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배당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아직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할 결정 후에도 CDMO 사업의 홀로서기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3조4000억원의 수주를 달성했다. 별도 기준 매출은 2조138억원, 영업이익 9069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을 45%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유 부사장은 "연내에 사업 전망 및 중장기 투자 계획 등을 검토해 배당 정책을 수립하고 주주 여러분께 안내 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배당 정책이 연내 구체화되고 실현되더라도 충분한 주주 환원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매년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제 FCF 규모가 비교적 크지 않기 때문이다.


FCF의 산출 방식은 다양하지만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에서 자본적지출(CAPEX), 배당금지급을 차감해 계산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작년 NCF는 1조3828억원이지만 CAPEX가 1조3238억원에 달해 FCF가 591억원에 불과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FCF는 2598억원으로 늘어났으나 이 가운데 10%를 배당에 활용한다고 해도 약 260억원이다. 현재 발행 주식 총수 7117만4000주를 기준으로 환산한 주당 배당금은 약 365원 수준에 불과하다.

CAPEX를 단기간에 줄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32년까지 5~8공장 건설에 7조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물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FCF와 별개로 올해 상반기 기준 5조7865억원의 이익잉여금을 보유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