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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League Table/2025 이사회 평가]관리의 삼성이 '견제의 삼성'으로…투명성 상위 석권[그룹]사외이사 역할론 강화, '총수 경영' 넘어선 선진 거버넌스 도입

최은수 기자공개 2025-10-29 08:20:25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사회는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이사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평가가 중요한 이유다. theBoard가 독자적인 평가 툴로 만든 이사회 평가를 기반으로 국내 상장 기업들의 베스트프랙티스에 대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0월 27일 0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물산·바이오로직스가 theBoard의 이사회 평가 '견제 기능' 부문에서 최상단을 차지했다. 이들은 견제기능 외에도 정보접근성에서도 상위 10위권에 자리했다.

그간 '관리의 삼성'으로 지칭되는 삼성은 전방위적으로 촘촘한 조직문화를 자랑한다. 다만 이번 평가를 종합하면 삼성그룹은 특유의 기업 문화에다 거버넌스 선진화를 위한 노력을 더했다. 국내 최고 기업집단에 걸맞은 이사회를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바이오·물산·전자, '견제기능' 1~3위 나란히

theBoard의 2025 이사회 평가는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400개 기업과 코스닥 100개 기업의 이사회를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 △평가개선 △경영성과 등 6개 항목으로 살펴 정량화했다. 이 가운데 '견제기능'은 사외이사 독립성, 감사위원회 전문성, 내부거래·보상 심의의 실효성, 분과위원회 운영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다.


이에 따라 살펴본 삼성 주요 계열사들은 견제기능과 정보접근성 항목에서 상위권에 위치했다. 특히 견제기능 항목을 살펴보면 500개 기업 가운데 1~3위를 삼성 계열사가 차지해 눈길을 끈다.

견제기능 총점으로 살펴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43점으로 1위를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점 223점으로도 500개 기업 가운데 최상위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았는데 이 가운데서도 견제기능의 평점이 가장 높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년 연속 이사회 최우수 기업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배경으론 견제기능에 중점을 둔 이사회 시스템이 갖춰졌기 때문으로 요약된다. 2025년 이사회 평가에서 견제기능은 이사 추천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 경영자 및 C레벨 선임의 적정성,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전문성, 내부거래 및 보수 절차의 합리성 등을 살핀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집계 기간 동안 '사외이사만의 회의가 개최된 횟수가 10회 미만을 기록해 3점을 기록한 것 외엔 모든 지표에서 만점에 해당하는 5점을 받았다.

삼성물산 또한 4.6점의 견제기능 평점을 받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뒤를 이었다. 특히 두 자릿수가 넘는 사외이사 중심의 분과위원회가 운영된 점을 보면 이사회 견제기능이 실질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개최 횟수만 놓고 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7회)보다 많았다.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한 활발한 이사회 활동에 감사위원회에 회계·법률 전문가가 다수 포진해 있는 점도 삼성물산 이사회의 높은 견제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강조하는 투명 경영 기조에 따라 ESG·내부통제 관련 보고 라인을 정례화한 점도 삼성물산의 독립성 확보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삼성물산은 총점 202점으로 그룹 내 2위를 차지했다. 견제기능(41점)과 참여도(37점) 모두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건설·상사·리조트 등 다양한 사업군을 아우르는 복합기업 구조 속에서도 이사회 논의가 실제 의사결정 과정에 반영되는 구조가 뚜렷하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ESG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가 분리 운영되며 외부 사외이사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해 독립성이 높다는 평가다. 다만 경영성과(27점) 항목에서는 다른 계열사 대비 다소 낮은 점수를 받아 향후 실행력 제고가 과제로 지목됐다.

삼성전자도 견제기능을 기준으로 500개 기업 가운데 3위에 자리했다. 총점 또한 212점으로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현대모비스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특히 견제기능(39점)과 구성(40점)이 균형을 이룬 점이 눈길을 끈다. 국내 대표기업에 걸맞게 전문성이 높은 사외이사를 중심에 둔 이사회를 꾸렸다는 뜻이다.

◇'총수와 관리의 삼성'을 너머 '이사회 중심 삼성'으로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이사회 견제기능 외에도 정보 접근성 항목에서 나란히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는 단순히 삼성 계열사들이 내부 통제 강화에만 힘쓴 것이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거버넌스 방침을 '관리'에서 '이사회 중심'으로 끌어올렸음을 의미한다.

theBoard가 집계한 2025년 이사회 평가 상위 20위 내에는 삼성 계열사 외에도 LG화학, KT, SK이노베이션 등이 이름을 올렸다. 다만 견제기능 점수 기준으로 보면 삼성 계열사의 평균(41점)이 다른 대기업 집단 평균(33점)을 8점 이상 앞질렀다.

이런 지표는 그간 삼성을 설명하는 '관리의 삼성'이라는 별칭이 현재의 삼성과 더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을 함의한다. 그가 관리의 삼성이란 타이틀은 삼성 특유의 조직적 통제와 효율성에 초점이 맞춰진 기업 문화를 함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 주요 계열사의 이사회 구성 전반을 살펴보면 사외이사를 둔 관리와 통제를 넘어 전문성과 참여도를 높여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는 형태로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력 계열사 이사회가 재무·법률·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외부 전문가 중심으로 재편된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국내 주요 기업에서 총수의 강력한 장악력이 우선되고 이사회 멤버들은 의사결정에선 보조적 역할을 담당한다는 편견을 넘어선다. 특히 이들이 직접적인 경영 견제와 전략 자문 기능을 주도하는 형태를 보여주는 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삼성 계열사들의 이사회를 둔 성취는 총수 중심 지배구조에서 점진적으로 벗어나 선진적 거버넌스가 연착륙하려는 신호탄으로도 읽힌다. 외부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내부통제 강화, ESG 연계 의사결정 등을 이사회가 주도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 등이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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