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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인사이트]'혁신에서 안정으로'…변곡점 맞은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투자[바이오·헬스케어]①불확실성 대신 '확실한 매출' 선호, 현금흐름 중심으로 재편

최재혁 기자공개 2025-10-30 08:15:20

[편집자주]

한때 혁신의 상징으로 불렸던 신약개발 중심의 바이오 투자가 임상 리스크와 자금 경색에 막혀 위축된 모양새다. 대신 보험급여 기반의 제약사, 글로벌 유통망을 보유한 의료기기 기업 등 안정적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영역으로 자본의 시선이 이동하고 있다. 더벨은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의 투자 지형이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지, 그리고 PEF를 비롯한 주요 투자자들이 어떤 새로운 전략을 세우고 있는지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0월 21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팬데믹 이후 고금리 기조와 자본시장 위축 속에서 한때 혁신의 상징으로 불렸던 바이오 섹터가 구조적 조정기를 맞고 있다. 2021년을 정점으로 과열됐던 신약개발 투자는 임상 실패와 자금조달난이 겹치며 급속히 식었다.

현재 바이오·헬스케어 시장은 다시 ‘현금흐름이 보이는 자산’으로 시선을 돌리는 모습이다. 보험급여 체계 아래 안정적인 매출을 내는 제약사, 글로벌 유통망을 보유한 의료기기 기업들이 새로운 피난처로 부상하면서 바이오·헬스케어 시장의 자본 흐름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버블 이후, 자금의 무게중심 이동

글로벌 경기둔화와 금리 고착화는 바이오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을 직격했다. 딜로이트 분석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바이오테크 파산 신청 건수는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IPO 시장도 동시에 냉각됐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흐름이다. 신약개발 중심의 중소 바이오 기업들이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M&A 거래는 임상 파이프라인보다 매출 기반 사업으로 옮겨갔다.

자본시장 위축과 신약개발 리스크로 바이오 M&A가 급감하고, 대신 보험급여·유통망을 갖춘 제약사·의료기기 기업 중심의 안정형 투자가 부상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단기 실적 변동이 크고 리스크가 높은 혁신형 자산보다 현금흐름이 검증된 기업을 선호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헬스케어 산업 딜 규모 및 밸류에이션 추이 (출처=삼일PwC)

빅파마들도 예외가 아니다. '특허 절벽' 속 글로벌 제약사들은 포트폴리오 공백을 메우기 위해 볼트온 M&A에 나서고 있지만, 대상은 대부분 후기 임상 단계의 자산이다. 혁신보다는 '예측 가능한 수익성'이 다시 우선순위로 올라온 셈이다. 재무적 투자자(FI) 입장에서도 불확실성이 큰 신약개발보다 보험급여나 B2B 계약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 모델이 더 매력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보수적 흐름 속에서도 바이오·헬스케어 M&A 시장은 새로운 성장 축을 찾아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의 M&A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고, 지정학적 리스크는 한국 등 아시아 기업에 '대체 공급망' 기회를 열고 있다. 또 AI와 디지털헬스의 부상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기업들이 새로운 타깃으로 부상하고 있다.

◇'안정에서 확장으로'…새 판 짜는 바이오·헬스케어 M&A

제약·바이오 업종에선 제조 기반을 갖춘 기업이 인수 타깃으로 부상했다. 삼일PwC에 따르면 최근 2년간 국내 헬스케어 M&A의 60% 이상이 제약 생산시설·의약품 유통 등 현금흐름형 사업에 집중됐다. SK·롯데·OCI 등 대기업은 CDMO(위탁개발생산)·CRO(임상시험수탁) 기업을 잇따라 인수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했고, 비헬스케어 기업들도 안정적 현금창출 자산으로 헬스케어를 주목하고 있다.

또 다른 축은 의료기기·미용 의료 부문이다. 국내에서는 MBK파트너스의 오스템임플란트(2.3조원), 메디트(2.4조원) 인수 등 굵직한 거래가 이어지며 시장을 견인했다. 클래시스, 루트로닉, 제이시스메디칼 등 에너지 기반 미용기기(EBD) 업체도 FI들의 연쇄 인수 대상으로 부상했다.

PEF의 투자전략 역시 '이중 트랙'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한 축은 보험급여·B2B 매출 기반의 제약·유통 기업으로 펀딩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향이고, 다른 한 축은 의료기기·디지털헬스 등 성장형 섹터로 확장하는 전략이다.

국내 FI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형외과·체외진단 등 비(非)미용 영역까지 타깃을 넓히는 추세다. 바이오·헬스케어 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신약개발 성공이 유일한 밸류업 스토리였지만, 지금은 제조·유통·기기·데이터가 연결된 포트폴리오 접근이 대세"라고 말했다.

정책 환경의 변화도 시장 확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정부가 'K-바이오·헬스산업 혁신전략'을 통해 세제 혜택과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추진하면서 국내외 투자자들의 실사 속도와 거래 완결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고령화와 건강보험 수가 개편은 장기 수요를 담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결국 헬스케어 M&A 시장은 '혁신에서 안정'으로, 다시 '안정에서 확장'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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