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타트업 리포트]이충현 페블스퀘어 대표 “뉴로모픽, AI반도체 새 길 연다”⑤IBM·TSMC 거친 전문가, PIM 기술 개발 이끌어
이채원 기자공개 2025-10-24 07:53:10
[편집자주]
과학기술부총리를 부활시키고 국가AI전략위원회를 출범하는 등 정부는 인공지능(AI) 산업을 국가 전략 축으로 삼고 있다. 창업·벤처 예산 역시 대폭 증액되며 AI 스타트업 생태계에 자금과 정책 지원 역시 쏟아지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레 AI 스타트업으로 향한다. 더벨이 주요 AI 기업들의 현황과 비전을 짚어보고 AI 산업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주자를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5년 10월 22일 09: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I(인공지능) 반도체는 버블이다. 하지만 버블 속에서도 진짜는 남는다.”페블스퀘어의 이충현 대표(사진)는 최근 더벨과 만나 한국 AI 반도체 생태계를 진단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는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쌓아올리고 있다”며 “IBM에서도 못했던 것을 스타트업의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충현 페블스퀘어 대표는 반도체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로 일본 도쿄대학교에서 재료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미국 IBM 연구소에서 약 5년간 차세대 반도체 공정 및 소자 구조 연구를 수행하며 최첨단 노드 기술 개발에 참여했다. IBM 재직 시절에는 메모리와 연산 기능을 결합한 ‘뉴로모픽(Neuromorphic)’ 반도체의 핵심 소자인 멤리스터(Memristor) 연구를 주도하며 인공지능 반도체 설계의 기초를 다졌다.이후 중국 저장대학교 교수로 부임해 연구를 이어가며 학계와 산업계를 아우르는 기술적 기반을 확립했다. 이후 뉴로모픽 반도체의 상용화 가능성을 확신하고 2021년 9월 교수직을 내려놓은 뒤 페블스퀘어를 창업했다. 현재는 IBM·TSMC·Arm 등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와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AI 연산 효율화를 위한 차세대 뉴로모픽 반도체 및 PIM(Processing-in-Memory) 기술 개발을 이끌고 있다.
◇양산 단계 진입…한국·일본서 실증 성과 가시화
그는 “IBM에서 5년 동안 수천억을 쏟아부었지만 뉴로모픽 칩은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며 “삼성, 글로벌 파운드리들도 매년 200억원에서 500억원씩 내며 연구를 대행했지만 결과는 같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오히려 그 실패에서 기회를 봤다. “작은 50CC 오토바이 엔진부터 만들어야 하는데 대기업들은 8000CC짜리 경주용 엔진을 만들었던 상황”이라며 “이후 페블스퀘어를 창업해 기초부터 다시 시작했다”고 했다. 대기업은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 갇혀 2억원짜리 초고성능 칩을 계속 만들지만 스타트업은 애초에 레거시가 없어 저가·보급형 시장에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페블스퀘어가 만드는 칩의 핵심은 비(非) 폰 노이만 구조다. 이 대표는 “CPU와 메모리를 분리해 데이터를 오가게 하는 기존 구조는 발열, 전력 소모, 속도의 한계가 있다”며 “우리는 기억과 연산을 한곳에서 동시에 처리하는 뇌와 같은 방식을 택했고 그것이 뉴로모픽이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두 종류의 칩을 개발했고 일부는 이미 양산에 들어갔다. 그는 “한국에서는 전기 화재 예방 솔루션, 일본에서는 건설 인프라 대기업과 PoC를 끝내고 양산 계약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진출 활발…인재 수급 필요성
이 대표는 페블스퀘어의 비전을 ‘모든 사물에 지능을 더한다’로 정의했다. 그는 “인터넷이 없는 가정이나 취약계층도 저렴한 온디바이스 AI 칩으로 충분한 성능을 누릴 수 있게 하고 싶다”며 “지금은 아날로그 PIM 칩이라는 작은 블록을 만들었고 내년에는 이 블록들을 확장해 자동차나 로봇에 적용할 수 있음을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비전을 구현하기 위해 글로벌 진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는 “올해 5월 일본 도쿄에 법인을 세웠다”며 “일본 정부의 우수 기업 유치 프로그램을 통해 최대 1억엔을 지원 받았고, 현지 엔지니어 채용도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중국 상하이 오피스를 비롯해 동남아·미국에서도 PoC가 진행되고 있다.
그는 글로벌 확장 과정에서 인재 수급과 제도적 보완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 대표는 “AI 반도체는 설계가 핵심인데 한국은 관련 인재풀이 아직 충분치 않다”며 “반면 중국 엔지니어들은 경험이 많아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높다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외국인 고급 인력 비자를 전체 인력의 20%까지만 허용하고 있다”며 “미국처럼 특수 능력자 비자(O-1)가 도입된다면 국적에 구애받지 않고 인재를 영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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