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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이사회 중심 내부통제, 경영 효율화의 열쇠"정순섭 신영증권·한화생명 사외이사 "규제 완화 조건은 자발적·내부적 규제"

이지혜 기자공개 2025-10-27 08:17:13

이 기사는 2025년 10월 24일 10: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사를 향한 규제 압박이 나날이 강해지고 있다. 은행뿐 아니라 증권사, 보험사 등을 향해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하라는 주문이 거세졌다. 이를 두고 일선에서는 과도한 규제로 경영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정순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사진)는 다른 견해를 제시한다. 강력한 내부통제야 말로 규제 완화의 조건이자 경영 효율화의 기반이라는 입장이다. 외부 규제의 세부 지침을 줄이려면 내부의 자율 규율이 먼저 바로서야 한다는 뜻이다.

오랜 기간 금융규제법을 연구한 끝에 얻은 통찰이다. 정 교수는 KDB산업은행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호주 멜버른대학교(University of Melbourne)에서 법학박사를 받았다. 2015년부터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금융규제법을 다룬 그는 현재 한화생명과 신영증권 사외이사도 겸직 중이다.

◇"자발적 내부통제가 규제 완화의 전제 조건"

“규제를 완화하려면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금융감독원 등의 외부적 규제가 필요없을 만큼 내부적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래야 지금같은 규정 중심 규제를 원칙 중심 규제로 바꿔 궁극적으로 경영 효율화를 도모할 수 있다.” 정 교수의 주장이다.

정 교수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하는 게 경영 효율화를 달성하는 길이라고 바라봤다. 금융당국이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시장 신뢰 확보라는 원칙만 제시할 수 있도록 자발적으로 규율 체계를 확립해야 기업들이 말하는 효율적 경영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특히 이사회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바라봤다. 정 교수는 “한국은 금융당국이 매우 상세하게 감독을 시행하며 규정 중심 규제를 채택하고 있어 이를 준수하는 방법도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다”며 “특히 금융사는 준법감시인을 중심으로 한 내부통제 체계가 오래 전부터 구축돼 있는데 이는 이사회의 역할을 강화하는 기제”라고 말했다.

준법감시인은 금융사가 내부통제 기준을 준수하는지 점검하고 이를 위반했을 경우 이사회의 감사위원회에 보고하는 역할 등을 수행한다. 즉 준법감시인의 견제 아래에서는 CEO가 독단적으로 행동하기 어려우며 내부통제 관련 최종 의사결정권이 이사회로 집중된다는 의미다.

이는 정 교수가 금융사 사외이사들에게 늘 강조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그는 금융감독원이 금융연수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운영 중인 ‘지주·은행 사외이사 역량 강화 교육 프로그램’에서 수년째 강의를 맡아 이사회 중심의 내부통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통제·감사·위험관리, 기능 중복 아닌 시각 다양화"

정 교수는 실제 기업 이사회에서도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고 이행을 감독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는 한화생명과 신영증권 이사회에서 내부통제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각각 감사위원회에도 소속되어 있다. 이밖에 한화생명 위험관리위원회에도 이름을 올렸다.

정 교수는 내부통제위원회, 감사위원회, 위험관리위원회 모두 목적과 결은 같지만 각각 리스크에 대한 접근성에 차이가 있다고 바라본다. 그는 “내부통제는 사고를 미리 막기 위해 기준과 시스템을 세우는 사전적 기능을 수행한다면 감사위원회는 발생한 사안을 구체적으로 점검하는 사후적 기능을 수행하고 위험관리위원회는 그 중간 단계에서 리스크를 상시 관리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고 말했다.

이사회 내 세 기구 모두 궁극적 목적이 같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역할 중복에 따른 효율성 문제를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 교수는 이에 대해 “내부통제와 감사, 위험관리위원회를 따로 두는 것은 객관적이고 외부적 시각으로 사안을 볼 수 있는 눈을 종전 한두 개에서 세 개로 늘린 것”이라며 “집중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한다는 점에서 안전성 극대화를 통한 경영 효율화를 도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내부통제 시스템의 일환인 책무구조도는 기업, 금융업권마다 어떤 차이를 보일까. 책무구조도는 내부통제의 구조적 틀 속에서 작동하는 일종의 세부 지도로 임원별 위험 관리 책임의 분담을 구체화하는 도구로 이해할 수 있다.

정 교수는 “책무구조도는 금융사가 맞닥뜨리는 위험의 종류, 의사결정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며 “전통적 위험은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마다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지만 자본시장이 발전하면서 이들이 당면하는 위험이 점점 동일하게 수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금융사 별 책무구조도 차이는 경영 의사결정 구조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다. 그는 “책무구조도 또한 효율성 등에 대한 지적을 받고 있지만 내부통제의 관점에서 책임범위를 명확히하고 구체화한다는 점에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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