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인사이트]바이오vs의료기기, 상이한 M&A 전략 '눈길'[헬스케어]②바이오, 볼트온·플랫폼 중심…의료기기, 고부가 기술에 집중
최재혁 기자공개 2025-10-31 08:03:52
[편집자주]
한때 혁신의 상징으로 불렸던 신약개발 중심의 바이오 투자가 임상 리스크와 자금 경색에 막혀 위축된 모양새다. 대신 보험급여 기반의 제약사, 글로벌 유통망을 보유한 의료기기 기업 등 안정적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영역으로 자본의 시선이 이동하고 있다. 더벨은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의 투자 지형이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지, 그리고 PEF를 비롯한 주요 투자자들이 어떤 새로운 전략을 세우고 있는지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0월 23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헬스케어 섹터는 큰 틀에서 제약·바이오 산업과 의료기기 산업으로 구분할 수 있다. 바이오는 리스크를 감수하는 대신 안정적 현금흐름과 기술 플랫폼 확보로 방향을 돌렸다. 의료기기 산업은 정형외과·진단 등 고부가 기술형 자산으로 투자 초점이 옮겨가고 있다.◇바이오 볼트온 확산…불확실성 피해 기술에 베팅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의 경우 대형 제약사들이 포트폴리오 공백을 메우기 위한 인수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존슨앤존슨은 지난 1월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 개발사 인트라-셀룰러테라피스를 약 146억달러에 인수했다. 일라이 릴리는 유방암 치료제 개발사 스콜피온테라퓨틱스의 자산을 25억달러에 사들였다. 임상 후반부 완성형 자산을 중심으로 한 볼트온(Bolt-on) 전략이 글로벌 M&A 흐름을 이끌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도 비슷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 SK, 롯데, LG, OCI 등은 위탁개발생산(CDMO)·임상시험수탁(CRO) 등 밸류체인 전반으로 투자 영역을 넓히고 있다. SK그룹은 해외 제약·바이오 기업을 상대로 굵직한 메가딜을 성사시키며 몸집을 불렸다. SK팜테코의 이포스케시, SK바이오사이언스의 IDT바이오로지카 인수가 대표적이다.
녹십자·유한양행·HLB 등 중견사들도 기술 확보형 인수에 잇따라 나섰다. 삼일PwC에 따르면 최근 2년간 국내 헬스케어 M&A의 60% 이상이 생산시설·유통망 등 현금흐름형 사업에 집중됐다. 자금 여건이 어려운 중소 바이오텍들이 파이프라인을 매각하며 현금 확보에 나서는 반면, 상위권 제약사들은 제조 인프라와 기술 플랫폼을 사들이고 있다.
주목받는 기술 섹터는 항체약물접합체(ADC)다. ADC는 항체에 항암제를 결합해 암세포만 정밀 타격하는 차세대 표적 치료 기술로, 임상 리스크가 낮고 상업화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M&A 타깃으로 부상했다. 화이자가 지난해 시젠(Seagen)을 430억달러에 인수하며 ADC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것이 대표적이다.
◇구조조정 끝낸 의료기기, 정형·진단 중심 고부가 기술에 초점
의료기기 산업은 2022년까지만 해도 포트폴리오 조정과 구조개편의 영향으로 거래가 줄었지만, 2023년 하반기 들어 기술 경쟁력이 검증된 기업을 중심으로 M&A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2조3000억원)와 메디트(2조4000억원)를 연이어 품은 MBK파트너스를 시작으로 굵직한 거래가 잇따랐다.
시장 흐름은 명확하다. 매출 중심의 캐시카우 기업 역시 여전히 매력적인 매물이지만 정형외과, 체외진단, 수술 장비 등 고부가 기술 중심으로 무게추가 옮겨가고 있다. 글로벌 메드테크 대기업들이 치과·진단기기 분야에서 중소기업을 흡수하며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국내 기업들 역시 미국·유럽 유통망을 보유한 기업과의 제휴나 공동개발을 통해 수출 비중을 높이고 있다. MBK파트너스 품에 안긴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해 브라질 덴탈 임플란트 3위 기업을 인수한 바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진단 솔루션, 원격의료 시스템 등 디지털헬스 융합형 거래도 새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의료기기 내에서도 미용의료기기(EBD·주사제 등)는 별도의 시장으로 분화되고 있다. K-뷰티 열풍과 맞물려 미용 의료기기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매력적인 산업 스토리와 투자 상방이 열려있는 만큼 재무적 투자자들 위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클래시스, 파마리서치, 루트로닉 등 대형 거래가 2022년 이후 꾸준히 이어졌다.
2020년대 헬스케어 섹터는 임상 리스크를 피하면서도 기술 플랫폼을 확보하는 지능형 딜로 진화하는 형국이다. 의료기기는 고부가 기술 중심의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 불확실성을 피하려는 자본이 산업의 방향을 명확히 만들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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