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10월 29일 0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얼마 전 LG화학에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캐피탈의 주주제안이 날아들었다. 같은 날 만난 LG화학 관계자는 차분했다. 주주가치 제고는 항상 지향하고 노력하는 바이나 제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여력이 현실적으로 크지 않다고 했다.그럴 만도 하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극한의 침체기를 지나고 있다. 4년 전 별도기준 3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였던 LG화학도 올들어서는 영업손실을 내는 상황으로 몰렸다. 체질 개선을 위해 유동성을 필사적으로 방어해야 하는 처지다.
팰리서캐피탈의 LG화학 보유 지분율은 1%에 불과하다. 때문에 LG화학이 주주제안을 덮어둘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다만 제안을 뜯어보면 수용할 만한 지점도 있다. 그 중 하나가 이사회의 개선이다.
팰리서캐피탈은 LG화학 사외이사가 전원 학계 출신으로 구성돼 경영적 제언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LG화학에게 기업인 출신 사외이사는 2007~2014년 활동한 박일진 전 한국다우케미칼 대표이사가 마지막이다. 10년 넘게 외부로부터에 경영 제언에 무심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업계 차원의 구조조정과 개별 기업들의 사업 재편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기업 경험을 통해 경영의 논리를 접해 본 사외이사의 존재가 귀중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국내 화학 4사(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금호석유화학) 중 오직 LG화학에만 이런 사외이사가 없다.
이외에도 LG화학의 이사회에는 개선이 필요한 지점이 여럿 있다. 일례로 CEO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가 이뤄지지 않았고 기타비상무이사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소속돼 있는 등 이사회의 독립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다. theBoard의 '2025 이사회 평가'에서 LG화학은 화학 4사 중 순위가 가장 낮았다. 국내 1위 화학사 LG화학에게 어울리는 위치는 아니다.
팰리서캐피탈은 LG화학의 주가 수준이 순자산가치 대비 74% 할인돼 있으며 이로 인해 69조원의 가치 격차가 발생한다고 했다.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으나 저평가로부터 아예 눈을 돌리는 것도 곤란하다. 자산총계 94조원, 자본총계 45조원의 LG화학에게 30조원 안팎의 시가총액은 '너무 작은 옷'이다.
LG화학으로서는 기업가치의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해 나가야 한다. 이사회 개선은 할 수 있는 것이다. 현실을 이유로 그냥 지나치기에는 1% 지분율의 목소리에 분명 충실한 부분이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피플&오피니언
강용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효성의 CFO]최종일 효성티앤씨 전무, 다운사이클 속 '차입 관리' 성과
- [지배구조 분석]네이버-소뱅 '불편한 동거' vs 카카오-텐센트 '든든한 우군'
- [네이버·카카오 리더십]준법감시 핵심…네이버는 '이사회', 카카오는 '독립기구'
- [thebell note]임원으로서의 자부심을 심는 방법
- [효성의 CFO]이창호 효성중공업 전무, 호황 속 고민 '진흥기업'
- [지배구조 분석/네이버·카카오 리더쉽]CFO가 통제권 쥔 네이버 vs 자율성 기반 카카오
- [효성의 CFO]송기호 효성화학 상무, 유동성 위기 극복 중책
- [효성의 CFO]김광오 효성 부사장, 계열사 지원-배당 회복 과제
- [Financial Index/생명·손해보험]상장사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 증대, 코리안리 적립액 감소 부각
- [Financial Index/손해보험]삼성화재, 보험부채 부동의 1위…디지털 보험사 두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