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출혈경쟁]이스타항공, 확장전략 '승부수' 자본잠식 '벽' 넘을까VIG 인수 후 기단·노선 동시 확장… 여객 격차 축소에도 수익성 개선 '관건'
박성영 기자공개 2025-11-05 07:39:48
[편집자주]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9개로 늘어나면서 과잉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노선 중복, 가격 덤핑이 구조화되며 출혈 경쟁은 일상이 됐다. 수요 회복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악화 일로다. 소비자 선택지는 늘어난 데 반해 기업의 지속가능성은 후퇴했다는 평가다. 수익성 확보를 위한 구조 재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더벨은 국내 LCC 사업 현황과 재무를 점검하고 각 항공사들이 준비하는 미래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0월 31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의 중위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팬데믹 이후 보복 여행 특수가 잦아들고 환율 부담이 겹치면서 거점 공항 슬롯과 운수권을 둘러싼 전략이 실적을 좌우하는 모양새다. 특히 알짜 노선 확보 여부가 LCC 판도를 흔드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이 틈을 파고든 곳이 바로 이스타항공이다. 두 번에 걸친 손바뀜과 세 차례의 완전자본잠식을 거친 뒤에도 기단을 20대 수준으로 확대하는 등 승부수를 던졌다. 특히 에어부산과의 여객 격차를 빠르게 좁히며 LCC 4위권 진입을 바라보고 있다.
◇2번의 손바뀜에 3번의 완전자본잠식, 남은 과제 '산적'
이스타항공은 동방의 별이 되겠다는 포부를 안고 2007년 설립됐다. 그러나 치열한 LCC 업계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해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며 2019년 M&A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됐다. 당시 제주항공이 실사를 실시하고 SPA를 체결하는 등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했으나 2020년 7월 인수를 돌연 포기했다. 이스타항공으로선 이미 항공운항증명(AOC) 효력도 종료돼 완전자본잠식을 벗어날 방법이 없는 상태였다. 결국 회사는 2021년 1월 기업회생절차를 밟게 됐다.
회생절차를 밟게 된 이스타항공을 품에 안은 건 충청도 지역 건설사인 성정이었다. 성정은 2021년 6월 700억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모두 납입하고 장기대출을 지원하는 등 물심양면으로 힘썼다. 그러나 AOC 발급이 지연되며 비행기를 한 번도 띄우지 못하자 성정은 결국 2023년 이스타항공을 사모펀드인 VIG파트너스에 매각했다.

이스타항공을 품은 VIG파트너스는 가장 먼저 증자를 시행해 잉여금을 늘렸다. 구체적으로는 당해 2월 1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바로 다음 달에는 무상감자를 연이어 시행해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탈출했다. 그 결과 2023년 말 이스타항공의 자본총계는 5년만에 플러스(+)를 기록하게 됐다.
다만 재도약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이스타항공의 재무는 다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AOC 효력이 정지됐던 2020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여타 항공사들과 벌어진 격차를 메우기 위해 싼값에 항공권을 판 게 주요했다. 2024년 기준 약 716만명의 승객을 태우며 LCC업계 5위를 기록했지만 매출원가 비중이 97%에 달해 25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스타항공이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처음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건 2011년이었다. 당시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은 와중 충분한 마진을 남기지 못하며 6년간 완전자본잠식 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2017년에는 실적이 반짝 개선되며 한동안 자본총계가 플러스(+)를 기록했지만 2019년 실적이 악화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됐고 2024년에는 업황 회복에도 항공기를 추가로 도입하며 다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슬롯·운수권이 무기… B737-8 앞세워 LCC 4위 추격전
이스타항공은 현재 아시아를 중심으로 총 27개 노선에 정기 취항해 운항 중이다. 인천-마나도, 김포-송산, 부산-황산 등 비정기 노선까지 합하면 총 30개에 달한다.
특히 이스타항공은 이미 알짜 운수권과 슬롯을 확보하고 있다. 비교적 초창기인 2009년에 항공운송면허를 취득한 이스타항공은 인천, 청주, 부산 등 주요 공항발 운수권과 슬롯을 대거 확보하고 있다. 이들 노선은 주요 도심에 위치하는 데다가 꾸준한 수요가 있어 여객 탑승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여행 수요가 대거 꺾인 시점에도 안정적인 노선 운영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스타항공은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독과점이 발생한 노선인 인천-자카르타 운수권 경쟁에도 뛰어들었다. 인천-자카르타 노선은 인도네시아 현지 교민과 기업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알짜 노선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네시아에는 현대차의 동남아 최초 완성차 공장과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 배터리 셀 공장 등이 위치한다. 또 이스타항공으로선 최근 도입한 중·단거리 기종 B737-8로도 노선 운항이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는 평가다.

이스타항공은 재도약을 꿈꾸며 공격적인 확장에 나서고 있다. VIG파트너스는 이스타항공을 인수한 첫해에만 1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하는 등 회사 운영 자금을 확보해 사세를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움직임은 여객수송점유율로 가시화됐다. 업계 4위인 에어부산의 성장세가 꺾인 사이 적극적으로 기단을 확보해 여객수송점유율을 올리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이스타항공의 여객 수는 약 603만명으로 업계 4위인 에어부산과는 62만명 차이다. 양사 간 여객 수 차이는 2023년 761만명에서 2024년 455만명으로 줄었다.
현재 19대의 항공기를 운항 중인 이스타항공은 올해 안으로 1대를 더 도입해 총 20대의 항공기를 운용할 전망이다. 내년 초부터 운항할 20대의 항공기 중 10대는 보잉사의 737-8 기종으로 최신 모델에 해당한다. 회사는 내년에도 5대의 항공기를 추가로 도입해 국내 LCC업계에서 도약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초기에 공격적인 확장과 투자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조금 더 공격적이고 견고한 영업망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확대해 나갈 전망"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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