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권 들어서는 비대면진료]"치열해질 경쟁, 수익화 모델 '각자도생'…데이터가 곧 힘"③이슬 원격의료산업협의회 회장 "서비스 고도화 통한 수익화 방안 고민 필요"
정새임 기자공개 2025-10-31 09:10:12
[편집자주]
미팅·소비 등 일상적 행위부터 대출 등 금융거래까지 비대면 활동은 어느덧 현대인의 생활 그 자체로 자리 잡았다. 쉽고 빠르고 편리한 비대면 활동의 장점을 모르는 이 없으나 유독 '의료' 영역에서만큼은 비대면이 의료 혼란을 초래할 위험요소로 취급됐다. 그렇게 30년 넘게 불법의 영역에 머물렀던 비대면 진료가 올해 제도권 편입을 앞두고 있다. 더벨은 비대면 진료 법제화의 의의와 산업계가 우려하는 독소조항, 법제화 이후 달라질 시장을 조명했다.
이 기사는 2025년 10월 30일 08: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대면 진료가 처음 한국 사회에서 논의되기 시작한 지 37년, 코로나19 펜데믹을 계기로 한시적 허용 및 시범사업을 거쳐 법제화에 오르기까지는 5년이 걸렸다. 말도, 탈도 많았던 시간을 지나 제도권 위에서 정식 서비스를 제공할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비대면 진료가 제도권에 들어서면 시장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대기업이 진출할 가능성과 함께 플랫폼 점유율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수 있다. 플랫폼 수익화 모델을 마련하는 일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다. 더벨은 이슬 원격의료산업협의회 회장(닥터나우 이사, 사진)을 통해 제도화 이후 달라질 산업계의 모습과 과제를 짚어봤다.
◇법제화 후 달라질 시장경쟁, 대기업 참전 가능성도
비대면 진료 플랫폼 민간 기업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급증했다가 의약단체 간 갈등, 제도 미비에 따른 위법 논란, 과당경쟁 등으로 위기를 맞았다.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웠던 가장 큰 이유는 제도의 불확실성 때문이었다. 팬데믹 시기 '한시적 허용'에서 시범사업으로 넘어가면서 계속 제도가 바뀌었고 규제가 강화됐다.
많은 스타트업이 사업을 중단했거나 서비스를 이어가는 상황이더라도 범위는 상당히 축소해놓은 상태다. 코로나19 당시 많게는 50곳이 뛰어들었다가 대부분이 철수 수순을 밟았다.
현재 원격의료산업협의회에 소속된 기업은 16곳이지만 이 중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5~6곳에 불과하다. 이용자 수로 따지면 닥터나우, 나만의닥터, 굿닥 정도가 과점 경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비대면 진료 법제화가 이뤄지면 상황은 달라질 전망이다. 일단 이전에는 이 시장에 전혀 발 들이지 않았던 대기업이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경쟁력과 대규모 자본을 기반으로 한 대기업들은 헬스케어로의 확장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 각자의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기도 하다.
그동안은 제도가 미비한 탓에 비대면 진료 시장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법제화가 비대면 진료 사업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이 회장은 "실제로 법제화 이후 대기업이 들어오면 기존 스타트업들은 바로 밀려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듣곤 했다"며 "5년간 사업을 하면서 느낀 건 단순히 자본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 분야는 아니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음식이나 생활용품과 달리 의료의 영역은 증상을 겪는 환자와 진료과별 의료진, 약사의 니즈가 매우 세분화되어 있어 서로 다른 이해관계자들을 잘 연결하는 노하우가 매우 중요하다는 의미다.
◇수익화 모델 과제, 고부가가치 '의료데이터'가 곧 경쟁력
법제화 후 플랫폼 수익화 모델에 대한 개별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질 수 밖에 없다. 현재 이들 기업이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통해 유의미하게 매출을 내고 있지 않다. 점유율이 높은 축에 속하는 닥터나우조차도 아직은 플랫폼 수익이 미미하다.
규제환경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병원에 연계한 환자 수에 비례해 병원으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는 해외와 달리 한국은 환자 '유인·알선' 대가로 경제적 이익 수취를 금지하는 조항이 있다. 플랫폼 중개업자가 돈을 벌기 힘든 구조다.
법제화 논의가 한창이던 수년간 기업들이 적극적인 수익활동을 벌이지 못한 영향도 있다. 혹시 산업계에서 무리하게 수익활동을 한다고 여겨질 경우 법제화 여론이 악화하거나 규제가 대폭 강화될 염려가 컸기 때문이다.
법제화 이후엔 기업들이 플랫폼으로 수익을 낼 방안을 찾아나가야 한다. 지금까지는 법제화를 위해 똘똘 뭉쳐 하나의 목소리를 냈다면 앞으로는 법적 테두리 내에서 진정한 각자도생이 시작되는 셈이다.
이 회장은 "법제화가 된다면 제도권 내에서 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게 되므로 기업들이 살아나갈 방법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라며 "닥터나우도 서비스 고도화를 통환 유료화 등 비대면 진료 수요 증가에 맞게 대응할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하며 쌓인 양질의 데이터를 어떻게 잘 활용할 것인지도 사업 확장의 관건이 된다. 지금까지 파악이 힘들었던 비급여 약제에 대한 데이터를 구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환자가 어떤 증상을 어떤 키워드로 표현했을 때 어떤 처방이 나오는지 등 처방약 데이터도 매우 세세하게 알 수 있다. 이 데이터가 곧 경쟁력이 된다.
이 회장은 "환자의 증상에서부터 뒷단의 의료행위까지 전 맥락에 대한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모으고 세밀하게 분석해 시스템을 고도화하느냐에 따라 기술적 격차가 발생할 것이라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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