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30년, 코스닥 3000 비전]벤처·코스닥·VC협회장, 유동성 공급 '한목소리'③일본 연기금, 개편사례 '눈길'…세제·수수료 혜택 고민해야
최윤신 기자공개 2025-11-05 08:30:16
[편집자주]
코스닥(KOSDAQ) 시장이 올해로 개장 30년차에 들어섰다. 미국 나스닥에 이어 세계 두번째로 설립된 성장주 시장의 현주소는 초라한 편이다. IT버블 시절 한때 2800포인트를 넘어선 적도 있지만 이후로는 '천스닥'구경도 힘들 정도로 늪에 빠졌다. 새정부 들어 벤처·코스닥·VC협회 수장들이 '코스닥 3000 시대'를 향한 목소리를 냈다. 더벨이 코스닥 성장을 위한 비전을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10월 31일 10: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유관협회 수장들은 코스닥 3000포인트를 달성하려면 연기금 차원의 '유동성 공급'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기관과 연기금이 순매도를 기록하는 상황에선 지수 상승이 불가능하다는 논리다.벤처기업·코스닥·한국벤처캐피탈협회 등 유관기관은 코스닥 3000 시대를 열기 위한 필수 요건으로 저마다 기관·연기금 중심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을 주장했다. 벤치마크 지수 활용도를 높이는 한편 세제나 수수료 혜택 등을 주는 방안등이 투자유인으로 거론된다.
◇국내 연기금, 벤치마크 지수 '코스피' 활용
국내 연기금은 코스피에 비해 상대적으로 코스닥 투자를 외면했다. 지난해 기준 연기금은 유가증권시장 거래금액의 약 10%를 책임진 반면에, 코스닥 거래금액에서 차지한 비중은 1%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 대다수의 국내 대형 연기금이 국내 주식 벤치마크 지수로 코스피 또는 코스피200 등을 활용하고 있다. 코스피 벤치마크 수익률을 추종하기 때문에 코스닥 편입 자체가 어려운 셈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액티브 직접운용과 패시브 직접운용에서 KOSPI200(배당포함) 지수 수익률을 사용한다. 액티브 위탁운용에서만 KOSPI(배당포함)와 KOSDAQ150의 합성 지수 수익률 벤치마크로 활용한다.
코스닥 지수가 포함되더라도 자금집행이 확정되면 컴플라이언스 조항이 따로 내려오고 이 허들을 못 넘는 코스닥 종목들이 속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벤치마크 개편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KOSPI 200이나 KOSPI TR 등 유가증권시장을 기초로하는 지수가 아니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을 통합한 벤치마크 지수를 활용하면 연기금이 보다 적극적으로 코스닥 시장 종목을 담을 이유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다.
실제 거래소는 올해 초 코스피 및 코스닥 시장을 포함하는 'KRX TMI'와 하위 사이즈 지수를 새로 발표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전체를 포괄하는 지수라는 점과 유동 시가총액 가중 방식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동영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연기금은 그간 코스피지수와 코스닥 150지수를 활용했기 때문에 코스피 종목은 단순시총으로, 코스닥 종목은 유동 시총으로 판단해 기계적 수급 영향이 일어나는 측면이 있었다"며 "만약 주요 연기금의 벤치마크가 KRX TMI 하위지수로 바뀐다면 코스닥 시장의 안정적인 운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자유인 성격으로 연기금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들이 거론되기도 한다. 과거 정부는 2018년 세법 개정을 통해 연기금의 코스닥 관련 차익거래에 붙던 증권거래세 0.3%를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한시적으로 면제했다. 이전에 우정사업본부에만 제공되던 혜택을 전체 연기금으로 확대한 것이다.
이동훈 코스닥협회장은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코스닥 주식을 현·선물 차익거래 목적으로 매도할 때 증권거래세를 면제하는 등의 세제 혜택을 통해 투자 유인을 높이는 정책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의 코스닥 투자에 대해 지급여력(RBC) 산정 시 우대나 코스닥 장기 보유를 약정하는 기관에 대한 세제·수수료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스닥협회에선 자본시장의 최대 큰 손인 국민연금이 나서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23년 말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투자 금액은 146조4000억원인데, 이 중 140조3000억원이 유가증권시장으로 향했다. 전체의 95.8% 자금이 코스피로 흘러간 셈이다. 나머지 4.2%인 6조1000억원만이 코스닥 시장에 유입됐다.
이동훈 코스닥협회 회장은 "일본 공적연기금(GPIF)은 2014년 자산운용 개편을 통해 국내 주식 비중 목표를 기존의 12%에서 25%로 확대했고 그 결과 TOPIX 지수는 2012년 800선에서 2015년 1600선을 돌파했다"며 "우리도 국민연금의 코스닥시장 투자 비중을 제도화해 자본시장 구조개혁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실적으로 연기금이 의무적으로라도 코스닥에 투자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게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송병준 벤처기업협회 회장은 "코스닥 상장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국가 경제에 이바지 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자금 공급을 통한 스케일업이 필수"라며 "67개 법정기금의 총 운용자산 중 일정 규모 이상을 코스닥 시장 등 혁신기업에 의무적으로 투자하도록 하는 법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한국벤처캐피탈협회는 30조원 규모의 코스닥 활성화 펀드를 조성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정부와 정책금융기관, 연기금 등이 모펀드를 결성하고 여기에 민간 자금을 매칭한 자펀드를 조성해 벤처캐피탈(VC) 등이 운용하며 코스닥 상장사에도 투자하겠다는 게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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