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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창업주·선대회장 리더십 조명…80년 기업 '발판'트럭 한 대로 운수업 시작한 한진그룹, 글로벌 종합 운송 기업으로 '도약'

박완준 기자공개 2025-11-03 10:27:17

이 기사는 2025년 11월 03일 10: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이 올해 창립 80주년을 맞았다. 조중훈 창업회장이 트럭 한대로 운수업을 시작한 작은 회사가 80년 만에 '육·해·공'을 연결하는 글로벌 수송·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해 자산 58조원, 매출 31조원 규모 거대 기업(재계 12위)으로 성장했다. 운송으로 국가에 보답하겠다는 ‘수송보국(輸送報國)’을 목표한 결실이었다.

이달 1일 한진그룹은 창립 8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 하늘과 땅에 수송의 길을 새로 만들고 닦아 넓혀놓은 조중훈 창업주와 조양호 선대회장의 리더십을 재조명했다. 선대 경영진의 뜻을 이어온 한진그룹은 항공우주와 미래 모빌리티, 이커머스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 운송 기업으로서 100년을 향한다.

◇조중훈 창업주, 수송·물류 향한 ‘뚝심'

한진그룹은 1945년 당시 스물다섯 살이던 조중훈 창업회장이 트럭 한 대를 장만하고 인천 해안동에 '한진상사' 간판을 걸며 역사가 시작됐다. 그는 교통과 수송은 인체의 혈관처럼 한 국가의 정치·경제·문화·군사 등 모든 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기간 산업으로 우리나라에 이바지할 수 있다고 믿었다.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회장이 미군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조 창업회장은 6·25 전쟁 직후 쑥대밭이 된 땅과 은행 부채에도 그간 쌓아온 신용으로 2년 만에 전쟁 직전의 사세를 회복했다. 미 군수품 책임제 수송, 주월미군 군수품 수송 등에 주력하며 성장 발판을 마련한 점이 주효했다. 1956년도에는 1인당 국민 소득이 100달러도 안 되던 시절 7만달러에 달하는 계약을 미군과 직접 맺으며 입지를 다졌다.

사업이 안정적인 궤도에 안착하면서 조 창업회장은 '하늘길 수송'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27억 부채의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해 정상화에 나섰다. 그는 제트엔진에 관한 실무 서적부터 유체 역학, 재료학 원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책을 접하며 실무진과 깊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지식을 쌓았다.

대한항공은 1970년대 들어 미 태평양 노선과 유럽 항로를 개척하며 국제항공사로서의 기틀을 다져나갔다. 1973년 미주로 향하는 태평양 노선에 보잉 747 점보기를 투입했다. 전 세계 최초로 점보기를 화물 노선에 투입함으로써 화물 수송 분야에 새 전기를 열었다. 대한항공은 1975년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하고 흑자를 기록했다.

대한항공 항공우주 사업의 기반이 된 항공기 제작 부문도 조 창업회장이 기틀을 마련했다. 1976년 말 경남 김해 일대에 항공 산업 시설을 갖춘 공장(현 테크센터)을 준공하고 1982년 우리나라 최초 국산 전투기 ‘제공호’를 출고한 내용이 골자다.

그는 민간 외교관으로도 활약했다. 1970년대 유럽 신생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의 항공기를 구매해 한국과 프랑스 외교에 도움을 준 일화는 유명하다. 1981년 독일 바덴바덴에서 개최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는 서울올림픽 유치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안전 중심의 기술 발전 목표한 조양호 선대회장

조중훈 창업회장이 2002년 별세하면서 고 조양호 선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섰다. 한진그룹은 대대적인 경영 전략의 변화를 겪으며 내실 경영에 주력했다. 동시에 대한항공은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아에로멕시코 등 4개 항공사와 손을 잡고 세계적 항공 동맹체 ‘스카이팀’을 설립하며 글로벌 지평을 넓혔다.

조 선대회장은 한진그룹을 본격적으로 성장시켰다. 제대 직후인 1974년 대한항공 정비 담당 직원으로 입사해 현장에서 기초부터 철저한 경영 수업을 받은 점이 경영 능력의 주춧돌이 됐다. 그는 이후 기획과 자재, 정보통신(IT), 영업 등 항공 업무에 필요한 실무 분야를 두루 경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선대회장은 자동화 시스템 구축에 주력했다. 이해관계에 좌우되기보다는 시스템에 따라 움직이고 시스템을 개선하는 사람이 대우받는 제도를 정착시켰다는 평가다. 실제 그는 1989년 한진정보통신을 설립해 물류 그룹의 중추가 되는 정보통신망을 구축해 IT 인프라를 바탕으로 운항과 객실, 정비, 경영을 유기적으로 융합시켰다.

특히 그는 안전을 타협의 대상으로 삼지 않았다. 조 선대회장은 "적당주의에서 사고가 발생한다”며 “절대 방심하거나 자만하지 말고 익숙한 것일 지라도 항상 처음 대한다는 자세로 원칙과 규정에 따라 신중하게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비행운영품질보증과 안전장려금제도를 시행했다.
2011년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 성공 후
조양호 선대회장과 자크 로게 前 IOC 위원장이 기념촬영하는 모습.
국가적 위상을 높이는 데도 발벗고 나섰다. 조 선대회장은 2009년 9월 평창겨울올림픽 유치위원회 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유치위원장 및 조직위원장을 각각 역임하며 수년간 대회 성공 개최를 견인했다. 당시 조양호 선대회장은 2년 가까이 총 50번에 걸친 해외 행사를 소화하며 지구 16바퀴에 이르는 64만km를 날아다녔다.

한진그룹의 '한진'은 ‘한민족(韓民族)의 전진(前進)’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조중훈 창업회장이 만들고 조양호 선대회장이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가 믿고 사랑하는 글로벌 종합수송그룹으로 성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00년 기업 목표…글로벌 기업으로 '도약'

한진그룹은 지난달 2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창립 8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한진그룹의 역사는 ‘한민족의 전진’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고, 임직원들의 헌신과 고객들의 사랑 속에서 성장했다”며 "100년이 지나도 더욱 사랑받는 세계 최고의 종합 물류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그룹이 창립 100주년인 2045년을 대비해 발표한 미래 전략은 ‘그룹 비전 2045’다. 발표를 맡은 조현민 ㈜한진 사장은 “수송보국 경영이념을 미래에도 계승·발전시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가 사랑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설명했다.

한진그룹이 창립 80주년 맞아 공개한 새로운 그룹 CI.
한진그룹은 56년간 쓴 로고부터 바꿨다. 상징인 ‘H’ 마크와 영문명 ‘HANJIN GROUP’, 대한항공의 태극마크를 나란히 배치했다. 기존 H 마크를 재해석해 글로벌 시장에서 위상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미래 먹거리는 우주 수송과 인공지능(AI) 기반 물류기술 등 일곱 가지를 꼽았다. 방위산업 분야에서 쌓은 무인기 기술력을 끌어올려 우주 물류 솔루션 사업에 도전하기로 했다. 항공우주, 미래 모빌리티, e커머스(전자상거래)를 아우르는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세웠다. AI를 활용해 물류 관련 기술을 업그레이드한다는 전략도 담았다.

한진그룹은 항공과 물류를 유기적으로 연계해 관광·호텔·부동산 영역에서도 부가가치를 창출하기로 했다. 이 모든 목표를 수행할 항공·물류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사람에 대한 투자 또한 대폭 늘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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