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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공모주 단타와의 전쟁, 패러다임이 바뀐다상장 후 주가 급락 고착화…수요예측 손질·보호예수 개편 '쌍두마차'

권순철 기자공개 2025-11-04 10:35:28

이 기사는 2025년 11월 04일 10: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모주 투자하시는 분들께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상장한 주식의 주가가 불과 며칠 뒤면 급락하는 그림에 익숙하셨을 겁니다. 그런데 정부가 단기 차익 위주로 변질된 공모주 시장을 바꾸겠다고 전면에 나서면서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공모주 단타와의 전쟁을 준비하기 위해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도 만반의 준비를 갖췄습니다. 상장 제도까지 손질하면서 선전 포고를 한 상태죠. 공모주 시장의 운명을 둘러싼 이 전쟁의 서막을 소개해 드립니다.

#기관 의무보유확약 확대·보호예수 개편 '쌍두마차'

공모주 단타를 근절하기 위해서 당국은 고안한 해법은 두 가지입니다. 올해 1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IPO 제도 개선 방안'이 첫 번째 신호탄입니다. 기관 투자자들이 단기 차익을 실현하는 데 급급하자 주가 변동이 고착화됐다는 문제 의식을 드러냈죠. 그래서 제도 개선도 기관 투자자들의 책임을 강화하는 쪽으로 이뤄졌습니다.

두 번째 신호탄은 지난 8월에 발사됐습니다. 거래소가 보호예수 제도를 개편하겠다는 내용을 담아 증권사들에 배포한 것이죠. 이 제도의 핵심은 기관 투자자가 아닌, 상장 전부터 주식을 들고 있던 최대주주, 벤처캐피탈과 같은 주요주주들의 책임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상장 후에도 주식 거래 안된다…보호예수란?

보호예수란 주식의 실소유자가 일정 기간 동안 거래하지 못하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상장 규정에 따라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하는 주식이 있는 한편, 주주들이 자발적으로 보유하겠다고 약속하는 물량도 보호예수 주식입니다. 공모주 수요예측에서 기관 투자자들이 더 많은 공모주를 배정 받기 위해 일정 기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것도 보호예수라고 할 수 있죠.

공모주 투자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개념입니다. 투자 판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통물량을 결정하기 때문이죠. 유통물량은 기업이 발행하려는 총 주식수에서 보호예수로 묶이는 주식 수량을 차감한 주식입니다. 보호예수 물량이 너무 적을 경우 상장 당일 유통물량이 많아져 주가가 잘 오르지 않습니다. 보호예수 물량을 잘 살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기관 의무보유확약 확대 '순항 중'

그렇다면 공모주 단타와의 전쟁은 어떻게 전개되고 있을까요? 아직까지는 순항하고 있습니다. IPO 제도 개선 방안의 연장선상으로 지난 7월 1일부터 시행된 새로운 규제가 나름 긍정적인 결과들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다만 처음부터 장밋빛 전망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기관 투자자에게 배정되는 공모주 물량의 최소 30%는 상장 후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한 곳에게 우선적으로 배정돼야 했죠. 만약 30%에 미달하면 증권사가 전체 공모 물량의 1% 또는 최대 30억원 규모의 공모주를 취득해 6개월 동안 보유해야 합니다. 기관 투자자들과 주관사가 더 많은 책임을 짊어져야 잘 작동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죠.

우려와 달리 기관 투자자들은 강화된 책임을 받아들이는 모습입니다. 제도 시행 후 처음으로 시장의 평가를 받은 에스투더블유와 명인제약이 증명했죠. 기관들이 수요예측에서 신청한 공모주 수량 중 의무보유를 확약한 비중은 에스투더블유에서 22.86%, 명인제약에서 69.6%였습니다. 제도 개편 직전까지 이 비율이 평균 10%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을 생각하면 꽤 높은 수치였죠.

#한국거래소 보호예수 개편방안 '의견 수렴'

거래소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그리고 상장 전 지분을 가지고 있는 주요주주들의 책임을 늘리는 방안까지 추진 중이죠.

첫 번째 타겟은 최대주주입니다. 코스닥 상장사는 최대주주 역량에 의존하는 정도가 크기 때문에 대주주가 감수해야 할 역할과 책임도 커져야 한다고 본 것이죠. 현행 보호예수 제도에서 일반 상장 트랙으로 증시에 오른 기업의 대주주는 상장 후 최소 6개월 동안, 기술특례 트랙으로 상장한 기업의 대주주는 1년 동안 지분을 매각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개편안에 따르면 일반 상장도 1년으로 확대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최대주주가 보호예수 기간을 추가로 연장할 수 있는 상황별 시나리오도 마련됐습니다. 대표적으로 이익 미실현 특례 트랙 즉 테슬라 요건으로 상장한 기업들은 흑자를 기록할 때까지 최대주주가 지분을 팔지 못하게 될 전망입니다. 주력 사업이나 최대주주가 바뀌는 경우에도 최소 1년 간은 지분을 매각할 수 없도록 논의되고 있습니다.

재무적투자자들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장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투자 기간이 2년 이상인 경우 보호예수를 면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습니다. 투자 기간이 짧을수록 지켜야 할 보호예수 기간이 늘어나는 방향도 논의되고 있는데요, 아직은 벤처캐피탈 업계와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보호예수 기간도 늘어날 것으로 관측됩니다. 그동안 주주들이 자발적으로 지분을 매각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상장 후 1개월 또는 3개월 정도가 일반적이었습니다. 다만 주가 변동성을 완화한다는 차원에서 1개월과 3개월의 비중을 줄이고 6개월 간 보유를 늘리겠다는 것이 거래소의 의중으로 파악됩니다.

#'장기 투자 유도' 실험은 계속된다…패러다임 '전환'

당국이 개시한 공모주 단타와의 전쟁. 아직 서막에 불과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내년 초 IPO가 몰리는 시기에는 기관 투자자들이 다르게 행동할 지도 모릅니다. 장기 투자가 리스크를 짊어지는 선택이기 때문에 자의적으로 의무 보유를 약속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증권가에서 흘러 나오고 있습니다.

보호예수 개편 방안 역시 기업의 상장 시도 자체를 약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당국의 움직임이 갖는 의미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시장 내 이해관계자들이 장기적인 기업가치 상승에 베팅하도록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죠. 결과가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전쟁이지만 공모주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순간을 함께 지켜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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