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의 변신 Before&After]HS효성 '첫 투자' 청사진, 어깨 무거워진 '첨단소재'[효성그룹]⑤배터리 인재영입, '신사업' R&D 편재…5년간 1.5조 투자, '본진' 울산 집중
김동현 기자공개 2025-11-07 07:11:06
[편집자주]
재계는 변신 중이다. 그 어느 때보다 경영환경 리스크가 커진 가운데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한다.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신규투자에 나서는 것은 물론이고 그룹의 모태인 주력사업을 팔아 전혀 새로운 미래를 그리는 곳도 있다. 10년 전과 비교해 주력사업과 캐시카우가 크게 변한 곳도 부지기수다. 더벨은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는 국내 대기업들의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다가올 10년을 조망한다.
이 기사는 2025년 11월 04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S효성이 창립 1년여 만에 첫 중장기 투자 밑그림을 공개했다. 실리콘음극재 신사업을 전면에 내세워 5년간 1조5000억원의 금액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아직 투자 일정을 구체화하진 않았으나 HS효성첨단소재의 본진인 울산지역에 공장을 신설하겠다는 대략적인 청사진까지 나왔다.옛 ㈜효성의 산업자재 부문을 모태로 하는 HS효성첨단소재 입장에선 투자의 중심에 서며 HS효성의 변신을 이끌어야 하는 숙제를 안은 셈이다. 타이어코드에 쏠린 HS효성의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중대한 과제인 만큼 투자금을 모으고 이를 적재적소에 투입해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분할 전부터 준비한 배터리 소재 신사업 진출
HS효성첨단소재는 최근 유럽 음극재 회사 EMM의 지분 80%를 1억2000만유로(약 2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HS효성첨단소재가 EMM의 모회사 유미코아에 대여한 3000만유로를 출자전환하고 올해 12월 추가로 3000만유로를 유미코아에 대여해 이를 다시 출자전환할 예정이다. 나머지 6000만유로는 EMM의 캐시콜에 따라 분할 출자한다.
HS효성첨단소재는 EMM 인수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 소재인 실리콘음극재 사업에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EMM이 연구개발(R&D)과 원천기술을 공급하고 HS효성첨단소재는 국내에서 생산 본거지 역할을 맡는다. 1조5000억원이 투입될 국내 생산지역으로는 HS효성첨단소재의 아라미드·타이어코드 공장이 있는 울산으로 정해졌다.
이번 투자 결정으로 배터리 소재가 HS효성의 첫 신사업으로 공식화했지만 이미 회사는 출범 전부터 관련 R&D를 진행하며 진출을 준비했다. HS효성이 지난해 7월 ㈜효성에서 분할하기 전 효성그룹은 양극 활물질 및 전구체 개발·생산 인력을 채용한 바 있는데 그 주체가 다름 아닌 HS효성첨단소재였다.
2022년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HS효성첨단소재의 사내이사로 진입한 뒤 회사는 사업구조 재편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고민 끝에 배터리 소재를 신사업으로 점찍고 2023년부터 관련 인력을 채용했다. 이듬해에는 노기수 전 LG화학 사장을 효성기술원장(부회장)으로 영입해 소재 분야 연구력을 끌어올리는 작업에 착수했고 노 부회장은 HS효성이 출범하자 소속을 HS효성으로 옮겼다.
이제 막 출범 1년을 채운 HS효성이 별도 R&D에 돌입한 시기도 비교적 최근이다. ㈜효성의 효성기술원에 연구용역을 위탁하던 HS효성은 올해 5월 해당 연구부문을 양수받아 자체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노 부회장이 HS효성종합기술원장을 맡아 타이어보강재, 아라미드, 탄소섬유 등 기존 첨단소재 분야의 연구팀을 꾸렸고 추가로 전지소재연구팀을 신설했다. 전지소재연구팀의 경우 조직도상 다른 연구팀과 달리 첨단소재연구담당 산하가 아닌 신사업개발담당 아래로 편재하며 사업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대규모 설비투자 예고, 스틸코드 매각 '관건'
배터리 소재 신사업을 사업화하는 HS효성은 5년간 1조5000억원의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EMM 인수도 해당 투자의 일환이었으며 HS효성첨단소재의 본진인 울산에서 생산거점 마련을 위한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HS효성그룹 전체적으로 투자를 감당할 수준의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투자 주체로 꼽히는 HS효성첨단소재는 2018년 설립을 기점으로 현금성자산 규모가 지속해서 줄고 있다. 출범 당시 891억원 규모였던 HS효성첨단소재의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300억원대로 감소했고 올해 3분기에도 200억원 내외 수준의 현금만 보유 중이다.
HS효성첨단소재와 함께 HS효성의 주력 계열사로 평가받는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도 지난해 말 현금성자산이 505억원 수준으로 1000억원이 되지 않는다. 이번 신규 투자가 5년이라는 기한을 둔 중장기 계획인 만큼 단기에 신규 설비투자가 이뤄지지 않아도 그룹 전체적으로 향후 본격적인 투자를 위한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HS효성은 올 상반기 멕시코 자회사(GST Safety Textiles Mexico)와 HS USA홀딩스의 에어백 사업부를 145억원에 매각하는 한편 HS효성첨단소재의 스틸코드 사업 매각을 추진 중이다. 스틸코드는 차체 하중을 견디는 역할을 하는 소재로 HS효성첨단소재는 높은 글로벌 점유율을 기반으로 해당 사업에서 매출의 20%를 창출하고 있다.
그러나 HS효성그룹의 신성장 동력 발굴과 사업 재편 의지에 따라 매각 대상으로 분류되며 현재 그 절차를 밟고 있다. 매각가로는 1조원 안팎의 금액이 거론된다. HS효성그룹으로선 이번 매각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면 단번에 중장기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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