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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모니터]유한양행, 판관비 조절로 넥스트 렉라자 R&D '확대'상반기 판관비 1.3% 감축한 1959억원…신약 허가 불구 광고선전비 5년전 회귀

최은수 기자공개 2025-11-10 08:29:38

[편집자주]

이익을 확대하려면 수익(매출)을 늘리거나 비용을 줄여야 한다. 이 중 경기침체 국면에선 많은 기업이 비용을 줄이는 쪽을 택한다. 시장 수요가 줄어 수익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때 '돈을 관리함으로써 돈을 버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THE CFO가 기업의 비용 규모와 변화, 특이점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1월 05일 15:3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렉라자로 FDA 문턱을 넘은 유한양행이 항암신약 시장 개척 와중에 판관비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글로벌 파트너이자 빅파마 존슨앤존슨(J&J)과 그 자회사 덕에 글로벌 상업화 초기 비용을 통제해 넥스트 렉라자를 위한 재투자 여력을 확보한 구도다.

유한양행은 렉라자 이후를 대비해 선제적으로 미국 내 직접판매 거점을 만들 여지도 있었지만 글로벌 빅파마와 제휴를 통해 효율적으로 판로를 확보하기로 했다. 줄어드는 수익성은 마일스톤으로 보완이 가능하다. 비슷한 시기 혈액제제로 미국에 입성한 녹십자가 초기 비용이 부담돼 고전하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렉라자 출시 후 마케팅 줄이는 대신 '넥스트 발굴' 집중

유한양행의 2025년 상반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판관비는 1959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3% 줄었다. 바이오텍과 달리 통상 제약사의 판관비에는 신약개발에 투하하는 R&D비용 외에도 제네릭 및 개량신약 개발비용이 함께 반영된다. 이에 따라 단순 수치 변동만으로 유한양행의 비용 전략을 판단하긴 쉽지 않다.


그러나 유한양행이 2024년 상반기 폐암신약 렉라자의 미국 품목허가를 획득했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판로 확보가 필요했던 때임을 고려해야 한다. 이 시기 광고선전비 감소는 주목할만하다.

2022년 1004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유한양행의 광고선전비는 2024년 이후 감소세를 보인다. 특히 2025년 상반기까진 328억원을 집행하는 데 머무르며 5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통상 신약 출시 후엔 공격적 마케팅이 수반되지만 유한양행은 이 관행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광고선전비 축소의 배경에는 렉라자의 미국 현지 판매를 전담하는 파트너사 얀센바이오테크의 역할이 있다. 표적항암제 ‘레이저티닙’은 국내에서는 단독 처방이 가능하지만, 미국에서는 얀센이 앞서 출시한 면역항암제 ‘리브리반트’와 병용해야 처방된다. 결국 얀센의 영업 네트워크가 렉라자의 글로벌 시장 확산을 대신하고 있는 셈이다.

◇직판보다 효율적인 파트너십…R&D 재투자로 방향 전환

유한양행은 얀센과의 계약 구조 덕분에 렉라자의 미국 시장 진입 후에도 현지 인력을 확충하지 않았다. 대신 마케팅비를 줄여 얻은 여력을 후속 파이프라인 R&D에 쏟으며 미래 대응에 주력하고 있다.

아직은 유한양행 전략의 성패를 단언하긴 어렵다. 국내 제약사 중 항암 신약으로 FDA 문턱을 넘은 게 유한양행뿐이기 때문이다. 간암 신약 글로벌 상업화에 나섰던 HLB는 2024년 광고비를 전년 대비 50% 이상 늘려 마케팅 총력전을 펼친 사례도 있다. 다만 상업화 시기가 늦어지고 수익성 부담이 커지면서 최근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유한양행이 선택한 효율 중심의 전략은 같은 국내 대형 제약사인 GC녹십자 사례와 비교해도 뚜렷하다. 녹십자는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FDA 품목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미국 직판 체제를 구축했다.

한국에서 미국 법인(GC Biopharma USA, Inc)을 거쳐 현지에 제품을 공급하는 구조를 완성했다. 직판 체제는 만들어졌지만 인허가 지연과 맞물려 유동성에 부담을 느끼기도 했다. 이에 2022년 5000억 원이 넘던 판관비를 2년 사이 약 10% 줄었고 R&D 비용도 3년 연속 감소했다.


반면 유한양행은 든든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넥스트 렉라자' 발굴을 위한 비용 효율화 R&D 투자를 병행할 수 있다. 당분간 전반적인 비용 통제는 계속될 예정이지만 R&D 투자 보폭은 크게 늘릴 가능성이 높다. 당장 올해 상반기까지 R&D 비용으로만 957억원을 집행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4%가량 증가한 규모다.

유한양행의 R&D비용은 2024년 2248억원으로 최고점을 기록했다. 올해도 반기 순증세를 고려하면 이와 비슷한 규모의 투자를 이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달 31일 4500만달러(한화 약 640억원)를 포함해 총 1500억원의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를 확보한 것도 R&D 확대의 마중물로 작용한다. 이 마일스톤들은 앞서 얀센을 비롯한 글로벌 파트너사와 상업화 이후를 포함한 계약을 맺어 얻는 수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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