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전환형 전성시대]돌아온 은행 채널, 폭발적 판매 동력됐다③채권 대체·실적 인식·재투자 선순환, 리테일 자금 흐름 바꿨다
고은서 기자공개 2025-11-11 16:22:38
[편집자주]
올들어 자산관리(WM) 시장에서는 목표전환형 펀드가 다시 대세로 자리 잡았다.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유형이지만 몇 달 사이 판매사 창구의 새로운 주력 상품으로 부상했다. 무엇보다 짧은 기간 안에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고 청산하는 구조가 투자자와 판매사 모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더벨은 목표전환형 펀드의 부활 배경과 확산 양상, 그리고 그 이면에서 감지되는 과열 조짐까지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1월 06일 08: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목표전환형 펀드가 폭발적 인기를 누리는 배경엔 은행이 자리잡고 있다. 그동안 리테일 펀드 판매 시장은 증권사가 주도해왔지만 올 들어 은행이 다시 핵심 판매 채널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채권혼합형 목표전환형 상품이 은행 고객층의 니즈를 정확히 겨냥하면서 판매 확산의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KCGI자산운용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올해 설정된 목표달성형 펀드 규모는 약 5700억원으로, 이 중 절반가량이 은행 창구에서 판매됐다. 하반기 들어 은행 판매 비중이 빠르게 늘었다. 자산관리 고객들이 고금리·고물가 구간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면서 은행권이 이 상품을 채권 대체형으로 제시한 영향이 컸다.
은행 창구에서 판매된 상품 다수는 채권혼합형 구조다. 일반적으로 채권 비중 70%, 주식 비중 30% 이하로 구성된다. 주식 투자 구간에서 목표수익률(약 6~8%)에 도달하면 자산이 자동으로 전환된다. 주식 비중이 높지 않지만 시장 상승 구간에 따라 일정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 매력이다.
은행 PB(프라이빗뱅커) 입장에서도 목표전환형은 고객에게 설명하기 쉬운 상품이다. 예컨대 '3개월 내 6% 도달 시 청산'처럼 고객에게 구조를 제시하면 복잡한 해외지수나 파생결합 구조를 설명할 필요가 없다. 한 은행 WM센터 관계자는 "과거 ELS는 지수 구조와 리스크를 설명하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목표전환형은 수익·기간이 명확해 고객 설득이 빠르다"며 "실적 인식 시점도 짧아 PB 조직 효율이 높다"고 말했다.
쉬운 설명과 짧은 청산 주기는 판매 효율로 직결된다. 은행은 고객의 투자 기간과 리스크 선호도가 비교적 짧고 보수적이기 때문에 목표전환형은 기존 예금 고객의 첫 투자 상품으로 제안하기도 좋았다. 판매사 내부에서는 'ELS의 대체재'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부 PB센터에서는 하반기 들어 목표전환형 펀드 전용 상담창구를 운영하며 관련 상품을 홍보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은행권의 확산세는 실제 판매 실적 수치로도 확인된다. KB국민은행은 올해 상반기 동안만 해도 목표전환형 펀드를 3000억원 이상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대비 약 2.5배 증가한 규모다. 지난 2017년 목표전환형 펀드 붐이 일어났을 때도 국민은행은 상반기 동안 2000억원 넘게 판매한 바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은행 PB 조직의 KPI 구조에도 변화를 불러왔다. 일반 펀드보다 청산이 빠른 목표전환형은 평균 70~90일 주기로 실적 인식이 가능해졌다. 동일 고객의 재투자율이 높다 보니 실적 누적 속도가 빠르고, 점포 단위의 펀드 판매 순위에도 즉각 반영된다. 고객 재유입률이 80%를 넘어서면서 목표전환형이 펀드 판매 실적의 핵심이 됐다는 전언이다. 업계에서는 "한 고객이 한 해에 세 번 이상 재투자하는 회전형 구조"라는 분석도 나온다.
운용사들도 이런 수요 변화에 즉각 대응했다. KCGI자산운용, 브이아이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등이 은행권을 겨냥해 채권혼합 목표전환형 펀드 라인업을 강화했다. KCGI자산운용의 'KCGI코리아 목표전환형' 펀드 시리즈는 1~4호 모두 히트를 치며 조만간 5호 설정을 앞두고 있다. 브이아이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도 최근 잇달아 채권혼합 목표전환형 펀드를 설정했다.
은행 PB들은 최근 목표달성형 상품을 예금보다 낫고 주식보다 안전한 투자처로 포지셔닝하는 모습이다. 특히 금리 하락 사이클 진입 국면에서 예금 대체형 상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목표전환형 펀드가 은행 WM의 주력 포트폴리오로 자리잡고 있다. 한 PB는 "이제는 펀드보다 목표전환형이 먼저 제안되는 시대"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은행 확산의 의미는 시장 전반의 자금 흐름을 바꿨다는 점이다. 예금 만기 자금의 상당 부분이 목표전환형 펀드로 재편되면서 단기 유동성 자금이 자본시장으로 유입되는 경로가 뚜렷해졌다. 안정성과 가시성을 중시하는 고객층, 빠른 성과 인식을 원하는 판매사, 단기 유동자금을 확보하려는 운용사의 이해가 모두 맞물린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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