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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인저축은행 M&A]몸값 290억→1230억, 매각 압박 속 실익 남겼다KBI그룹에 지분 90% 1107억원에 매각, PBR 0.58배…리스크 불구 ‘시장가 근접’ 평가

유정화 기자공개 2025-11-10 12:44:52

[편집자주]

상상인은 상상인저축은행 매각 대상으로 KBI그룹을 선택했다. 우리금융, OK금융과의 연이은 매각 결렬로 인한 불확실성에 마침표를 찍었다. 부동산 대출을 기반으로 고속 성장을 이뤄낸 상상인저축은행은 대주주 리스크와 자산건전성 악화 등이 맞물리면서 결국 새로운 대주주를 맞게 됐다. 현 대주주 체제에서 상상인저축은행의 지난 10년간 발자취를 돌아보고, 사업 전략과 향후 과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1월 06일 07: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상인저축은행이 새로운 주인을 맞게 되면서 매각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I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 지분 90%를 1107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2016년 공평저축은행 인수 당시 290억원이던 몸값이 4배 이상 뛰었다. 상상인 측의 유상증자와 사업 확장 노력이 뒷받침 됐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8배가 적용됐다. 최근 거래된 저축은행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다. 다만 업계는 상상인이 업황 악화와 대주주 리스크를 감안해 적정 매각가를 찾았다고 보고 있다. 앞서 우리금융, OK금융과 논의했던 가격 사이에서 현실적인 절충점을 찾았다는 분석이다.

◇상상인, 부실 저축은행 인수해 몸값 4배로

상상인은 지난달 31일 상상인저축은행 지분 90.01%(1224만1000주)를 1107억원에 KBI그룹 계열사인 KBI국인산업에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양사는 같은날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으며, 금융위원회 대주주 적격성 심사만 통과하면 내년 3월 31일 거래가 종결된다.

업계 관심을 끄는 것은 매각가다. 상상인저축은행 지분 100% 가치는 1230억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말 SBI저축은행의 자기자본이 2114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PBR은 0.58배 수준이다. 2023년 금융위의 주식처분명령 이후 매각설이 시장에 흘러나왔을 때 상상인저축은행의 몸값은 2000억~3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 바 있다.

상상인저축은행의 몸값은 약 10년 전과 비교해 4배 이상 상승했다. 2016년 1월 텍셀네트컴(옛 상상인)이 상상인저축은행 전신인 공평저축은행을 290억원에 인수했다. 구주를 50억원에 취득하고 유상증자로 240억원을 참여하는 형태였다.

당시 텍셀네트컴은 공평저축은행이 부실 저축은행이었던 탓에 저렴한 값에 지분을 매입할 수 있었다. 2015년 공평저축은행은 금융위원회로부터 경영개선명령 통보를 받을 만큼 경영 상황이 악화한 상태였다. BIS비율과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각각 마이너스(-) 3.52%, 21.11% 수준이었다.

공평저축은행은 상상인에 인수된 이후 완전히 탈바꿈했다. 유상증자로 BIS비율을 끌어올린 뒤 경영진과 이사진을 대거 교체하고 여신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 특히 기존 텍셀네트컴의 기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가계금융보다 중소기업대출에 초점을 맞췄다.


적자를 내던 공평저축은행은 1년도 채 안돼 수백억원대 흑자를 내는 저축은행이 됐다. 2016년 말 순이익 257억원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한 해(2020년)을 제외하고 매년 4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냈다. 2023년과 2024년 부동산 대출 부실에 따라 대손비용이 커지며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지만 약 10년간 누적 2000억원이 넘는 흑자를 냈다.

배당을 통해 인수금액도 일찍이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2017년부터 3년간 약 670억원가량을 상상인에 배당했다. 작년 상상인저축은행의 자본여력이 악화되자 약 3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약 10년 동안 상상인저축은행을 통해 투자 대비 확실한 수익을 거둔 셈이다.

◇매각 불가피, 낮은 PBR 감수하고 현실적 선택

다만 매각가 자체만 놓고 봤을 때 PBR은 낮게 책정됐다. 올 8월 KBI그룹은 경북 구미 소재 라온저축은행을 인수했는데, 당시 지분 100% 가치는 약 113억원이다. 작년 말 자기자본을 감안하면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 수준이었다.

앞서 교보생명도 업계 1위 SBI저축은행 지분 50%를 약 9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PBR은 0.95배가 적용됐지만 여기에 경영권을 넘긴 이후에도 SBI그룹이 경제적 권리 70%를 보유한다는 조건도 붙었다. 경제적 권리는 법적 소유권과 달리 해당 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가지는 권리를 말한다.

업계는 상상인저축은행의 현 상황을 고려했을 때 나쁘지 않은 몸값을 부여받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상상인은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금융위원회로부터 상상인저축은행 지분 90% 처분 명령을 받은 바 있다. 여기에 대손비용 증가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상상인이 비교적 시장가에 근접한 가격으로 매각을 성사시켰다는 시각이다.

앞서 OK금융과 매각 협상에서 논의되던 가격(약 1080억원)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이보다 앞서 우리금융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할 당시 논의된 매각가는 200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이후 적자 폭이 커지고 매각 압박이 커진 상황에서 현실적인 선택을 했다는 평가다.

한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상상인저축은행의 과거 수익성을 감안하면 0.58배는 낮은 수준이지만, 현 시점에선 매각을 성사시킨 데 의미가 있다”며 “대주주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거래를 끝까지 끌고 갈 수 있는 원매자가 제한적이었던 만큼 상상인이 현실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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