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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훈풍 부는 솔리다임]올해도 흑자 '실패한 M&A 오명 벗었다'①낸드 가격 상승세 뚜렷, '전환 투자' 기대감도 확대

노태민 기자공개 2025-11-10 07:29:19

[편집자주]

한때 SK하이닉스의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던 솔리다임이 AI 특수 덕에 ‘효자’로 거듭나고 있다. QLC 낸드가 주목받기 시작한 덕분이다. QLC는 가격 경쟁력과 저장 밀도 측면에서 강점을 보이며 AI 응용처에 가장 적합한 저장장치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솔리다임은 고용량 SSD 라인업을 앞세워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며 실적 회복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더벨은 솔리다임의 사업 포트폴리오와 향후 전략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1월 06일 10: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2020년에 인수한 솔리다임이 실적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낸드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게 이어지면서 올해 당기순이익이 지난해를 웃돌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솔리다임의 업황 회복에는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인한 저장장치 수요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현재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공급 부족이 이어지자 빅테크 기업들이 이를 쿼드러플 레벨셀(QLC) 낸드로 대체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솔리다임의 시설투자(CAPEX) 확대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신규 증설보다는 기존 라인의 전환 투자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솔리다임 품은 SK하이닉스, 낸드 점유율 2위 안착

SK하이닉스는 2020년 10월 낸드 사업 확장을 위해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9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2021년 말 1차로 70억달러를 지급했고 올해 3월 잔금 20억달러를 최종 지급하며 인수를 마무리했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인수한 뒤 이를 운영하기 위해 2021년 설립한 법인이다. 사명인 솔리다임은 솔리드 스테이트(Solid-State)와 패러다임(Paradigm)의 합성어다. 기술 혁신과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를 바탕으로 메모리 솔루션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당시 인텔의 낸드 사업부 인수에 나섰던 배경에는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적 의도가 있었다. 인수 전까지만 해도 SK하이닉스의 낸드 점유율은 4~5위 수준이었지만 인텔 사업부를 흡수하면서 단숨에 2위권 수준으로 도약했다.

또한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통해 낸드 시장의 경쟁 구도를 완화하려는 전략적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낸드 시장은 D램보다 플레이어 수가 많아 가격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하다.

솔리다임은 낸드플래시 중에서도 쿼드러플 레벨셀(QLC) 낸드에 특화된 기업이다. QLC 낸드는 멀티레벨셀(MLC)나 트리플레벨셀(TLC) 낸드보다 저장 밀도가 높아 AI 응용처에 적합한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HDD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QLC 낸드가 그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소비자용 SSD 시장에서 철수했다.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세에 맞춰 데이터센터용 고용량 SSD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해석된다.

솔리다임의 eSSD 제품 포트폴리오.

지난해 흑자 전환도 성공했다. SK하이닉스 인수 이후 매년 조 단위 손실을 내며 실패한 M&A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AI 확산에 힘입어 마침내 실적 반전에 성공한 것이다. SK하이닉스 낸드 프로덕트 솔루션스 매출은 전년 대비 193.9% 증가한 8조8488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8306억7800만원에 달했다.

이러한 흐름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 낸드 프로덕트 솔루션스는 올해 반기 기준 당기순이익 132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71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던 점을 감안하면 뚜렷한 개선세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말 열린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낸드 업황과 관련해 "AI 인프라 구축에 따른 수혜가 D램에 이어 이제는 낸드에서도 시작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낸드 판매가 상승하고 가격 프리미엄이 있는 엔터프라이즈 SSD 비중이 확대되면서 ASP는 전 분기 대비 10% 초반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2차 인수 마무리, 조직 재정비 돌입

실적 반등에 힘입어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 경영진 교체를 단행하는 등 조직 쇄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3년부터 회사를 이끌어온 노종원 사장과 데이비드 딕슨(David M. Dixon) 대표는 각각 SK아메리카스와 솔리다임 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에 따라 강진수 SK하이닉스 부사장과 신 궈(Xin Guo) 솔리다임 부사장이 공동으로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게 됐다. 강 직무대행은 SK하이닉스에서 낸드 상품 기획을 담당해온 전문가다. 최근에는 글로벌 성장추진 업무를 맡으며 생산시설 확장과 지연별 현안 대응을 담당했다. 강 직무대행은 동시에 최고운영책임자(COO)도 겸직한다. 회사의 운영 구조 재정비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신 직무대행은 회로 설계와 제품 개발을 맡아온 기술 전문가다. 데이터센터 엔지니어링 총괄을 맡으며 차세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버(SSD) 제품 개발과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이끌었다. 두 사람은 각각 사업과 기술 개발 부문을 책임지며 역할을 분담, 상호 보완을 통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낸드 업황이 개선되면서 SK하이닉스가 솔리다임에 대한 전환 투자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급증하는 낸드 수요에 대응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다만 중국 내 생산거점에 대규모 설비 투자를 집행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기존 라인의 이전 세대 제품을 업그레이드하는 수준의 전환 투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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