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11월 07일 0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유한 기업들은 대개 지루한 상품을 판다. 아마존은 택배로, P&G는 세제로, 사우디는 석유로 돈을 벌었다. 모두가 금을 캐겠다며 서부로 몰려들던 골드러시 시대. 정작 삽이나 청바지를 팔던 장사꾼들만 떼부자가 됐다.지금 엔비디아는 AI 혁명의 ‘삽과 곡괭이 상인'이다. 오픈AI나 구글 같은 빅테크뿐 아니라 스타트업들도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앞에 줄을 서고 있다. 이중에 누가 금맥을 터뜨리든 엔비디아는 금고를 채운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눈부신 성장은 AI 거품론에 불을 지폈다. 수요가 진짜라면 왜 엔비디아가 고객사들에 굳이 투자를 하느냐, 이 얘기다. 엔비디아는 스타트업들에게 GPU 구매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엔비디아 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엔비디아 GPU를 사는 이른바 ‘순환 거래’ 전략이다. 시장에선 닷컴 버블 때와 비교하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AI붐은 닷컴 버블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닷컴 버블은 아이디어만 있고 실체는 없었다. 반면 AI 붐은 데이터센터 건설, 전력망 확충 등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물리적 인프라 전쟁이다.
기술산업이 다시 자본집약적이 됐다는 뜻이고, 닷컴 버블처럼 거품이 꺼지면 옥석이 빛을 발하는 방식과는 다르다는 뜻이다. 지출이 중단되면 더 나아갈 수 없다. 그래서 엔비디아는 최대한 빠르게 범용인공지능(AGI)을 구현할 필요가 있다. 이루지 못하는 해가 거듭될수록 천문학적인 투자도 동력을 잃고 멈출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AI 거품론 반박의 핵심은 ‘생성형 AI는 시작일 뿐, 진정한 가치는 물리적 AI’라는 주장에 있다.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인 젠슨 황 역시 “AI의 다음 물결은 물리적 AI”라고 올 초 선언했다. 물리적 AI는 로보틱스나 자율주행처럼 현실세계와 직접 상호작용하는 인공지능을 말한다. AGI가 뇌라면 물리적 AI는 육체인 셈이다.
엔비디아가 한국에 GPU를 대거 공급하기로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단순히 칩 판매를 늘려 생태계에 묶어두려는 것이 아니라 AI가 실물경제에 뿌리내리는 것을 앞당기려는 전략이다.
국내 기업들로선 비상(飛上)의 길이 트였다. 삼성, SK그룹은 AGI 연산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제공 중이고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의 최전선에 섰다. 가장 날카롭고 최신형의 굴착기를 건네받았으니, 황금을 캘 기회는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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