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11월 11일 08: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세예스24그룹의 기업 설명회가 올해로 27회를 맞았습니다." 지난달 말 베트남 호치민에서 열린 그룹의 글로벌 기업설명회(IR) 시작에 앞서 김석환 부회장의 첫 인사말이 유독 뇌리에 남았다. 짧은 한 문장이었지만 그 안에 담긴 시간의 무게는 가볍지 않게 느껴졌다.행사 이후 출장 기간 내내 27회차라는 숫자가 지닌 의미를 확인하기 위해 그룹 관계자들에게 질문을 이어갔다. 실제로 이 행사가 어떤 방식으로 이어져 왔는지, 같은 형식으로 진행돼 온 것인지, 매년 베트남에서 설명회가 열렸는지 등 하나씩 짚어봤다. 세대와 인력이 바뀌면서 초기의 흔적은 자연스레 희미해졌지만 IR 행사의 목적과 철학은 제도처럼 남아 있었다.
특히 그룹의 핵심 역량과 가치를 깊이 체감할 수 있도록 IR 전 과정에 오너십이 직접 관여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창업주 김동녕 회장이 시작한 이 전통은 세대 교체 이후에도 김석환 지주사 부회장,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여든을 맞은 김동녕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한 발 물러났지만 여전히 매일 출근하며 그룹의 맥을 살피고 있다고 한다. 후방에서 글로벌 IR의 취지와 방향성만큼은 꾸준히 독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2세들은 이러한 철학을 실행의 언어로 구체화하고 있다. 단순히 행사를 이어가는 데 그치지 않고 시장을 향한 대화를 기업 문화로 정착시켰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 같은 철학은 행사 운영의 세세한 부분에서도 드러난다. 참석자 동선과 프로그램 구성, 심지어 점심 메뉴까지 오너 차원에서 꼼꼼히 점검했다고 한다. 겉으로 보면 사소한 부분이지만 이런 디테일이 결국 '대화의 진정성' 을 만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올해는 글로벌 IR 행사 전 그룹 내 불편한 이슈도 있었다. 예스24 해킹 사태로 보안 리스크가 불거졌고 한세엠케이의 누적 적자는 자회사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오히려 이번 글로벌 IR은 그 논점을 정리하고 보완책과 향후 계획을 직접 설명하는 자리가 됐다.
여기에 그동안 우려의 포인트였던 이종 산업 M&A의 성과도 공개했다. 작년 인수한 한세모빌리티의 성과를 자신 있게 공유하며 사업 다각화에 대한 내부 확신과 향후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IR의 마지막 일정으로는 예년처럼 핵심 생산기지인 C&T 공장 견학이 이어졌다. 코스는 익숙했지만 현장에서 확인한 변화의 속도와 운영의 일관성은 숫자보다 강한 설득력을 남겼다.
꾸준한 행사, 일관된 형식이지만 올해는 작은 변화가 있었다. 그동안 글로벌 IR 자리에서 매년 각 상장사의 매출과 영업이익 가이던스를 제시해왔지만 내년부터는 '영업이익' 전망치는 내놓지 않기로 했다.
이는 그룹이 불확실성이 일상이 된 시장의 변화를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괜히 목표를 제시했다가 달성하지 못하면 그동안 쌓아온 신뢰를 되레 훼손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예측보다 대응이, 목표보다 생존이 더 중요해진 시대에서 그룹은 현실적인 해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시장 변수에 따라 예상치 못한 행보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 쌓아온 27회의 소통의 시간이 있기에 시장은 그 이유를 묻기보다 이해하려 할 것이다. 결국 신뢰는 숫자가 아니라 시간이 만든다. 그 소통의 시간이 바로 한세예스24그룹이 쌓아온 가장 확실한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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