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의 변신 Before&After]‘미국 전력망’ 인프라 투자, 미래 10년 걸었다[LS그룹]⑤해저케이블·BESS 양축…현지화·정책·시장 갖춘 ‘미국형 LS모델’
임효진 기자공개 2025-11-17 13:11:58
[편집자주]
재계는 변신 중이다. 그 어느 때보다 경영환경 리스크가 커진 가운데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한다.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신규투자에 나서는 것은 물론이고 그룹의 모태인 주력사업을 팔아 전혀 새로운 미래를 그리는 곳도 있다. 10년 전과 비교해 주력사업과 캐시카우가 크게 변한 곳도 부지기수다. 더벨은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는 국내 대기업들의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다가올 10년을 조망한다.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2일 08: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S그룹이 미래 10년을 건 전략의 중심지로 미국을 낙점했다. 전력망 인프라와 배터리에너지저장시스템(BESS) 등 차세대 에너지 솔루션 분야를 북미 현지에서 직접 구축하며 ‘전선을 만드는 기업’에서 ‘전력을 연결하는 인프라 기업’으로의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그룹 전체 글로벌 매출의 절반 이상을 미국에서 창출하겠다는 장기 비전은 이미 구체화됐으며 현재 진행 중이다.◇전력에서 솔루션으로…미국 누적 투자액 ‘1조5000억’
LS그룹이 미국에서 집중하고 있는 축은 두 가지다. 하나는 해상풍력과 초고압 직류송전(HVDC) 수요를 겨냥한 해저케이블 사업이고 다른 하나는 재생에너지와 데이터센터 전력망을 타깃으로 한 BESS다. BESS는 발전된 전력을 저장·공급해 전력 효율과 안정성을 높이는 솔루션이다.
해저케이블 부문은 LS케이블앤시스템(LS C&S)이 맡고 있다. 지난해 버지니아주 체서피크에 착공한 ‘LS 그린링크’ 공장은 북미 최초의 대형 해저케이블 생산 거점이 될 예정이다. 총 6억8000만달러(약 1조원)가 투입된다. 2027년 완공, 2028년 1분기 양산이 목표다. LS C&S는 LS전선의 영문 사명으로, 케이블뿐 아니라 전력망 설계·시공 등 솔루션 사업까지 수행한다.
다른 한편에서 LS일렉트릭은 삼성물산 상사부문과 손잡고 미국 BESS 시장에 진입했다. 500MW급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배전반·변압기·전력제어시스템 등 LS의 핵심 기술을 결합한 통합형 에너지 플랫폼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미국 내 전력 인프라 확충과 AI데이터센터 전력 안정화 수요가 급증하면서 BESS 시장은 연평균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LS그룹이 미국에 집행한 누적 투자액은 약 1조5000억원에 이른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전력망·전력저장 인프라 구축에 투입됐고 나머지는 기술센터·물류망 등 지원 인프라 확충에 사용됐다. 구자은 회장이 강조해온 ‘메탈에서 소재로, 전력에서 솔루션으로’라는 전환 전략의 무대가 미국인 셈이다.
◇현지화·정책·시장 삼박자, 글로벌 성장 중심으로
그룹 차원의 대미 투자는 단순한 진출이 아니라 본격적인 현지화 전략이다. 대표적으로 LS C&S는 버지니아 외에도 미 동부 전력회사들과 해상풍력 송전망 사업 협력을 진행 중이다. 일부 예비 수주 단계에 진입했다. 현지 건설·엔지니어링 기업과의 합작으로 프로젝트 수행 역량을 내재화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BESS뿐 아니라 전력기기 유통 네트워크도 미국 현지에서 직접 구축 중이다. 이미 북미 주요 데이터센터 운영사 및 전력공기업과 공급계약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최근에는 미국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한 전력 솔루션 사업을 수주했다. 계약 규모는 약 1329억원이다.
향후 북미 사업의 매출 비중이 그룹 전체의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LS일렉트릭은 북미 데이터센터와 초고압 변압기 시장의 호조에 힘입어 갈수록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 올 3분기 영업이익은 100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7% 늘었다. 2025년 9월 말 기준 수주잔고도 4조1000억원 규모로 직전 분기 대비 2000억원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북미 매출은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불과 4년 전인 2020년만 해도 북미 매출은 691억원에 불과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였다. 그러나 2023년 북미 매출은 8985억원으로 전년 대비 362% 성장하며 매출 비중은 10% 미만에서 18%까지 올라섰다. 지난해 북매 매출 비중은 24%였고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31%다.

LS그룹이 미국을 차세대 성장 무대로 낙점한 이유 중 하나는 미국의 정책 환경이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이후 재생에너지·송전망·BESS 관련 인센티브가 대폭 확대됐다. 현지 생산·조달 요건을 충족한 기업에게 세액공제와 정부 프로젝트 참여 기회가 주어지는데 LS C&S와 LS일렉트릭은도 보조금 혜택을 받고 있다.
또 다른 이유로 시장 규모가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으로 2035년까지 송전망 투자를 2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LS가 생산하는 해저케이블과 전력기기가 주요 공급처가 될 예정이다. LS는 북미 현지의 엔지니어링·자동화 역량을 내재화해 전력솔루션의 완성도를 높이며 현지 기술 경쟁력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S그룹 관계자는 “전력 인프라 관련 미국이 상당히 큰 시장이고 대미 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 편”이라며 “LS전선 해저케이블·소재 사업, LS일렉트릭 전력기기·시스템 사업, SPSX(슈페리어에식스) 권선·통신 사업 등에 약 3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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