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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도심 외곽으로 향하는 건설사들

박새롬 기자공개 2025-11-13 07:36:43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2일 07: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설사들의 주소가 바뀌고 있다. 한때 건설사 본사가 있어야 할 자리는 서울 사대문 안과 강남권 주요 오피스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엔 외곽으로 이전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임대료 절감 차원을 넘어 직접 지은 건물의 공실을 메우기 위해 본사가 들어가는 사례도 늘고 있다.

과거에는 중심 입지를 지키는 것이 기업의 체면이자 경쟁력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생존이 우선이다. 미분양과 공실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건설사들이 본사를 투입해 버티는 장면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HDC현대산업개발이 강남과 용산을 거쳐 광운대역세권으로 이전을 추진 중이고, DL이앤씨는 광화문·서대문을 거쳐 마곡으로 옮긴 뒤 향후 효제동 개발 오피스 입주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중견 건설사들의 이동은 더 과감하다. 아이에스동서는 본사를 경기 고양 덕은지구로 이전하기로 했고, BS한양은 인천 청라 오피스 공실 해소를 위해 일부 조직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DL건설 역시 마곡 이전 직전까지 부천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언급된 바 있다. 1~2위 건설사인 현대건설과 삼성물산도 주요 개발 프로젝트에서 책임임차 형태로 직접 입주하는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다.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은 시장 침체로 인한 미분양 심화다. 분양 및 임대 속도가 붙지 않다보니 건설사들은 외부 수요를 계속 기다리기보다 직접 들어가 자산 가치를 방어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대형 건설사가 참여한 프로젝트가 장기간 미분양으로 남는 것은 재무 부담을 넘어 브랜드 신뢰에도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선택이 장기적 생존 전략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본사가 직접 입주해 공실을 메우는 방식은 단기적으로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지만 시간을 버는 전략일 뿐, 사업 경쟁력 확대나 브랜드 가치 제고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만약 경기 부진과 거래 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진다면 본사 이전은 비용 절감 이상의 구조조정 압박, 조직 효율 저하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실제로 지금도 본사 이전과 함께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건설사도 있다.

결국 관건은 '얼마나 버틸 수 있는가'에 달렸다. 시장이 회복될 때를 대비해 체력을 유지하며 브랜드 가치를 지켜온 기업과, 무리한 인력 감축과 조직 축소로 경쟁력이 줄어든 기업의 미래는 갈릴 것이다. 이번 선택이 '퇴보'가 아닌 '재정비의 시간'으로 활용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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