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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의 '체어맨'thebell note

김형락 기자공개 2025-11-14 08:13:57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3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얼마 전 만난 사외이사는 IR 후일담을 들려줬다. 미국 사업장을 둘러보는 출장길에 이사회 사무국이 기관 투자자 미팅까지 잡아뒀다고 했다. 현지 투자자가 사외이사와 만남을 요청했다. 셀링 포인트만 있는 IR이 아니라 사외이사의 시선을 알고 싶어했다고 한다. 이날 투자자 미팅은 그 기업이 진행한 첫 사외이사 IR이었다.

국내에서는 주로 금융지주가 사외이사 IR에 적극적이다. 재계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거버넌스 NDR을 정례화했다. 다만 IR 대상이 국내외 기관 투자자라 큰손이 아니라면 사외이사를 만나 이사회 속사정을 듣기 어렵다. 일반 주주는 이사회 정보 접근 권한이 제한적이다.

이사회 의장이 주주들에게 서한을 보내는 금호석유화학 IR은 그래서 특별하다. 지난해부터 이사회 의장인 최도성 사외이사가 매년 두 차례 주주 서한을 발송한다. 경영 실적과 전망, 주주 환원 정책뿐만 아니라 지배구조 사안도 상세히 설명한다. 분기 실적 설명회와 결이 다른 IR이다.

금호석유화학 이사회는 소통 창구를 넓혀 주주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조카의 난'으로 불린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이사회 구성과 운영 방식을 고치고, 후속 조치도 이행해 가고 있다. 주주제안 등 민감한 사안에도 최 의장이 메시지를 내 이사회 운영 지향점과 균형감을 주주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금호석유화학에는 '체어맨(chairman)'이 둘이다. 한 명은 미등기 임원인 박찬구 회장과 한 명은 최 의장이다. 체어맨은 회장과 이사회 의장이라는 뜻을 모두 지니고 있다. 이사회에서는 최 의장이 더 무게감 있는 존재다. 최 의장은 과거 지배구조개선연구위원회 위원장 시절 '지배구조 모범 규준'을 개정하면서 제시했던 원칙들을 금호석유화학 이사회 운영에 녹이고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권력은 행사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견제받을 때 더 잘 작동했다. 이사회도 마찬가지다. 금호석유화학 이사회 의장이 주주들에게 띄우는 서신에는 '더 좋은 이사회'를 끊임없이 고민하겠다는 다짐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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