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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벤츠 톱레벨 영업 '전장'도 추격전 사정권칼레니우스 회장·삼성SDI CEO 승지원 미팅 주선…사법리스크 털고 연일 광폭행보

김경태 기자공개 2025-11-17 07:36:43

이 기사는 2025년 11월 14일 10: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법리스크를 종식한 뒤 다시 톱레벨 영업에 힘을 쏟고 있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을 만나 삼성SDI·하만과의 협력을 타진했다. 그룹에 큰 의미를 지닌 서울 이태원동 승지원에서 만나 친밀감을 극대화하는 데 방점을 뒀다.

이번 회동을 계기로 전장사업에서도 경쟁사를 빠르게 추격하는 상황이 전개될 지 주목된다. 삼성SDI는 메르세데스-벤츠와는 아직 전기차 배터리 거래를 트지 못한 상태인데 반전이 기대된다.

◇이재용 회장, 벤츠 회장 만찬 회동…'납품 못 한' 최주선 삼성SDI 사장, 서둘러 도착

이번주 방한한 칼레니우스 회장은 이달 13일 국내 주요 대기업 관계자들과 만났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을 비롯한 LG그룹 주요 계열사 사장단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회동했다. 이어 강남으로 이동해 벤츠 수입사인 효성그룹과도 만났다.

그 후 칼레니우스 회장은 이 회장과 저녁 만찬을 겸한 회동을 했다. 장소는 삼성그룹에 큰 의미를 지닌 곳이자 이 회장이 극히 중요한 인사를 만날 때 활용하는 승지원이었다. 승지원은 고 호암 이병철 창업회장의 자택이었다가 고 이건희 선대회장이 집무실 겸 영빈관으로 만든 곳이다.
최주선 삼성SDI 사장이 이달 13일 오후 6시36분 승지원에 입장하는 모습(윗 사진)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탑승한 벤츠 마이바흐 차량이 오후 6시50분 승지원에 들어가는 모습(아래 사진)

삼성그룹은 다수의 계열사 사장이 참석하지는 않았고 삼성SDI, 하만에서 CEO가 자리에 함께 했다. 최주선 삼성SDI 사장은 오후 6시36분경 승지원에 일찌감치 도착해 서둘러 입장했다. 이 회장은 오후 6시50분에 마이바흐를 타고 도착했다. 칼레니우스 회장을 비롯한 벤츠 일행은 오후 7시16분에 승지원으로 입장했다.

이날 회동은 극도의 보안을 지킨 상태에서 이뤄졌다. 기자가 오후 4시25분경 승지원에 도착하자 경비 관계자가 소속과 이름을 묻기도 했다.

최 사장은 승지원 문앞에서 내려 걸어들어가는 와중에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이 회장과 벤츠 일행은 차량에 탑승한 상태에서 승지원에 들어서면서 모습이 제대로 노출되지도 않았다.

벤츠 일행이 들어선 뒤 승지원의 대문은 굳게 닫혔다. 다만 멀리서 독일어와 영어가 뒤섞인 여러명의 목소리와 웃음소리가 들렸다.

흥미로운 장면도 있었다. 수분 동안 삼성·벤츠 관계자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승지원 위로 20여마리의 기러기 떼가 V자 대형을 그리며 날아갔다. 기러기떼가 지나가자 현장에 있던 10여명의 취재진은 흥미롭게 쳐다보면서 대화했고 안에서도 웃음소리가 들렸다. 기러기는 대표적인 겨울 철새로 한반도에 9월 중순에 와서 이듬해 2월~3월경까지 지낸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귀한 새다.

이달 13일 오후 7시 16분경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회장이 탑승한 차량이 승지원에 들어서는 모습

◇삼성SDI 도운 이재용, 사법리스크 종식 후 '전방위 역전극' 시도

삼성SDI는 LG에너지솔루션·SK온과 함께 국내의 대표적인 전기차 배터리업체다. 삼성SDI는 독일 완성차 중 BMW, 아우디와는 이미 협력하고 있다. 그런데 벤츠와는 구체적인 거래 관계가 여전히 없는 상태다.

최 사장의 회동 참석은 이런 어려운 상황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이 다수의 계열사 경영진과 함께 하는 대신 삼성SDI의 CEO와 벤츠 회장의 만남을 주선했다는 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반대로 삼성SDI에는 향후 반드시 거래 관계로 이어져야 한다는 큰 압박감으로 다가올 수 있는 만남이다.

이 회장은 고 이 선대회장이 경영하던 시기부터 전장사업에 대한 큰 관심을 갖고 육성했다. 그가 실질적으로 삼성그룹을 이끌던 2016년 추진한 하만 인수도 이 회장의 전장사업 육성 의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전자는 작년 사내 전장사업팀을 하만협력팀으로 확대개편하며 전장사업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이 회장은 최근 수년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올리버 집세 BMW 회장, 레이쥔 샤오미 회장 등 글로벌 자동차업계 거물들과 만나 협업을 타진하면서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하만 등 전장사업 계열사들을 위한 톱레벨 영업을 펼쳤다.

올 10월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지포스 출시 25주년 행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어깨동무를 한 모습(출처: 엔비디아 공식 유튜브 채널)

이 회장은 올 7월 삼성물산 합병 관련 소송 3심에서 '전부무죄'를 확정받았다. 직후 반도체사업에서 드라마틱한 변화를 일으키는 톱레벨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벤츠와의 만남이 반도체사업처럼 극적인 추격 드라마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올 7월 28일 165억달러(약 23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파운드리 계약 수주를 공시했다. 공시 직후 머스크 CEO가 X를 통해 삼성전자가 테슬라의 일감을 따낸 것이라 밝혔고 이 회장과의 소통 사실도 공개했다.

지난달에는 글로벌 AI 시장을 주도하는 오픈AI와 협력을 이뤄냈다. 이 회장은 방한한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만나 스타게이트에 첨단 메모리 반도체를 대규모로 공급하는 등 전략적 파트너사로 전방위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내용을 합의했다.

APEC 기간이던 10월 30일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정 회장과 함께 '깐부회동'을 하고 지포스 출시 25주년 행사 무대에도 함께 올랐다. 이날 삼성전자와 엔비디아는 HBM3E를 넘어 HBM4에서도 협력한다고 공표했다.

이달에는 테슬라와 관련해서 또다시 낭보가 들렸다. 그간 삼성전자가 향후 테슬라의 차세대 자율주행칩 AI6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머스크 CEO는 이달 6일(현지시간) 테슬라 연례 주주총회에서 TSMC가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AI5까지 삼성전자도 함께 파운드리를 맡을 것이라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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