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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니아의 아쉬운 증자 타이밍[thebell note]

이종현 기자공개 2025-11-28 13:00:30

이 기사는 2025년 11월 21일 15: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반기에 기대하던 사업 수주에 실패하면서 한계에 이르렀다. 지금 안 하면 더 이상 기회가 없다고 판단해 비판을 감수하고 유상증자를 추진하게 됐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 중인 인베니아 관계자의 발언이다. 디스플레이 장비 기업인 인베니아는 한때 LIG그룹의 계열사였던 곳이다. 과거 꾸준히 연매출 1000억원 규모를 유지해왔으나 최근 경영 사정이 급격히 악화됐다. 매출 감소에 현금 여력이 바닥나면서 발행주식을 2배 이상 늘리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게 됐다.

인베니아의 경영이 어려워진 것은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의 침체 때문이다.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에 밀려 국내 기업들의 신규 투자가 위축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LG디스플레이의 의존도가 높았던 것이 발목을 잡았다.

위기 상황에서 진행되는 유상증자인 만큼 마냥 비판하기는 어렵다. 회사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기 때문이다. 인베니아는 4분기부터 실적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조달 자금을 자재 구입에 투입해 본격적인 턴어라운드에 성공하겠다는 목표다.

하지만 유상증자 추진 시점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인베니아의 실적은 2022년부터 악화됐으나 그동안은 한차례도 자금을 조달하지 않았다. 그리고 최근 회사 시가총액이 코스닥 퇴출을 걱정해야 할 지경에야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더 일찍이 자금을 조달했다면 지금처럼 절박한 상황에서 위험한 도박수를 쓸 필요는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석에서 만난 회사 관계자는 "늦었다는 지적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상반기까지는 일부 사업 수주가 확정 단계에 이르렀기에 자금 조달 없이도 턴어라운드를 할 수 있으리라 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막판에 이르러 수주에 실패했고 최후의 수단을 쓰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유상증자 청약에 현 최대주주 구동범 대표와 구동진 사장(형제)이 참가하지 않으면서 경영진의 신뢰도가 추락했다. 경영권을 승계받은 아들들을 대신해 2018년 일선에서 물러났던 구자준 전 LIG손해보험 회장이 유일하게 15억원을 청약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책임이 있는 경영진은 참여하지 않으면서 '아빠찬스'를 쓰는 모양새인 만큼 투자자들의 반응도 싸늘하다.

일방적인 '회사가 어려우니 도와달라'는 말로는 주주들의 지갑을 열기 어렵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 비전을 갖고 있는지, 또 회사를 살린 뒤 주주들과 어떻게 이익을 공유할지에 대한 소통이 필요하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여기서 주주들의 신뢰를 얻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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