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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업계 긴급점검]가동률 급락·현금흐름 둔화…30년 만의 균열①내수 출하량 3600만톤 시대…시멘트 5사, 서로 다른 생존 전략 구사

임효진 기자공개 2025-12-01 07:01:57

[편집자주]

국내 시멘트 산업은 30년간 유지해 온 내수 5000만톤 체제가 붕괴됐다. 건설 경기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출하량은 3600만톤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주요 5개사 수익성은 흔들리고 있다. 수요 위축과 비용 구조 변화, 규제 강화가 얽힌 결과다. 더벨은 시멘트 업계 구조적 취약성을 짚어보고 산업 재편 논의의 흐름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1월 21일 15: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시멘트업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겪고 있다. 최근 한국시멘트협회는 올해 국내 시멘트 출하량이 3600만톤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30년간 내수 출하량 5000만톤 내외를 유지해 왔고 지난해 4400만톤으로 떨어졌을 때 시멘트업계가 충격에 빠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3600만톤은 국내 시멘트 산업이 내보인 첫 균열로 풀이된다.

쌍용C&E·한일시멘트·아세아시멘트·삼표시멘트·성신양회 등 주요 시멘트 5사는 올해 동시에 매출 감소와 수익성 하락을 기록했다. 건설 수요 둔화가 장기화하면서 전기료·물류비·정비비 등 고정비는 꾸준히 발생하는데 가동률은 계속 떨어진 결과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시멘트 5사는 각자 다른 전략을 취하며 구조적 전환기를 맞이할 준비에 나섰다.

◇고정비 산업의 취약성 드러나…주요 업체 가동률 50~70%대

올해 3분기 쌍용C&E는 매출 3673억원, 영업이익 28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의 수익을 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772억원으로 전년 동기 2255억원보다 20%가량 줄었다. 실적은 버텼지만 현금창출력은 약화된 것으로 본업의 체력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한일시멘트는 매출 3577억원, 영업이익 506억원을 내며 2024년 대비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영업이익률은 19%에서 14%로 떨어졌다. 나머지 기업들도 비슷했다. 삼표시멘트는 영업이익률이 15%에서 8%로 반토막 났고, 아세아시멘트 역시 영업이익률이 12%에서 8%로 낮아졌다.


시멘트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업계 전반의 공장 가동률이 하락할 수밖에 없게 된 결과다. 가동률이 떨어지면 설비·인력 등 고정비가 누적돼 단위 생산원가가 높아지고 결국 영업이익률을 떨어뜨린다. 최근에는 건설경기 침체로 판매단가 인상 여력도 사라지면서 기업들이 비용 상승분을 제품에 반영하지 못하는 점도 수익성 저하를 심화한 것으로 보인다.

시멘트 제조업은 고정비 비중이 높아 일정 수준 아래로 가동률이 떨어지면 수익성이 급락한다. 한일시멘트의 올해 3분기 가동률은 58.3%였다. 2023년 72.7%, 2024년 65%에서부터 꾸준히 떨어졌다. 다른 회사들도 과거보다 가동률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각사 시멘트 공장 가동률은 쌍용C&E 77.4%, 아세아시멘트 57%, 삼표시멘트 48.3%, 성신양회 49.3%였다.

현금흐름 격차도 뚜렷해졌다. 한일시멘트의 2025년 잉여현금흐름은 235억원으로 전년 대비 크게 줄었다. 삼표시멘트는 597억원을 기록하며 방어에 성공했지만 아세아시멘트는 마이너스(-) 13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시멘트 산업은 환경규제·설비 유지 등 필수 자본지출(CAPEX) 비중이 높아 현금흐름 약화가 곧 투자 여력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단기 확대 vs 장기 확충 vs 축소·방어’

같은 위기 속에서도 시멘트 5사는 서로 다른 차입 전략을 택하고 있다. 한일시멘트는 단기차입금을 전년 말 대비 2배 넘게 늘리며 유동성 확보에 집중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약화되자 운전자본 부담이 커지면서 단기 조달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아세아시멘트는 정반대다. 유동부채를 대폭 줄이는 대신 장기차입금을 683억원에서 4229억원까지 확대했다. 환경 규제 대응과 노후 설비 교체 등 중장기 투자 수요가 커지면서 당장 갚아야 하는 빚을 내기보다는 몇년에 걸쳐 갚을 수 있는 장기 자금 확보를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쌍용C&E는 단·장기 조달을 모두 늘린 ‘전방위 확대’ 전략을 보였다. 단기차입금, 단기사채, 유동성 장기부채가 모두 뛰며 사실상 모든 조달 수단이 확대됐다. 영업현금흐름이 전년보다 줄어든 가운데 재고 증가와 매출채권 변동 등 운전자본 부담이 커지자 유동성과 투자재원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시멘트사 중 부채 구조 변화 폭이 가장 컸다.

반면 성신양회는 차입을 줄이며 보수적 재무 기조를 유지했다. 단기사채와 장기차입금 모두 감소해 총부채가 오히려 줄어드는 흐름이다. 차환 부담을 낮추고 이자비용을 축소하는 쪽으로 방어적인 조정이 이뤄진 셈이다. 업황이 약한 상황에서 무리한 투자나 조달을 피하려는 전략적 판단이 반영됐다.

삼표시멘트는 가장 안정적이었다. 단기차입금은 소폭 줄었고 장기차입금 역시 큰 변동이 없어 총부채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설비투자 사이클이 다른 회사에 비해 작고 고정비 부담도 상대적으로 낮아 차입 확대가 필요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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