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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CCTV 한대 없는 조선소

박완준 기자공개 2025-11-27 10:33:53

이 기사는 2025년 11월 24일 0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조선소는 작업 현장 내 폐쇄회로(CCTV)가 1대도 없습니다. 성장에 맞춘 안전시스템 설계가 필요한 시점이죠".

최근 국내 조선사들의 최대 화두는 '중대재해처벌법'이다.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에 속도가 붙으며 급변하는 공급망의 대응력을 키워야 한다는 시장의 전망과 달리 '인명 사고'를 가장 큰 리스크로 분류한다. 사고 발생 시 작업중지 명령까지 이어지는 등 안전 리스크가 성장의 속도를 결정하는 구조로 변할 수 있다는 시선이다.

하지만 국내 조선소는 작업장 내부를 감시할 수 있는 인프라가 없다. 작업 현장을 볼 수 있는 CCTV가 단 1대도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조선업 중대재해 사망자가 21명을 기록한 것과 상반된 환경이다. 수천명이 동시 투입되는 현장에 CCTV도 없이 위험을 관리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목소리가 커진 배경이다.

실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업계는 다른 산업군과 달리 CCTV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위험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노동자들이 CCTV 설치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부터 철강, 반도체 공장은 이미 안전 체계를 고도화한 것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장면이다.

노조는 회사가 노동자를 감시하는 등 근태 관리 가능성을 거론하며 수년째 CCTV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CCTV 설치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직원 동의가 필요한 탓에 결국 좌초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노조의 반대가 조선업 안전관리 체계 전반을 과거에 묶어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사들은 결국 안전 체계의 효율성이 떨어졌다. 한화오션은 주기적으로 드론을 띄워 작업장을 확인한다. HD현대중공업은 근로자가 개인 휴대 단말기(PDA)를 들고 다니면서 부품, 선박 공정을 사진으로 찍어 공유한다. 삼성중공업도 자동화 공정에 실시간 감지 센서 시스템을 활용한다.

기업의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면서 목표한 스마트조선소의 핵심이 CCTV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첨단 기술을 조선소에 적용하기 위해선 작업장 곳곳을 보는 '눈' CCTV가 필요한 데 노조의 반대로 새로운 기술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 조선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안전의 방식도 변해야 한다. 전성기를 맞이하기 전 과거에 묶인 안전 체계 개편이 절실하다. 결국 '보이지 않는 위험'을 보는 CCTV는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생존의 언어로 해석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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