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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rd Match up/한국투자금융 vs 노무라홀딩스]한국증권, 삼성생명 IPO부터 살펴본 빅딜의 역사⑨[빅딜]한국 산업 굵직한 변곡점마다 조단위 자본조달 주관

안정문 기자공개 2025-11-26 08:19:14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에는 뛰어난 개인 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하지만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중요한 척도다. 기업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11월 25일 08: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20여 년 동안 수행해 온 ECM 거래 가운데 특히 2조원 이상의 초대형 딜은 이 하우스의 기업금융 역량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지표다. 대형 IPO부터 구조조정형 유상증자, 신산업 확장기에 필요한 전략적 자본조달까지 한국 산업의 굵직한 전환점마다 한국증권이 핵심 창구로 참여한 조 단위 빅딜이 자리한다.

이는 단순히 거래 규모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자본시장에서 '대규모 리스크를 설계·배분할 수 있는 하우스'라는 신뢰도 축적 과정이기도 하다.

◇삼성생명 4.9조 IPO, 15년 전 랜드마크 딜

한국증권 빅딜의 서막은 단연 2010년 삼성생명 IPO다. 4조8881억원의 공모 규모는 당시 한국 자본시장에서 전례 없는 규모였고 보험업·금융지주·지배구조 이슈까지 얽힌 복잡한 거래였다.

삼성생명 IPO는 국내 IPO 역사에서 2022년 LG에너지솔루션 IPO가 이뤄지기 전까지 12년 동안 역대 최대 규모 기록을 유지했다. 국내와 해외 모집 대표주관을 맡은 한국증권과 골드만삭스는 합작을 통해 어려운 조건 속에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삼성생명 IPO는 구주매출 100%로 구성됐다. 삼성차 채권단에 대물 변제된 구주를 실제 채무가치만큼 높여 팔아 10년 넘은 채권채무 관계와 소송 문제를 마무리 짓기 위해 결정된 사안이었다.

한국증권은 수요예측 과정에서 청약에 참여한 기관투자가에게 배정신청 순서에 따라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덕분에 국내 청약 경쟁률은 예측 첫날 2.25대 1을 기록했고 최종 10조8094억원이 몰렸다.

삼성생명 IPO는 한국증권의 딜 포트폴리오에서 단순한 대형 거래가 아니라 대규모 기관·리테일 수요를 안정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하우스라는 신뢰의 시작점이었다. 이후 한국증권이 산업별 조 단위 자본조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이 이때 형성됐다고 평가된다.


◇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넷마블로 빅딜 영역 넓혀

2016년 삼성바이오로직스 IPO(2조2496억원)는 한국 바이오섹터가 글로벌 제조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분기점이었다. 기술성·프리미엄 판단의 난이도가 높았던 거래였지만 한국증권은 글로벌 기관을 중심으로 대규모 주문을 확보하며 바이오 빅딜을 성공시켰다.

이 딜을 계기로 한국증권은 바이오·헬스케어 섹터에서 장기적으로 딜을 설계할 수 있는 하우스로 포지셔닝되기 시작했고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후속 유상증자(2022년 3조2000억원)에서도 주관사를 다시 한번 따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한국증권은 2017년 게임섹터로 발을 넓혔다. 2조6617억원 규모였던 넷마블 IPO는 성장산업 중심 딜로서 의미가 크다. 게임·엔터테인먼트 섹터는 실적 변동성과 성장 프리미엄 논란이 항상 존재하는데 한국증권은 기관을 폭넓게 확보하며 당시 국내 최대 게임 IPO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했다.

이 거래는 한국증권이 단순히 제조·중공업 등 전통산업 딜을 넘어 성장 산업군의 가치평가와 글로벌 기관 수요 확보 능력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시장에 인식시킨 계기가 됐다.

◇코로나 이후 유증 중심으로 빅딜 이어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한국증권은 유상증자를 중심으로 빅딜 트랙 레코드를 이어갔다. 2021년 대한항공 3조3160억원 유상증자는 한국증권 ECM 라인업 중에서도 난이도가 가장 높았던 딜로 꼽힌다. 팬데믹 위기 상황에서 기업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거래였지만 당시 항공 수요 급감과 유동성 우려가 병존해 시장 불확실성이 컸다.

한국투자증권은 실권 가능성이 높은 대규모 할증·할인 조정 구간을 안정적으로 설계했고 기관 중심의 배분 구조를 세밀하게 조정해 성공적으로 흡수했다. 이 딜은 한국증권이 위기 상황에서 기업의 재무적 복원력을 설계할 수 있는 대표적 구조조정형 딜 하우스라는 평판을 굳힌 거래였다.

2022년 삼성바이오로직스 3조2006억원 유상증자는 국내 바이오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 자본조달이었다. 해당 시기 글로벌 금리 인상기와 경기 둔화 우려로 시장 조건이 악화되고 있었지만, 한국증권은 장기성장 스토리에 초점을 맞춘 기관 수요 확보 전략을 구사해 성공적으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 IPO(2016년)와 유상증자(2022년) 모두에서 한국증권이 주관 역할을 맡았다는 점은, 단일 기업의 성장 스토리를 초기 상장 → 대규모 확장기 자본조달까지 일관되게 도왔다는 의미를 갖는다.

올해도 한국증권은 3조원에 육박하는 유상증자를 주관하면서 빅딜을 이어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조9188억원 유상증자는 방위산업·우주항공 산업이 글로벌 전략산업으로 부상하는 시점에서 진행된 초대형 거래다. 대규모 투자비가 예상되는 방산·우주 프로젝트 특성상 자본확충이 필수적이었고 한국증권은 안정적으로 딜을 마무리했다.

코로나19 이후 한국증권이 주관을 맡은 것 가운데 발행규모 2조원 이상 IPO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21년 SKIET IPO(2조2460억원) IPO는 글로벌 2차전지 소재 공급망 재편 시점에서 이뤄진 상징적인 거래였다. 밸류에이션 고점 논란이 존재한 가운데 진행됐지만 증권은 국내외 기관 수요를 견조하게 확보해 시장 충격 없이 상장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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