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그룹, LS 지분 팔아 한진칼 주식 매수할까700억 실탄 장전, 경영권 분쟁 재점화 예의주시
이재빈 기자공개 2025-11-25 07:46:14
이 기사는 2025년 11월 24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반그룹이 LS 지분 일부를 처분한 배경을 두고 한진칼과의 경영권 분쟁에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LS 주가가 투자시점 대비 큰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지배력이 취약한 한진칼을 집중 공략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은 이미 호반그룹의 한진칼 지분 추가 매입 가능성을 선반영하고 있다.24일 업계에 따르면 호반그룹은 최근 LS 지분 일부를 처분했다. 처분된 규모는 지분율 기준 1%를 조금 웃도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4%를 상회했던 호반그룹의 LS에 대한 지분율은 3% 아래로 감소했다.
지분율을 3% 아래로 조정했다는 것은 경영권 개입 시도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음을 의미한다. 3%를 상회하는 지분율은 상장기업 경영진 견제를 위해 필수적인 요건이기 때문이다.
가장 강력한 권한은 집중투표제 청구권이다. 이사 후보의 수만큼 의결권이 배부되고 다득표 순으로 이사가 선임되기 때문에 소액지분으로도 이사회 진입이 가능하다. 이번 지분 정리로 호반그룹의 LS 이사회 진입 가능성이 사실상 소멸된 셈이다.
기존 이사에 대한 해임청구권도 3% 이상 지분 주주의 권리다. 이밖에도 주주제안과 주주대표소송, 주주총회 소집청구권 등의 권한을 활용할 수 있다. 모두 경영진으로 하여금 적잖은 부담을 느끼게 할 수 있는 권한이다.
호반그룹은 LS와의 경영권 분쟁이라는 패를 포기한 대신 수백억원 규모의 실탄을 장전했다. 호반그룹이 1%를 상회하는 지분을 처분한 시점은 10월 말 전후로 알려져 있다. LS의 시가총액이 70조원에 달했던 시점이다. 지난 4일 종가기준 시가총액은 70조5324억원으로 집계됐다. 단순계산으로도 700억원에 달하는 현금유동성이 호반그룹에 유입된 셈이다.
차액도 상당하다. 호반그룹이 LS 지분을 매입한 시점은 지난 3월초로 LS그룹의 시가총액이 현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던 시점이다. 지분 매입소식이 알려지기 전날인 3월 12일 종가기준 LS의 시가총액은 32조7796억원에 그쳤다. 호반그룹 입장에서는 매입가의 배 이상으로 주식을 처분했다.
일각에서는 LS 지분 매각대금을 손에 쥔 호반그룹이 한진칼 지분을 추가 취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만으로도 경영권 방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LS와 달리 한진칼은 상대적으로 최대주주의 지배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3분기 말 기준으로 LS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32.6%로 집계됐다. 자사주로도 12.51%를 보유 중이다. 호반그룹이 지분 13.31%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을 우군으로 포섭해도 경영권 분쟁을 벌이기 어려운 구조다.
반면 한진칼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보통주 지분율은 20.52%에 그친다. 호반그룹의 지분율 18.46%와 2.06%포인트(p) 차이에 불과하다. LS 지분 매각대금 전액으로 한진칼 지분을 추가 취득하면 지분율 차이를 1%p 이내로 좁히는 것도 가능하다. 델타항공(14.9%)과 한국산업은행(10.58%) 등 주요주주의 표심에 따라 경영권 확보도 가능한 셈이다.
시장은 호반그룹의 한진칼 주식 매입 가능성에 들썩이고 있다. 24일 한진칼 주식은 9만8400원이었던 전일 종가 대비 5.1% 오른 9만960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장중 한때에는 10만8600원으로 오르며 시가총액 7조원을 웃돌았다.
호반그룹이 실제 한진칼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앞서 호반그룹은 지난 3월 개최된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에 대해 보수증액이 과하다고 지적했다. 호반그룹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한진그룹의 경영에 이의를 제기한 셈이다.
업황 측면에서 주가가 상승할 요인이 크지 않다는 점도 시장이 호반그룹과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점치는 근거로 꼽힌다. 최근 1개월간 발행된 증권사들의 대한항공 리포트를 보면 모든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동결하거나 하향조정했다. 국내 항공시장의 공급과잉과 국제선 운임 하락, 신형기 도입으로 인한 감가상각비 증가 등으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이익이 개선될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호반그룹 관계자는 "LS 지분 매입은 관련 산업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바탕으로 이뤄진 투자목적이었던 만큼 내부 투자기준에 따라 매각한 것"이라며 "한진칼 지분 추가취득 여부와 관련해서는 별도의 입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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