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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SPC그룹, 컨트롤 타워 기능 '파리크라상' 일원화10월 지주사 사업 목적 추가 후 연내 물적분할 진행, 중장기 지배력 재편의 출발점

정유현 기자공개 2025-11-26 14:44:40

이 기사는 2025년 11월 24일 1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2년 출자구조 정리 이후 멈춰 있던 SPC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시계가 다시 움직이고 있다. 파리크라상을 정점으로 구조를 정리한 뒤 10년 넘게 큰 변화가 없었지만 오너 3세 '형제' 경영 체제가 한층 공고화된 후 컨트롤 타워 재정비에 나선 모습이다.

이전에도 파리크라상은 오너일가 지분이 집중된 그룹의 중심축이었다. 이번 개편으로 경영 컨트롤 기능까지 결집된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지배력 이양을 포함한 승계의 핵심 축으로 작동할 수 있는 구조가 갖춰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배 정점 파리크라상 '물적 분할' 결의, 투자·관리 부문 SPC㈜ 통합

24일 SPC그룹에 따르면 ㈜파리크라상은 21일 이사회를 열어 물적분할을 의결했다. 분할 과정에서 근로조건 유지와 고용 승계가 수반되는 만큼 근로기준법·근로자참여법·상법상 사전 고지 의무에 따라 임직원 안내도 함께 이뤄졌다.

이번 물적분할은 파리크라상의 기능을 사업부문과 투자·관리 부문으로 분리하는 작업이다. 분할 신설회사는 제조·유통 등 본업을 전담하고, 존속법인인 파리크라상은 투자·관리 기능을 맡게 된다. 여기에 계열사 법무·컴플라이언스·홍보 등 공통 기능을 수행해온 100% 자회사 SPC㈜와의 합병도 병행된다. 투자·관리 부문과 SPC㈜가 통합되면서 그룹의 컨트롤 기능이 단일 법인으로 묶이는 구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

SPC그룹은 2012년 대대적인 출자구조 정리를 통해 파리크라상을 중심으로 한 지배체계를 구축했다. 2011년 이전에는 파리크라상과 오너일가 개인 명의 지분이 뒤섞여 있었고, 일부 계열사에서는 지배축이 중첩되는 구조도 나타났다.

그룹 외형이 커지자 2012년부터 출자 단일화 작업이 추진됐다. 오너일가가 개인 명의로 보유하던 SPL·SPC·SPC네트웍스·SPC캐피탈 등의 지분이 파리크라상으로 이관됐고, 파리크라상은 신주 발행과 주식교환 방식으로 이를 흡수했다. 여러 차례 작업을 거치며 파리크라상이 지배의 최상단으로 정리됐다. 이 과정에서 허진수 부회장과 허희수 사장도 개인 명의로 보유하던 비상장사 지분을 파리크라상 신주와 교환하며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2011년말 파리크라상의 보유 지분율은 허영인 회장이 74.5%, 허진수 부회장 16.7%, 허희수 사장 4.7%, 허영인 회장의 배우자 이미향씨가 4.1%를 보유하고 있었다. 2012년~2013년 사이 개편을 진행 한 이후에는 큰 변동없이 지분율 이어지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허영인(63.31%), 허진수(20.33%), 허희수(12.82%) 및 이미향(3.54%) 구조다.

이후 파리크라상은 주요 계열사 지분이 집중되며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해왔지만 동시에 파리바게뜨·파스쿠찌·샤니 등 브랜드를 직접 운영하는 사업회사 성격도 강했다. 핵심 지원 기능이 별도 법인인 SPC㈜에 흩어져 있다 보니 사업을 추진할 때마다 두 조직을 오가야 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내부적으로도 의사결정 속도와 실행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구조는 올해 10월 파리크라상이 정관에 '지주사업'을 공식 추가하면서 변화의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다. 이번 물적분할과 SPC㈜ 합병 발표는 지주 기능을 한 법인으로 집중하는 실질적 정비 작업으로 이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2026년 정기 인사 허진수·허희수 승진, 중장기적 승계 준비 해석

왼쪽부터 허진수 부회장, 허희수 사장
표면적으로는 경영 효율화가 목적이지만 최근 오너 3세가 잇따라 승진한 시점과 맞물리면서 향후 승계를 염두에 둔 단계적 정비 작업의 시작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2026년 정기 인사에서 허진수·허희수 형제가 각각 부회장과 사장으로 올라선 직후, 파리크라상 중심으로 컨트롤 타워를 재편하는 작업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국내 그룹 승계 구조상 지배력 이양은 지주사 지분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이런 맥락에서 파리크라상에 지배·사업 기능을 재배치하는 이번 작업은 향후 승계 국면에서 지배력 이전의 기반을 미리 다지는 조치로도 읽힐 수 있다. 다만 이번 개편이 최대주주인 허영인 회장의 지분 이동을 수반한 것은 아니어서 실제 승계 논의로 이어지기까지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SPC그룹 측은 "이번 물적 분할은 ㈜파리크라상의 역할과 기능을 효율성 있게 나누어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경영체계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올해 안에 물적 분할을 최종 승인 받는 주주총회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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