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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지방 미분양 해소 방안 '고심'대구·대전 장기 사업지… CR리츠·담보대출·할인분양 총동원

박새롬 기자공개 2025-11-26 07:19:36

이 기사는 2025년 11월 25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이 신용보강과 시공을 맡은 지방 주택사업에 난항을 겪으면서 해법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대구와 대전 등 분양 여건이 좋지 않은 지역에 참여한 사업지 중심으로 미분양 해소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분양 촉진책을 강화하는 동시에 CR리츠와 미분양담보대출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방 미분양 단지를 중심으로 CR리츠 도입과 미분양담보대출 구조를 내부적으로 적극 검토하고 있다.

특히 대구에서 미분양 장기화로 추가 대책이 필요해진 단지들이 많다. 대구 남구 대명동 '힐스테이트 대명 센트럴2차'는 2022년 분양돼 내년 초 입주를 앞두고 있으나 분양률이 30%대 초반에 머물며 고전하고 있다. 현재도 분양가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앞으로 더 강력한 할인 조건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중구 ‘힐스테이트 대구역퍼스트’는 CR리츠를 활용한 임대 전환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이 단지는 2021년 청약을 받아 올해 3월 입주가 시작됐으나 입주율이 50%를 밑도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달 20일 JB자산운용이 ‘에이치디와이유제이비CR리츠’라는 명칭으로 국토부에 영업등록을 신청했으며, 연내 미분양 215세대를 매입해 임대공급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대구 서구 비산동 '힐스테이트 서대구역 센트럴'에서 총 2700억원 규모의 미분양담보대출을 조달했다. 해당 단지는 2021년 본PF 전환 후 2022년 청약을 진행했지만 전 타입이 미달됐고 올해 4월 준공 이후에도 미분양이 상당수 남아 있었다. 현대건설과 시행사는 CR리츠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하다 담보대출을 통해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쪽으로 정리했다.

현대건설은 최근까지 시행사 더와이즈그룹이 진행 중인 대전 가양동 단지에 대해 CR리츠 편입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종적으로는 도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현대건설이 CR리츠 도입을 보류한 이유는 지방 분양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임대 전환 후 4년간 사업비용을 반영하면 이후 분양가가 기존 책정가 대비 15~18% 높아져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내부에서는 4년 후 분양전환 시점에 시장가격이 이 수준을 따라잡을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라 CR리츠 대신 할인분양 등 보다 직접적인 분양 촉진책을 확대 적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기존에도 촉진책을 도입했지만 앞으로는 할인 강도와 조건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지 입지 여건도 CR리츠 도입을 어렵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해당 단지는 대전 동구 가양동 452-1번지 일원에 지하 4층~지상 49층, 3개동 358세대 규모로 조성된 '힐스테이트 가양 더와이즈'다. 2022년 착공해 2024년 9월 준공됐으며, 후분양 방식으로 지난해 말 분양을 시작했으나 최근까지 공동주택 분양률은 78%, 근린생활시설은 약 23% 수준에 그치고 있다. 입주 포기 사례가 일부 발생하는 등 완판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곳은 시행사가 고급 단지를 표방하며 공급에 나섰지만 가양동 일대는 대전에서도 고급 주택 수요가 형성되기 어려운 입지로 평가된다. 시행사 와이즈씨앤디는 분양률 개선을 위해 잔금 유예, 계약금 축소, 분양 축하금 등 간접적 할인 방식을 포함한 다양한 촉진책을 적용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자체사업지가 아님에도 미분양 해법 마련에 적극적인 이유는 사업비 회수와 신용보강 리스크 때문이다. 2022~2023년 수주한 다수 지방 사업지에서 대부분 높은 수준의 신용보강을 제공해왔다. 대전 가양동 사업에서는 대출채무 전액에 대한 연대보증을 맡고 있다. 서대구역 사업지의 경우 후순위 이자지급보증을 제공 중이다. 이는 분양수입 지연 시 현대건설이 대주단에 이자를 대신 납부하겠다는 약정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현대건설의 PF대출 신용보강 규모는 13조33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12조8166억원) 대비 증가한 수준이다. 다만 정비사업을 제외한 기타 개발사업 PF보증 규모는 6216억원에서 6128억원으로 다소 줄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진행 중인 전체 주택사업의 평균 분양률은 2025년 6월 말 기준 89.7%로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다. 다만 대구·경북 등 일부 지역 프로젝트에서 미분양이 다수 발생했다. 같은 기간 서울 분양률이 평균 97.1%였던 반면, 광역시는 79.5%에 그치며 지역 간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어려운 지방 분양 시장 속에서도 최적의 주거 조건을 제시해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CR리츠·미분양담보대출 등이 단기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수단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시간 벌기'에 그친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대구·경북 등 공급 과잉 지역의 경우 3~4년 뒤 분양시장이 회복돼 잔여 세대가 해소될지 여부가 아직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이미 2022년 이후 할인분양 등 다양한 해법을 시도했음에도 미분양 장기화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추가적인 해법을 찾기에 부담 요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준공 후 미분양이 장기화될수록 대주단은 잔금 유예 조건을 더 까다롭게 적용하며, 엑시트 지표인 분양·입주율 기준도 높여 요구한다"며 "지방 사업지는 미분양 해소책이 시급하지만 뚜렷한 해법이 없어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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