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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의 CFO]류진 회장의 브레인 황세영 CFO, 그룹 기획도 전담은행 PB 출신 재무통…그룹 현금 창출여력 개선 과제

이돈섭 기자공개 2025-12-03 08:28:48

[편집자주]

CFO를 단순히 금고지기 역할로 규정했던 과거 대비 오늘날의 CFO는 다방면의 역량을 요구 받는다. CEO를 보좌하는 역할을 넘어 견제하기도 하며 때로는 CEO 승진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차지하는 CFO의 위상과 영향력도 상이하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영향력과 존재감 대비 그리 조명 받는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용한 자리에서 기업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는 이들의 커리어를 THE CFO가 추적한다.

이 기사는 2025년 11월 27일 07:3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풍산의 황세영 CFO(부사장·사진)의 역할은 재무 총괄에만 그치지 않는다. 풍산의 체질 개선과 미래 사업을 구축하기 위한 기획 업무까지 이르고 있다. 류진 풍산 회장을 필두로 그룹 경영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황 부사장의 가장 큰 과제로는 방산업 호조 속 기업의 현금 창출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꼽힌다. 향후 풍산그룹 후계 구도를 포함 거버넌스 개편 작업 역시 황 부사장의 주요 숙제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PB 출신 황세영 CFO, 재무부터 기획까지

황 부사장은 금융회사 PB 출신이다. 1992년 외환딜러로 한미은행에 입행한 황 부사장은 2002년 PB로 전환, 한국씨티은행 CPC강남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풍산그룹의 류진 회장과는 PB 재직 시절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류 회장과는 서울대 영어영문학과 동문이기도 하다. 황 부사장은 2018년 풍산홀딩스 상근감사로 풍산그룹에 합류했고 2021년 풍산홀딩스와 풍산 등기이사(부사장)에 이름을 올렸다.

그간 풍산그룹 주요 계열사에는 류 회장과 박우동 현 부회장, 류시경 전 부사장 등이 이름을 올려왔다. 류 전 부사장은 과거 그룹 재무를 총괄했던 인물이다. 풍산에서 13년 가까이 근무한 그는 2021년을 끝으로 회사를 떠난 이후에도 고문 등으로 활동했다. 황 부사장이 류 전 부사장 후임으로 발탁되자 상근감사 자리는 공석이 됐고 이 자리에는 과거 황 부사장과 함께 근무한 강윤우 전 씨티은행 부장이 영입됐다.

풍산홀딩스와 풍산의 재무 조직은 황 부사장을 필두로 오병로 상무 등이 포진해 있다. 조직 구성원에는 대부분 풍산 공채 출신 직원들이 자리잡고 있다고 전해진다. 풍산 사정에 정통한 한 시장 관계자는 "황 부사장의 경우 재무 총괄뿐 아니라 기획 업무에도 주력하고 있다"면서 "기획 업무에는 사업장 스마트팩토리 구축 사업이나 인공지능 기술 도입 등이 두루 포함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무통으로서 황 부사장이 추진한 주요 작업 중 하나는 2022년의 풍산의 물적분할 시도다. 풍산 이사회는 풍산그룹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방안의 일환으로 방산 부문을 분할해 별도 법인으로 출범시키는 안을 고려했지만 주주 반발 등을 감안해 해당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당시 VIP자산운용을 비롯한 풍산홀딩스와 풍산 측 주주들은 물적분할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 등을 우려했다고 전해진다.

당시 류 회장은 직접 담화문을 발표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미래 무기체계 비중이 더욱 확대하고 방산기업은 날로 대형화 전문화되고 있다"면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에는 위기로 다가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지정학적 위기가 이어지면서 대구경탄 수요가 커지고 방산 수출이 급격히 증가, 풍산 영업이익은 2020년 1212억원에서 지난해 3141억원으로 확대했다.

◇ 탄약 수출 호조 속 현금 창출여력 개선 과제

황 부사장이 재무를 총괄하면서 기업 체질에 변화도 일어났다. 방산 수출 판매 증가 여파로 선수금 규모가 커지면서 차입금 상환이 일어났고 현금 보유량이 늘어났다. 황 부사장이 재무를 총괄하기 직전인 2020년 말 풍산의 별도 기준 계약부채 부채는 370억원이었는데 지난해 3382억원으로 증가했다. 단기차입금은 2314억원에서 1809억원으로 감소했고 현금성자산은 43억원에서 1496억원으로 증가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최근 풍산의 현금여력이 개선되면서 M&A 제안도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원자재 가격 상승이 운전자본 확대로 이어지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 국면에서는 매출 성장과 함께 이익률이 개선되곤 하지만 동시에 재고자산이 커지면서 운영자금 수요도 확대하는 경향이 있다. 운전자본 확대에 자본지출까지 더해지면서 지난해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황 부사장 입장에서는 사업 규모를 확대함과 동시에 현금 창출력을 확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셈. 시장 관계자는 "지주사(풍산홀딩스) 주주환원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서라도 주력 계열사 풍산의 현금 창출력은 중요하다"면서도 "국내 방산업체들이 해외 계약을 연이어 체결하면서 탄약 추가 계약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작년 한해 풍산홀딩스는 주당 1400원씩 총 196억원을 배당했다.

한편 주가 부양 시도에도 눈길이 간다. 풍산홀딩스는 2023년 41만여주를 소각한 데 이어 지난해 2월 25만주를 소각했다. 올해 2월에도 이사회에서 자사주 15만주를 취득하기로 결정하고 현재까지 꾸준히 자사주를 장내 매수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말 현재 풍산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는 모두 68만여주(4.8%)다. 현재 풍산홀딩스 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45.3% 오른 3만6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풍산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지분 37.6%를 가진 류 회장이다. 류 회장은 그의 부인인 헬렌 노(한국명 노혜경) 씨와 장녀 로이스 류(류성왜) 씨와 장남 로이스 류(류성곤) 씨 등에게 꾸준히 주식을 증여, 가족 구성원들의 풍산홀딩스 지분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1958년생으로 올해 67세를 맞은 류 회장은 여전히 풍산홀딩스를 비롯 복수의 계열사 대표직을 유지, 경영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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